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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파이 저 / 백선희 | 21세기북스 | 2011년 04월 04일 | 원제 : Nagasaki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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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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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1년 04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278g | 142*215*2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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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2명)

저 : 에릭 파이 (Eric Faye)
1963년 프랑스 리모주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소설을 집필하는 한편 로이터통신의 기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1992년 잡지 「Le Serpent·Plumes」에 단편 「일반적인 고독」을 발표하면서 데뷔했으며, 3년 뒤 같은 제목으로 첫 소설집을 냈다. 일찍이 1991년에는 자신의 문학적 첫사랑인 소설가 이스마일 카다레에 대한 에세이와 대담을 두 권의 책으로 내기도 했다. 1998년에 소설집 『나는 등대지기』로 신예작... 1963년 프랑스 리모주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소설을 집필하는 한편 로이터통신의 기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1992년 잡지 「Le Serpent·Plumes」에 단편 「일반적인 고독」을 발표하면서 데뷔했으며, 3년 뒤 같은 제목으로 첫 소설집을 냈다. 일찍이 1991년에는 자신의 문학적 첫사랑인 소설가 이스마일 카다레에 대한 에세이와 대담을 두 권의 책으로 내기도 했다. 1998년에 소설집 『나는 등대지기』로 신예작가에게 주는 되마고상을 받았으며, 1999년에는 출세작 『비 내리는 바다의 순항함』으로 유네스코-갈리마르상을, 2008년에는 『발자국 없는 인간』으로 프랑수아 비예두상을, 2010년 『나가사키』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수상했다. 오뜨르망 출판사의 작가 시리즈 중 카프카 편을 기획했고, 파야르 출판사에서 이스마일 카다레 전집 출간에 깊이 관여했다. 주로 일상의 부조리한 모습뿐만 아니라 환상적인 면까지 한 작품 안에서 함께 드러내려는 시도를 해오고 있다.
번역은 텍스트의 여백과 작가의 침묵까지 살려 내야 하는 것이라고 믿는 전문 번역가. 덕성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그르노블 제3대학에서 문학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쳤다. 로맹 가리, 밀란 쿤데라, 아멜리 노통브, 피에르 바야르, 리디 살베르, 로제 그르니에 등 프랑스어로 글을 쓰는 중요 작가들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옮긴 책으로 모파상의 『멧도요새 이야기』, 로맹 가리의 『레이디 L』, 『... 번역은 텍스트의 여백과 작가의 침묵까지 살려 내야 하는 것이라고 믿는 전문 번역가. 덕성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그르노블 제3대학에서 문학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쳤다. 로맹 가리, 밀란 쿤데라, 아멜리 노통브, 피에르 바야르, 리디 살베르, 로제 그르니에 등 프랑스어로 글을 쓰는 중요 작가들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옮긴 책으로 모파상의 『멧도요새 이야기』, 로맹 가리의 『레이디 L』, 『하늘의 뿌리』, 『흰 개』, 『밤은 고요하리라』, 『내 삶의 의미』, 『마법사들』, 밀란 쿤데라의 『웃음과 망각의 책』. 『자크와 그의 주인』, 피에르 바야르의 『셜록 홈즈가 틀렸다』, 『햄릿을 수사한다』, 아멜리 노통브의 『앙테크리스타』, 리디 살베르의 『울지 않기』, 나탈리 아줄레의 『티투스는 베레니스를 사랑하지 않았다』, 그리고 『로맹 가리와 진 세버그의 숨 가쁜 사랑』, 『하늘의 뿌리』,『단순한 기쁨』, 『프루스트의 독서』, 『랭보의 마지막 날』, 『올랭프 드 구주가 있었다』 『책의 맛』 『알베르 카뮈와 르네 샤르의 편지』, 『호메로스와 함께하는 여름』, 『어느 인생』, 『이제 당신의 손을 보여줘요』 등이 있다.

책 속으로

--- 본문 중에서

줄거리

주인공인 시무라는 나가사키의 조선소와 마주 보고 있는 조용한 집에서 혼자 산다. 그는 매일 아침 시의 기상청으로 출근하는 길에 시끄럽게 우는 매미를 저주하고 혼자 점심을 먹으며, 퇴근 후 곧장 집에 들어가는 아주 평범한 사람이다.
얼마 전부터 냉장고 속의 음식이 없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웃들은 거의 하루 종일 집에 있는 노인들이기 때문에 그는 안심하고 문을 열쇠로 잠그지 않은 채 회사를 가곤 했었는데 그 사이 침입자가 들어왔을 것이라 생각한다.
냉장고 속의 과일 주스가 줄어든 것을 확인한 뒤 몰래 웹캠을 설치해 직장에서 컴퓨터를 통해 부엌을 감시하기 시작한다. 어느 날 화면을 통해 그는 어떤 여자가 집에 돌아다니는 것을 본다. 처음에는 예전에 잠깐 고용했던 가정부가 열쇠를 복사해서 문을 열고 들어온 게 아닐까 의심한다.
그는 확신이 설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음 날 화면에 다시 같은 여자가 보이자 경찰에 신고한다. 하지만 막상 경찰이 집에 들이닥치기 전 그녀에게 묘한 연민을 느끼고 그녀가 도망치기를 바란다. 부엌의 창문으로 들어오는 늦은 오후의 햇살을 즐기는 여자의 표정이 너무 평화로웠기 때문이다.
경찰관에게서 그 여자가 그의 집 벽장 위 칸에 몸을 숨기고 1년간 더부살이를 해왔다는 사실을 듣는다. 그는 죄책감을 느낀다. 그녀는 단지 그의 집에서 요구르트 몇 개와 과일 주스, 차를 끓여먹었을 뿐 그에게 심각한 피해를 준 것은 아니었다.
이 사건은 지역 신문에 실린다. 동료들은 그를 위로한다며 퇴근 후 술자리를 마련해주지만 그는 어울리기 힘들어하고 집에 돌아온다. 갑자기 그의 삶이 더 이상 이전 같지 않음을 느끼고, 외로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그의 집에 몰래 숨어 있었던 이유로 감옥을 가게 된 여자에게 동정심을 느낀다.
여자는 집주인이 자신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오전에만 물을 쓰고, 사용한 물건의 원래 위치와 모양을 잘 기억해둔다. 처음에는 악몽으로 소리를 지를까 봐 잠도 제대로 자지 않았지만 차츰 이 생활에 익숙해졌다. 또한 동물적인 감각으로 집주인의 발소리가 들리면 재빨리 몸을 숨기는 기술을 익혔다. 손님방이라 거의 쓰이지 않는 다다미방의 벽장 위 칸에 몸을 숨기고 생활했다.

그녀는 다른 두 곳의 집에서도 가끔 머물렀다. 자신의 스케줄을 달력에 기록해두는, 출장이 많은 사람의 집과 반쯤 귀가 먹고 혼자 사는 할머니의 집도 간혹 이용했다. 어느 날 그녀는 시무라의 사진 앨범과 서류들을 통해 그에 대해 알게 되고, 그에게 연민을 느낀다. 그리고 재판장에서 그녀에게 호의적인 태도로 증언을 하는 시무라를 보면서 그에게 솔직하게 모든 것을 털어놓아야겠다고 마음먹는다.
5개월간의 감옥 생활을 마친 후 그녀는 시무라를 찾아가고, 그가 집을 팔려고 내놓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녀는 부동산 중개인을 따라 다시 한 번 그 집에 들어선다. 빈 집을 둘러보면서 그녀는 그에게 어떻게든 연락을 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녀는 시무라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그 집에 얽힌 그녀의 사연을 털어놓는다.
그녀는 2년 전 실업자가 되었고, 연금을 타기엔 너무 나이가 어렸다. 가족도 없이 혼자 살았던 그녀는 이웃들 보기가 부끄러워 간단하게 짐을 꾸려 동네를 떠났다. 장마도 지났고 노숙하기에 딱 좋은 날씨라 여기 저기 떠돌아다녔다. 그러나 날씨가 추워지자 머물 곳이 필요해졌다. 그녀는 반쯤 귀머거리인 할머니 집에 잠시 머물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어린 시절 지냈던 집을 찾아가보기로 한다. 처음 의도는 몇몇 동물들이 자신의 태생지로 돌아가 죽음을 맞이하듯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보냈던 곳을 다시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녀가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집 열쇠가 맞는 자물쇠도 교체되지 않은 상태 그대로였고, 문도 잠겨 있지 않고 사람도 없어 집에 들어가 보기로 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 되었다.

출판사 리뷰

추천평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문제로 일본 열도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이 글의 배경이 나가사키인 것이 우선 흥미롭다. 나가사키는 1945년 8월 9일 히로시마에 이어서 두 번째로 원폭이 투하된 곳이다. 그날의 끔찍한 재앙이 이 도시에 남은 인간에게 어떤 깨달음과 기억을 남겼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저 매미가 울고 사람들은 전철을 타고 출근하고 편의점에서 김밥을 사먹는 일상이 남았다. 그때 벽장 속의 여인이 등장한다. 이 여인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 혼돈스러운 세상에서 아무런 특징도 없이 갈팡질팡하고 살다가 삶에 쓰나미가 몰려온 것 같은 날, 기대고 돌아갈 곳, 한가로이 오후의 햇볕을 쬘 수도 있는 피난처가 과연 우리에게 있을까? 이 글은 우리 모두인 그녀로부터 우리 자신에게 온 편지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되찾고 싶은 옛 왕국에 대한 이야기다.
정혜윤(CBS PD,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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