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에서와 야곱<br/>2. 야곱의 사다리<br/>3. 꿈의 선지자 요셉<br/>4. 이집트 왕자 모세<br/>5. 아, 홍해가 열리다! <br/><br/>여기 목차 사용하시지 마세요!!<br/>-->

벨기에와 프랑스 등지에서 활동하는 작가 필립 드 케메테의 『이상한 이웃』은 '다름'을 받아들이는 관용과 아울러 자신과 다른 존재와 어울리는 '화합'에 대한 그림책이다. 매 장마다 배경색으로 깔린 우주의 검푸름한 하늘이나 빨간 지붕의 노란집, 보라색 지붕의 빨간집, 빨간 점박이 로켓 등 개성 넘치는 색깔의 쓰임이 환상적이면서도 매우 동화스러운 느낌을 자아낸다.

어린왕자가 살고 있는 소행성 B612보다 조금 더 큰 조용한 별. 거기에 블링크 가족이 살고 있었다. 블링크 가족은 다리가 셋이다. 아빠 블링크, 엄마 블링크, 나딘 블링크 그리고 고양이 블링키.(블링키의 다리 수는 여섯!) 어느 날 아침 아빠 블링크가 창 밖을 보니 처음 보는 집 한 채와 그 옆에 우스꽝스럽게 생긴 로켓이 있다. 새로 이사 온 집에는 블롱크 가족이 살고 있었다. 블롱크 가족은 다리가 넷이다. 일단 블링키 가족은 블롱크 가족을 지켜보기로 한다. 하지만 그들이 이 조용하고 평화로웠던 그들만의 보금자리에 찾아온 낯선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저것 봐, 저 사람들 좀 이상한 것 같아."
"다리는 두 개인데, 팔은 네 개야. 그것 참 신기하네. 로켓 색깔은 또 왜 저렇게 희한하지? 블롱크 부인이 요리를 하고 있군. 그런데 이게 무슨 냄새야? 꼭 초콜릿을 끼얹은 상추 냄새 같잖아. 어? 오스카 블롱크는 네 팔은 놔두고 두 다리로만 공놀이를 하네……."

아빠 블링크는 도저히 마음이 놓이지 않아 두 집 사이에 벽을 쌓기로 한다.

"이렇게 벽을 쌓으면 우리 가족이 다시 조용히 지낼 수 있겠지!"
"저 사람들은 아무래도 우리랑 너무 달라."

두 집 사이에 놓여진 우중충한 회색벽. 회색이 마음에 들지 않는 나딘은 벽을 분홍색으로 칠하기 시작하고, 이때 오스카는 열심히 벽을 기어오르는 연습을 한다. 그러다 나딘이 들고 있던 분홍색 페인트 통이 휙 하고 벽 너머로 넘어가고, 벽을 기어오르던 오스카의 머리 위로 "콩" 하고 떨어진다.

일아 이렇게 되자 나딘은 오스카에게 벽 앞뒤를 모두 분홍색으로 칠하자고 제안한다. 아이들이 벌인 해프닝으로 두 가족은 미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분홍색으로 칠해진 벽을 네트 삼아 베드민턴도 치며 두 가족은 아주 가까워진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 두 아이였던 나딘과 오스카는 벽 앞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나딘과 오스카가 우주선을 타고 신혼 여행을 떠난 후, 두 가족은 새로운 일을 벌인다. 분홍색 벽을 계속 세워 집과 로켓을 넣어둘 작은 창고까지 만든 것. 이제 이 별에는 집이 세 채가 되었고, 이 별은 더 이상 조용하지 않다. 블링크와 블롱크의 아이들이 아주 많이 태어나 웃고 장난치는 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려오기 때문에.

자신과 다르기 때문에 벽을 쌓았지만 그 벽을 계기로 오히려 친해지는 두 가족. 블롱크 가족이 그 별에 오지 않았다면 블링크 가족은 얼마나 외로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단지 다르다는 이유로 벽을 쌓으며 살면 더 외로워지리라는 생각에, 다리 셋을 가진 엄마와 팔 넷을 가진 아빠, 그리고 엄마를 닮아 다리 셋인 아들, 아빠를 닮아 팔 넷인 딸이 함께 손 잡고 있는 마지막장이 더욱 즐겁고 흐뭇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