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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3년 06월 1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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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77.95MB 파일/용량 안내 |
글자 수/페이지 수 | 약 4.8만자, 약 1.6만 단어, A4 약 31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ISBN13 | 9788960908161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10월 18일 ~ 2024년 10월 18일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11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김혜진 작가의 <9번의 일>은 날카롭다. 이름도 잃어간 채 일자리로 이리저리 떠밀리며 결국 마지막으로 몰아가는 현실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 생생하게 밀어 붙인다. 반면 <경청>에서는 그 사람 그대로 받아주며 어떤 편견도 없이 경청한다는 것을 느리게 보여주며 경청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마음산책에서 출간된 김혜진 작가의 짧은 소설 『완벽한 케이크의 맛』 은 어떤 맛일까? <9번의 일>이 매운 맛, 씁쓸한 맛이었고 <경청>이 은은한 맛이라 한다면 『완벽한 케이크의 맛』은 달콤쌉싸름한 맛이 아닐까 한다. 여러 인연들 속에서 갖춰진 관계들이 갖고 있는 마음에 대해서 때론 달콤한 맛이 때론 씁쓸한 맛이기 떄문이다.
관계에서 씁쓸한 맛이란 어떤 것일까?
바로 자신의 이익 또는 부조리 앞에서 눈을 감게 되는 그런 경우가 아닐까?
첫번째 짧은 이야기 <강사의 자질>에서 보습학원을 운영하는 영재는 형찬을 학원강사로 채용한다. 아이들에게 친절하고 강의도 잘하는 형찬. 주변의 칭찬을 독차지하던 형찬은 대번에 역적이 된다. 바로 그의 만성비염때문이다. 누가 재채기만 해도 불온분자처럼 여겨지던 코로나 초기, 형찬이 코로나가 아님을 앎에도 그는 눈에 가시가 된다. 그리고 그를 변호하기보다 학원을 지키기 위해 형찬을 내보낸다.
슬프게도 우리의 관계는 달콤한 맛보다는 씁쓸한 맛일 때가 많다. 마을을 위하는 일이라 하면서도 정작 못 사는 구역의 주민은 마을 주민대접을 못 받는 현실을 보여주는 <재택근무>, 한 상가에 대한 보이콧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이들 집단에서 소외시키는 이야기 <밀 베이커리> 직장 내에서 인턴이라는 이유로 온갖 잡일과 부조리한 일에 모르는 일처럼 대응하는 조직 이야기 <모르는 일처럼> 등. 모두 집단의 목적 또는 관례, 마음에 따라 관계는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한순간에 변한다.
흔히 우리는 상황에 따라 관계가 변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소설은 말한다. 상황은 부수적이라고. 관계는 마음에 따라 변한다. 사람의 마음이 가장 큰 변수이다.
불안을 키우는 건 감염병의 일이 아니라 사람의 일이었으니까.
머리로는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의심을 떨칠 수 없는 건
마음의 문제였으니까.
그렇다면 이 소설의 표제작이기도 한 <완벽한 케이크의 맛>과 같은 달콤한 케이크의 맛과 같은 관계는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는가.
<완벽한 케이크의 맛>과 <극락조>에서는 오랜 친구사이가 나온다.
<완벽한 케이크의 맛>에서는 연인 사이가 될 뻔도 했던 남녀가 나온다. 그들은 서로의 관계를 지키기 위해 하지 않을 것을 선택한다. 자신의 욕심을 차리기보다 관계를 지키는 것으로 둘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해외출장을 갈 때마다 친구 희나에게 집안의 식물을 돌봐줄 것을 요청하는 수연.매번 자신에게 부탁하는 친구 수연이 때론 얄밉지만 자석에 이끌리듯 빈 집의 식물이 걱정되는 희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귀찮은 마음을 말하고 싶고 자신의 부상도 알리고 싶지만 굳이 말하지 않는다. 자신만 친구에게 정성을 다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후에 알게된다. 자신이 식물을 잘 못 돌봐서 극락조가 아팠음을 알게 된다. 그럼에도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만을 가지고 희나에게 서운한 말을 하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서로에게 서운한 마음이 존재함에도 관계를 지키기 위해 그 말들을 기꺼이 참아냈던 것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관계에서 완벽한 케이크의 맛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바로 타인을 위해 꺼내지 않아야 할 말들이 필요함을,
하지 않아서 좋을 일들을 지키는 작은 마음들이 필요하다.
그래서 결국 관계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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