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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고통과 함께함에 대한 성찰

엄기호 | 나무연필 | 2018년 12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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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 예정일 2018년 12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458g | 140*210*3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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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저자 소개 (1명)

사회학자. 『단속사회』,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등을 썼다.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시절에 태어나 가난한 나라를 일으켜 세우는 과학자가 되는 것 말고 다른 꿈을 꿔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과에서 문과로 ‘개종’한 후 사회학과에 들어가 문화연구를 공부했다. 유학을 준비하다가 “떠나라”는 명령을 듣고 한동안 국제단체에서 일하며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 사회학자. 『단속사회』,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등을 썼다.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시절에 태어나 가난한 나라를 일으켜 세우는 과학자가 되는 것 말고 다른 꿈을 꿔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과에서 문과로 ‘개종’한 후 사회학과에 들어가 문화연구를 공부했다. 유학을 준비하다가 “떠나라”는 명령을 듣고 한동안 국제단체에서 일하며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 그때 자본의 전 지구화에 의해 소외받은 이들의 고통을 목격하며 이를 인권의 언어로 증언하는 일에 몰두했다. 말하지 못하는 이들의 말을 듣고 기록하고 나누며 사회를 구축하는 역량에 대한 방법론으로서의 페다고지에 관심이 많다.

예스24 리뷰

고통스러운 사람들, 그리고 곁을 위하여
도서1팀 강서지 (seojikang@yes24.com) | 2019-01-24
옛말에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고 했던가. 하지만 내 안의 슬픔이나 고통을 나누기란 말처럼 되는 일이 아니다. 우울감과 무력감에 휩싸여 있을 때, 무엇이든 좋으니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싶은 그 순간, 항상 내 말을 잘 들어주던 친구 앞에서조차 나의 문제가 오롯이 나만의 것임을 실감하는 바로 그런 때가 있다. 아무리 그가 아픔을 공감해주고 다독여주어도 가슴 한 구석에 풀어지지 않은 감정의 실타래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나마 작은 실타래라면 "그래, 들어줘서 고마워"라며 한숨 한 번 내쉬고 집으로 돌아가 어쩔 수 없이 몰려오는 내일의 일상에 휩쓸려가기라도 한다. 하지만 당장의 실존을 위협할 정도로 큰 문제라면? 숨 쉬기도 힘들만큼 오장육부를 압박하고 있다면? 결국 이런 말을 내뱉고 말 것이다. "아냐, 그게 아니야. 넌 결국 몰라. 내가 얼마나 힘든지."

누구나 한 번은 겪어 봤을 일이다. 어쩌면 이야기를 듣던 사람, 고통스러운 이의 '곁'으로서 경험했던 일일 수도 있다.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에서는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고통을 겪는 이가 어떻게 고통을 겪고 곁과 고통을 나누려 하는지, 고통을 나누기 위해 어떤 전략을 취하는지, 왜 고통을 나누기를 포기하는지, 고통이 나눌 수 있는 것이기는 한지. 함께 살아가는 곁은 또 어떤 상태에 놓여있는지.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제3자의 시선까지 이야기한다. 이 모든 것을 포함해서 결국 우리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당신과 나의 이야기가 된다.

고통이라는 것은 대체로 말할 수 없는 어떤 것을 포함한다. 말로는 표현되지 않는 그 무언가가 우리 스스로를 고립시키고는 한다. "넌 몰라", "말을 말자." 이런 상황에서 종종 내뱉는 말이 아니던가. 또한 고통은 당사자에게 절대적이다. 지구 반대편에 전쟁으로 고통 받는 어린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지금 당장 내가 생명의 위협을 받거나 의식주 해결이 어려울 일은 없다 한들 자신의 문제 앞에 담담해질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미디어에서 다루는 국가적인 대재난 소식에 공감하고 눈물을 글썽이면서도 뒤돌아서면 나의 불행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가끔 이 지점에서 자기혐오로 빠지는 사람도 있기는 하다). 그래서일까?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성토대회가 열리고 이런 말이 꼭 한 번씩 나오기도 한다. "야, 너는 낫지. 나는 말이야…" 제3자의 눈에 고통의 경중이 어떠하건 간에 당사자에겐 하나하나가 삶을 짓누르는 것인데, 자신의 고통의 크기가 가장 크다는 것을 증명 받으려고 하는 것이다. SNS에서 누구보다 행복한 모습을 자랑하던 사람들이 전국 불행 대회에서는 1등을 하고 싶어하는 이 기이한 행태를 나는 ‘불행 배틀’이라고 부르곤 한다.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고통이 개개인에게 절대적이고 쉬이 말할 수 없는 것이라는 이런 이유 때문에 저자는 이런 의문을 던진 듯 하다. 저자의 대답을 아주 일부만 발췌하자면 이렇다.

고통이 아니라 고통은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절감하는 그 과정을 말함으로써 우리는 서로가 고통받고 있음을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다.
-- 1부 6장 아무리 말해도 말할 수 없는 게 있어요

고통은 절대적이기에 소통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절대성은 보편적이다. 그렇기에 고통은 사람을 나’만’의 세계로 밀어 넣는다. 그러나 그 절대성이 바로 나’만’을 나’만’에게만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너’도’ 그렇다는 것을 알게 한다. 내가 외로운 만큼 너도 외롭다는 것을 알게 도리 때 사람은 서로에 대한 연민을 느낄 수 있다.
-- 1부 7장 나만 외로운 줄 알았는데 아픈 사람은 다 외롭더라

어쩌면 이 책은 고통 대신 외로움을 나누기 위한 하나의 창구다. 바로 지금 이 순간 너무 힘든 사람에게 문장 하나하나가 가 닿을지는 모르겠지만, 고통을 딛고 일어서거나 고통을 안고 일상으로 돌아가 삶을 지속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 사람에게, 오랜 시간 그 곁을 지켜오며 지쳐버린 사람들에게, 이제 막 걸음마를 다시 시작하려는 그 모든 사람들에게 읽어주고 싶고 선물하고 싶은 그런 책이다.

책 속으로

---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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