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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00년 05월 3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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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8쪽 | 188*257*15mm |
ISBN13 | 9788989004028 |
ISBN10 | 8989004020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김정희는 아이들의 서툰 그림과 같은 글씨를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삐뚤빼뚤한 아이들의 글씨에서 새롭고 꾸밈이 없는 무언가를 찾아내기 위해서였다. 나는 반듯반듯하고 세련된 어른들의 글씨를 따라 배우는 것이 당연한 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김정희의 이런 면을 읽고 글씨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아버지를 따라 청나라에 가게 된 김정희는 그곳에서 금석학의 대가인 옹방강을 만났다. 옹방강에게 금석학을 배우고 돌아온 김정희는 비석에 새겨진 옛 글씨를 연구했다. 우연히 북한산에 무학대사가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던 비석이 신라의 진흥왕 순수비라는 것도 밝혀냈다. 나는 최근에 역사 수업을 하면서 고고학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역사를 연구하는 방법 중 하나가 유물과 유적을 발굴해서 연구하는 것이라고 한다. 김정희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역사를 연구하는 방법이 참 다양하다는 생각을 했고 옛글씨로 역사를 밝혀낸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남들이 무학대사가 세운 것이라고 했다면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행동이다. 그러나 김정희는 그 비석에 새겨진 글씨를 연구해서 그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밝혀냈다. 김정희가 글씨만 열심히 연습해서 훌륭한 서화가가 된 것이라고 단순히 생각했었는데, 그의 글씨에는 옛 글씨를 연구했던 자세가 담겨져 있어 훌륭할 수 있었다.
김정희는 두 번이나 귀양을 갔다. 김정희의 글씨와 그림 속에서 그가 귀양을 갔을 때의 마음이 드러나있다. 쓸쓸하게 혼자 견디는 마음이 느껴져 있다. 귀양을 가서도 쉬지 않고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썼다. 바닥이 뚫어져 버린 벼루가 십여 개가 넘었고, 닳아버린 붓이 천여 개가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쉬지 않고 노력해서 제주도에서 자기만의 글씨체인 추사체를 완성했다. 내가 김정희처럼 이렇게 노력해 본 적이 있었던가!
나는 글씨를 잘 못쓴다. 빨리 빨리 글씨를 쓰는 것이 습관이 되어 내 글씨를 내가 못 알아볼 때도 있다. 고치려는 마음은 가지고 있지만 곧 귀찮은 마음에 버릇대로 써 버린다. 독서록이나 일기장을 넘길 때 참 못생긴 글씨라는 생각을 매번 한다. 김정희는 글씨 연습을 난초를 그리면서 했고, 난초를 그릴 때는 글씨 쓰듯 했다. 그래서인지 글씨가 그림 같아 보이고 마치 춤추는 것 같기도 했다. 김정희가 만들어낸 글씨체라 책에 있는 글씨를 자세히 들여다 보게 된다. 글씨에는 그 사람의 사상과 성품이 드러나 있다고 하니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진다. 글씨가 나의 생각을 적는 것만이 아니라 나의 마음을 나타내기도 하다니...... 오늘부터 나의 마음을 드러내는 글씨 연습을 내 자신을 가꾸듯이 해야겠다.이
시골마을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커다 란 기와집에 작은 소동이 벌어 졌습니다.
작은 꼬마아이가 쥐가 난 것 입니다. 그 꼬마가 글씨 쓰는 것을 아주 좋아하였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붓을 잡고 있어서 손이 푹 파였습니다. 그래서 손에 염증이 생겼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당분간 붓을 잡지 말고 글을 쓰지 말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그 아이는 너무 실망 하였습니다.
나는 쥐가 나서 이렇게 소동을 벌일지 몰랐습니다. 나는 그런 아이가 희한하게 보인다. 하지만 작은 소동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쥐도 나고 염증도 나고,,, 이런 소동을 벌일 줄 몰랐습니다. 저는 저 아이와는 달리 글 쓰는 것을 싫었습니다. 전 이제 글씨도 적당히 적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글 쓰는 것을 싫어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마 그 아이가 김정희 일 것 같습니다. 김정희의 어렸을 때 모습 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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