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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3년 11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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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32쪽 | 426g | 128*188*30mm |
ISBN13 | 9788976046178 |
ISBN10 | 897604617X |
2024년 09월 09일 ~ 2024년 10월 10일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뉴욕타임즈 21세기 최고의 책 100대 도서 『파친코』, 『채식주의자』 선정
2024년 07월 15일 ~ 2024년 10월 01일
문학 PD가 보내는 백 번째 편지 : 100호 기념 기획전
2024년 09월 20일 ~ 2024년 11월 30일
소진시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71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따뜻하다.
책을 몇 장 넘기기도 전에 이런 생각이 밀려왔다.
참 따뜻하다.
힐링 스토리라고 하더니 진짜 마음이 절로 편안해진다.
책의 뒷부분에 마음을 움직이는 좋은 글귀들이 많지만, 그것보다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 것은 글 자체이다.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에 따스함이 베어 있다.
작가의 필력인지 번역가의 능력인지, 아님 둘 모두 뛰어난 것인지.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아름다운 단어들로 풍경을 세밀하게 표현하고 있어, 마치 내가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작은 언덕 위 소박한 집에서 바람을 맞으며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특별한 내용이 아니더라도 읽는 것 자체로 힐링이 된다.
띠링.
복도 안쪽에서 맑은 풍경 소리가 들렸다.
현관문을 열어 바닷바람이 복도를 타고 그대로 지나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가슴 안쪽까지 침투해 들어올 것 같은, 아주 시원한 음색이었다.
- 34쪽 -
저녁매미의 슬픈 울음소리. 소나기가 내린 뒤에 피어오르는 흙냄새. 멀리서 들리는 파도 소리. 유카타의 산뜻한 촉감. 띠링, 띠링, 하고 가슴에 스며드는 듯한 소리로 연주하는 할아버지의 풍경-. 작은 기억의 파편들이 서로 손을 잡고 또 새로운 기억의 파편을 불러모았다.
- 43쪽 -
이런 표현들이 참 좋다.
도시에서 상처를 받고 바닷가 마을의 할아버지 집으로 도망을 친 에밀리.
15년만에 찾아온 에밀리에게 아무 것도 묻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할아버지. 말수가 적고 무뚝뚝한 것 같지만 마음이 깊고 따뜻한 할아버지는 때가 되면 에밀리를 데리고 낚시를 가고, 아침 산책길에 채소를 받아 오고, 그렇게 마련한 신선한 재료로 맛있는 요리를 한다. 에밀리의 눈이 동그래지고 다른 생각은 잊혀질만큼 너무나 맛있는 요리를. 낚시를 하면서 산책을 하면서 요리를 하면서 할아버지는 에밀리에게 삶의 지혜를 알려준다. 직접적으로 조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소소한 일상 속에서 깨달을 수 있게 해준다. 처음엔 어색하기만 했던 에밀리와 할아버지는 조금씩 서로에게 가까워진다.
할아버지 뿐만 아니라, 반갑게 꼬리를 흔드는 고로, 호들갑스러운 신페이씨, 자꾸만 눈길이 가는 나오토씨, 질투가 나지만 동경할 수 밖에 없는 교카씨. 모두들 에밀리의 사연을 캐려고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에밀리를 받아 주고 그저 마음 편하게 지내도록 도와준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사람들은 모두 자기 나름의 상처와 고통을 안고 있다. 그리고 남의 상처를 굳이 건드리려 하지 않는다.
조금씩 집안일을 거드는 에밀리에게 할아버지가 작은 칼을 주며 갈아보라고 한다.
"갈아볼 테냐."
"괜찮겠어?"
"이 작은 부엌칼을 에밀리용으로 줄 테니, 앞으로 요리를 도와줄 때는 이걸 사용해라."
- 132쪽 -
이렇게 넘겨 받은 작은 칼. 처음에는 칼을 갈수록 무디게 만들던 에밀리는 두달이 지나면서 점점 칼을 날카롭게 갈 수 있게 되고, 자신있게 맛있게 만들 수 있는 요리도 생긴다. 그리고 이 작은 칼은 에밀리의 무기가 된다.
책 전체의 분위기는 '리틀 포레스트' 같은 느낌이다. 시골에서 신선한 제철 재료로 요리를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힐링을 하는. 지친 마음이었는데 오랜만에 정말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을 읽었다. 나도 바닷가에 살고 있는 저런 할아버지가 계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잠시 바닷가로 여행을 떠나 휴식같은 시간을 갖고 지친 마음을 치유받고 싶은 분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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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는 것보다는 만족하는 것이 중요한 거다."
할아버지는 내가 지금까지 안고 있던 가치관과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았다. 그것도 아주 만족스럽게. 그런 사실을 새삼 확인했을 때, 나는 아주 뼈저리게 느꼈다. 상식이란 게, 대체 뭘까?
"과거의 실패에서 배우지 않는 사람은 바보지만, 과거의 실패에 주박처럼 묶인채 살아가는 사람은 더 바보다. 그럼 인생이 아깝잖아요?"
"도망칠지 어떻게 할지는 에밀리가 결정하면 된다. 사람은 행복한 마음가짐으로 살 수 있다면 어디에 있는 마찬가지야."
"자신의 존재 가치와 인생 가치를 남이 판단하게 해선 안 된다. 반드시 스스로 판단해라. 다른 사람 의견은 참고 정도만 하면 돼."
"세계는 바꿀 수 없어도 기분은 바꿀 수 있다."
"주변을 바꿀 필요는 없지. 자신의 '마음'을 바꾸면 그게 곧 자신의 인생을 바꾸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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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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