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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3년 11월 2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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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32쪽 | 172g | 132*192*20mm |
ISBN13 | 9791130646381 |
ISBN10 | 11306463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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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진시
2024년 11월 01일 ~ 2024년 11월 30일
상시
204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인간들의 삶이 다양하다는 것을 이야기를 통해서 다시 한 번 느낀다. 그들이 살아가는 무수한 삶들이 작은 이야기로 모여 조각이 되고, 연륜이 되며 인생이 됨을 살펴보게 된다. 책은 희로애락이 명멸하는 가운데 가족을 이루고 서로 의지하면서 한 사람의 인생이 이루어져 감을 알게 한다. 가만히 생각하면 우리들의 삶도 별로 다른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고, 이야기 속의 인생이 바로 우리들의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제목처럼 ‘사소한 것들’이라 명명될 수 있는 이야기들이 결국은 생활이고, 삶의 이유며, 가치로까지 인식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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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다작을 하는 사람은 아니다. 긴 호흡의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보여주지 않는다. 그는 작은 이야기 속에 삶을 녹여 낸다. 그의 언어와 이야기는 섬광처럼 반짝이는 빛을 보여주는 예리함이 있지 않나 한다. 그리 특별할 것도 없는 삶의 조각들을 가지고 선택과 결단으로 선의의 삶을 추구해 나가는 모습이 반딧불처럼 우리들의 뇌리에 반짝임으로 다가온다. 그의 심리는 인물들을 통해 따뜻하며 긍정적이고, 화사하게 우리들에게 전해져 온다. 언어들이 유아기의 고향집을 연상하게 하고 깊이 내면화하며 빠져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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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문체나 거창한 배경들이 그의 이야기를 이끌어가지 않는다. 언어들은 흔히 우리들의 일상을 보는 듯 평범하다. 그러기에 동질성을 느끼며 인물들의 심리 속에 빠져들고 진지하게 삶의 문제를 궁구해 보게 된다. 간명하고 말끔한 표현이 인물들에게 쉽게 다가가도록 만든다. 또한 그들의 심리를 쉽게 공감하게 만든다. 우리가 늘 만나고. 살고. 부대끼며. 기억하던 것들이니까? 이 글의 인물 펄롱은 특별한 인물이 아니다. 시골에서 가난한 하인의 아들로 태어나서 자녀가 없는 주인의 배려로 그 집에서 운 좋게 성장한다. 주인은 자신의 자식인 양 펄롱이 자라게 하고 여러 혜택도 준다. 그것이 성장한 펄롱의 인격에도 많은 영향으로 작용한다. 선의를 사랑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마음이 기본이 되는 삶을 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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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롱은 자녀들을 여럿 두고 있다. 그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생활을 잘 한다. 건강하게 어려움을 겪지 않고 성장을 해나간다. 다복한 일상의 가정 모습을 보인다. 이 모든 것이 어릴 적 돌봐준 사람들의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것들이 이웃들과의 나눔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가정에서도 크리스마스가 되면 산타할아버지를 기다리고, 아이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는 마음도 보인다. 따뜻함과 무난함의 삶을 이뤄가고 있는 게다. 소시민들의 행복을 느끼는 가정을 이루어가면서 마을의 일원이 된다. 그런 삶에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바른 사회가 무엇인가? 그 사회를 위해서 자신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하는 걱정에 사로잡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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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펄롱은 자신이 취급하는 물건을 전해 주기 위해 수녀원으로 간다. 그곳애서 운영하는 세탁소에서 펄롱은 한 소녀를 만난다. 소녀는 통제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소녀의 눈빛은 간절하게 그곳을 벗어나고 싶어 한다.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세탁소에서 일하고 있는 소녀, 행동에 제약을 받고 있는 소녀, 펄롱은 어떻게 해야 하나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 보호를 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이 성장할 때 주변에서 보호를 받음으로 지금 이렇게 다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가 있게 되었다는 생각이 그 소녀를 그냥 두게 하지 않는다. 결국 필롱은 아이들 데리고 수녀원 밖으로 나오게 된다. 그것이 무척이나 위험한 일이라는 것은 잘 안다. 뒤에 어떠한 위험이 따를 수도 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그냥 둘 수 없다는 건강한 마음이 작용하고 실행에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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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세상을 걸어가다 보면 정지해 있는 듯한 때도 있다. 요즘 내 삶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게 그렇게 멈춰 있는 듯함을 느낀다. 하는 일은 없고, 시간은 흘러가고, 그리 자꾸만 비워진 마음의 공간을 만날 때가 많다. 어떤 일에 몰두하다가도,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다가도 감짝 놀라 자신을 돌아볼 때가 있다.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자문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내 걸음의 안타까움이다. 이런 속에서 책의 이야기가 나에게 다가왔고 가볍게 읽으면서 삶의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래, 삶은 순간순간이 생활을 찾고, 최선을 다하는 마음을 가지면 되는 거다. 거기서 보람을 만날 수 있다. 보람이란 것은 삶의 가장 보배로운 열매가 아닐까? 삶에서 깊이 모를 아득한 심연에 헤매는 것은 사치가 되는 게다. 일상에서 기쁨을 찾고 보람을 찾아가면 되는 것이 아닐까? 그런 것들을 생각해 보게 만든다. 이 책의 이야기를 통해 삶을 숙고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기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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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다 잃는 일이 너무나 쉽게 일어난다는 걸 펄롱은 알았다. 멀리 가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돌아다녔고 시내에서 시 외곽에서 운 없는 사람을 많이 보았다. 실업수당을 받으려는 사람들 줄이 점점 길어지고 있었고 전기 요금을 내지 못해 창고보다도 추운 집에서 지내며 외투를 입고 자는 사람들도 있었다. 여자들은 매달 첫째 금요일에 아동수당을 받으려고 장바구니를 들고 우체국에 줄을 섰다. 시골로 가면 젖을 짜달라고 우는 젖소들이 있었다.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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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의 실상이 잘 드러나 있다. 어려운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살고 있다는 것은 아픔이다. 이 아픔을 그냥 바라보느냐 관여를 하느냐는 사회의 형성에 매우 중요하다. 사람들이 어려운 일에는 대부분 관여를 하지 않는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사회의 현상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세상은 혼자서만 살아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자꾸 주변에 어려운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걱정 없이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마음이 써지는 일이다. 그런 일을 외면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서로 돕고 의지할 때 문제가 해결을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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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아일린은 더욱 평범하다. 가족들이 무사하고 걱정 없이 살면 그것이 행복이다. 이웃과도 무난한 관계를 선호한다. 가족의 삶에 문제가 될 만한 일은 만들지 않기를 원한다. 남편과 만나 살면서 세상의 어느 주부처럼 가정을 지키며 아이들의 성장에 행복을 느끼는 생활을 해나간다. 문제가 없는 것이 문제인 사람이다. 그러기에 남편이 무슨 거창한 도의나 정의를 추구하는 것을 힘들어 한다. 펄롱이 소녀를 구하는 일은 아내 아일린에게도 충격적인 일이 될 게다. 소시민들의 삶이 거의 그렇지 않을까 여겨진다.
하지만 필롱은 조금 다르다. 펄롱의 지금의 건강한 삶이 이웃의 도움으로 이루어졌고 그것을 펄롱은 잊지 못한다. 만일 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그는 어떻게 성장했을까? 펄롱은 그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의 일이 남의 일 같지 않다. 글 속의 소녀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불의라고 여기는 일에 자신이 맞서 싸우지 않으면 소녀의 내일이 어떻게 될지 선명하게 다가온다. 그것이 거대한 세력인 종교 집단이 운영하는 세탁소에서 소녀를 빼내게 되는 상황을 만든다. 그 결과보다는 그런 도우고자 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저자는 그런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건강한 의식과 행동을 바라고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당시의 사회에 만연했던 개인주의와 권위주의에 의한 개인의 인권 침탈을 아프게 인식하고 해결책을 모색해본 이야기가 아닌가 여겨진다. 나는 어려운 가운데 내리는 건강한 삶의 길을 응원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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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속에, 사소한 이야기 안에 묵직한 의미가 담겨있다. 그것을 진한 다툼으로 문제를 격하게 만들어 가지 않는다. 정의를 추구하고 선의를 찾는 삶을 내어줄 뿐이다. 길거리에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도우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문화적인, 바람직한 삶은 어떻게 사는 것일까? 쉬운 언어와 일상의 생활을 통해 넌지시 던지는 메시지는 이 이야기가 건네는 세상에 대한 참된 악수가 아닐까? 난 주인공 인물의 따뜻한 손을 만지며 글을 단숨에 읽었다. 마음에 넉넉하게 차오르는 것이 있었다. 삶을 궁구하게 만드는 무엇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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