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중세에 가장 유명했던 전설의 연인<br/><br/>페르 라셰즈 묘지의 무덤<br/><br/>아벨라르 초창기의 명성<br/>파리에서의 성공과 실패<br/><br/>처녀 엘로이즈<br/>유혹<br/>아내가 아닌 애인<br/>아들 아스트롤라브<br/><br/>아벨라르의 거세<br/>수녀와 수사<br/>아벨라르의 유죄선고와 도주<br/>파라클레 창설<br/><br/>아르장퇴유의 수녀원 분원장<br/>파라클레의 은신처<br/>분노와 비애로 가득 찬 편지<br/>호칭에 나타나는 고백<br/>엘로이즈의 체념<br/><br/>아벨라르가 고발당하다<br/>상스 공의회<br/>아벨라르의 신앙 고백<br/><br/>페트루스가 아벨라르를 받아들이다<br/>아벨라르가 엘로이즈에게서 멀어지다<br/>아벨라르가 파라클레로 돌아오다<br/>사랑의 중력<br/><br/>연대표<br/>주요 인물들<br/>옮긴이의 말

피에르 아벨라르 (1079～1142년)
프랑스의 신학자·철학자이다. 보편자 문제를 설명한 것과 독창적인 변증법을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그가 지은 시와 엘로이즈와의 유명한 사랑 때문에 잘 알려져 있다. 그는 기사의 아들로 태어났고, 유산과 성공이 보장되어 있는 기사직을 포기한 뒤 파리로 가서 철학 특히 논리학을 공부했다. 아벨라르는 논리학 저서들을 통해서 독자적인 언어철학을 명석하게 설명했다. 언어를 얼마나 의미있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언어만 가지고는 물리학 영역에 있는 사물(라틴어로는 res)의 진실을 증명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아벨라르는 소요학자(逍遙學者)였다. 파리, 믈룅, 코르베유, 그외 지역의 학교들을 떠돌아다녔다. 그는 1113(또는 1114)년 북쪽에 있는 랑으로 가서 당시 대표적인 성서학자 앙셀름에게 신학을 배웠으나, 곧 그의 가르침이 공허하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큰 경멸감을 느끼고 파리로 돌아왔다. 그곳에서 공개적으로 가르치면서 한편으로는 파리 대성당 성직자 가운데 하나인 참사회원 퓔베르의 조카 딸 엘로이즈의 가정교사가 되었다. 아벨라르와 엘로이즈는 사랑에 빠졌고, 아들을 낳아 이름을 아스트랄라브라고 지었으며, 그 뒤 비밀리에 혼인했다. 엘로이즈는 삼촌의 진노를 피해 파리 외곽에 있는 아르장퇴유 수녀원에 은거했다. 아벨라르는 퓔베르가 보낸 사람들에 의해 거세당한 뒤에 파리 근처 생드니의 왕립 대수도원에 들어갔으며, 엘로이즈 역시 수녀가 되어야 했다.

엘로이즈(1098경～1164년)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피에르 아벨라르의 아내. 이 두 사람은 역사상 매우 유명한 비극적인 사랑을 나누었다. 1118년경 삼촌이자 노트르담의 참사회원인 퓔베르는 아벨라르에게 총명한 조카 엘로이즈의 교육을 맡겼다.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고, 엘로이즈가 브리타뉴에서 아벨라르의 아들을 낳고서 파리로 돌아온 뒤 비밀리에 결혼했다. 이 사실을 알고서 분노한 엘로이즈의 친족들은 사람들을 시켜 아벨라르를 붙잡아 거세시켰다.
아벨라르는 생드니 수도원의 수사가 되었고, 엘로이즈는 아르장퇴유에 있는 수녀원에 들어갔다. 이 수녀원이 해산되자 아벨라르는 자신이 설립하도록 허락받은 파라클레 수도원 터를 엘로이즈와 그녀가 이끄는 수녀들에게 주었고, 엘로이즈는 대수녀원장이 되었다. 엘로이즈는 죽은 뒤 파라클레 수도원에 아벨라르와 나란히 묻혔으나, 19세기에 두 사람의 유골은 파리에 있는 페르라셰즈 묘지로 이장되었다. 그녀가 아벨라르와 주고받은 편지들은 두 사람의 관계를 주제로 삼은 방대한 문학의 일부가 되었다.

세속적인 사랑과 신에 대한 사랑, 그 속에서 시간을 초월한 사랑의 이야기<br/>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연인, 엘로이즈와 아벨라르<br/><br/><br/>● 『중세 최대의 연애사건』 이 책은?<br/><br/>중세에 가장 유명했던 전설의 연인, 현대의 언어로 부활하다<br/>아벨라르는 중세의 유명한 신학자 중 한 명이었고, 논쟁적인 지성인이었다. 그리고 엘로이즈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참사회원 퓔베르의 어여쁘고 지적인 조카딸이었다. 이들의 사랑은 12세기 초 변혁의 시대에 꽃을 피웠다. <br/>종교적 제약과 나이를 초월한 사랑, 비밀 결혼식, 엘로이즈의 수녀원 입회, 아벨라르의 거세 그리고 세월이 흘러 다시 부활한 수도사와 수녀원장의 사랑의 편지.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의 이야기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사랑 이야기 중 하나로, 여러 예술 작품의 모태가 되며 시대를 초월하여 계승되었다. 중세의 어둠 속에서 격렬하게 타올랐던 그들의 사랑 이야기는 역사와 전설을 넘나들면서 지금의 우리에게 이어진다. <br/>『중세 최대의 연애사건-엘로이즈와 아벨라르의 금단의 사랑』은 이 유명한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재구성한 책이다. 저자는 수많은 전설로 내려오는 두 사람의 이야기에 대한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밝히고, 잘못 전해져 오는 사실들을 바로 잡는다. 이 책은 두 사람의 연애 사건 자체뿐만이 아니라, 그 긴 세월 동안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떤 굴곡을 겪었는지에 대해서 치밀하게 알려준다. 10여년 넘게 엘로이즈를 방치해두었던 아벨라르가 자신의 이야기를 저서로 쓰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다시 이어지게 되는 과정, 두 사람의 죽음 이후까지의 과정도 꼼꼼하게 다루고 있다.<br/>그러나 이 책은 단순한 역사서가 아니다. 이 책이 가장 감동적인 것은, 아벨라르와 엘로이즈 사이에 오고갔던 사랑, 갈등, 질투, 분노, 연민 등의 감정을 풍부하게 되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유명한 사랑의 이야기를 재구성하면서 특히 인간적인 감정과 신적인 사명 사이의 갈등에 주목한다. 그리고 당혹스러울 정도로 현대적인 감각으로 두 사람의 사랑의 이야기를 친근하게 일깨워준다.<br/><br/>암흑의 중세에 가장 격렬했던 사랑<br/>무엇보다 이 책이 다루는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의 사랑을 통해 우리는 당시 중세 시대의 결혼관, 종교관 등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중세 시대 유럽의 수도원(Monestary)이나 수녀원(Nunnery)이 가지고 있는 교육적 기능과 종교가 세속적 사랑을 어떻게 배척했는지도 알 수 있다. <br/>한 예로 자신들의 연애가 들통 났을 때 결혼하기를 원하지 않았던 사람은 다름아닌 엘로이즈였다. 이는 종교 개혁 이전 중세 사람들에게 제시된 이상적 인간상이 남편과 아내가 아니라 수도사와 수녀였고, 교회가 예찬하고 추앙한 것은 결혼 생활이 아니라 독신 생활이었기 때문이다. 중세 교회는 분명 결혼과 가정생활을 종교적으로 수용하였지만 오히려 그것을 거부하는 독신 생활에 월등한 가치를 부여했고, 이런 맥락에서 엘로이즈는 자신들의 결혼을 더 심하게 반대했던 것이다. <br/>또한 엘로이즈는 결혼 생활을 아벨라르의 신학 연구를 방해하는 ‘하찮고, 보잘 것 없는’ 일로 생각했었다. 이는 엘로이즈만의 생각이 아니라 당시 중세에 널리 퍼져있던 결혼관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결혼 생활에 대한 배타적인 분위기 속에서 오히려 중세의 사랑 이야기는 가장 은밀하고 격정적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이런 시대적 제약 때문에 이들의 사랑 이야기가 시간을 초월하여 전승되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br/><br/>● 엘로이즈와 아벨라르의 예술사적 계승<br/><br/>아벨라르와 엘로이즈의 사랑 이야기는 12세기 이래로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켜왔다. 또한 이들의 이야기는 시, 소설, 회화, 영화, 연극 등 여러 예술 작품의 모태가 되며 시대를 초월하여 계승되었다. 무엇보다 이들이 주고받은 편지 자체가 초기 서간문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14세기 작가 장 드 묑(Jean de Meun)의 소설 『장미 설화』에도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의 이야기가 나온다. <br/>가장 유명한 것은 1761년에 나온 루소의 작품 『신(新) 엘로이즈-알프스 기슭의 작은 마을에 사는 두 연인의 편지』이다. 이 작품은 바로 이들의 편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프랑스의 천재 시인 비용도 「옛 귀부인을 위한 발라들」에서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의 사랑을 다루었다. 또 1947년 로제 바이양은 『아벨라르와 엘로이즈』를 쓰면서, 아벨라르의 수난을 진보적인 이념 때문으로 해석했다. 그리고 현대에 들어와서도 이들의 이야기는 매리온 미드의 『하늘을 훔친 사랑』 등의 작품을 통해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있다. <br/>또한 이들의 이야기는 많은 회화 작품에서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데,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들은 물론, 조지 브로데릭, 밀레나 프리비스, 안젤리카 카프만, 에드문드 블레어 레이튼 등의 현대 작가들에 의해서도 즐겨 소재로 채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