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 선생이 들려준 6가지 공부법*
① 목표 정하고 집중하기
“먼저 자기가 되고 싶은 분야에서 어떤 한 사람을 목표로 정해 놓는 거야. 그러고는 그 사람과 같은 위치에 이르기 전까지는 절대로 그만두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거지.”
정약용 할아버지는 하면 너무 재미있어서 자꾸만 하고 싶은 분야, 그리고 남보다 잘하는 분야를 찾은 다음, 그 분야에서 자신이 닮고 싶은 사람을 정하라고 했어. 소질 있는 분야를 찾아서 목표를 명확하게 정하라는 거지. 마냥 ‘컴퓨터가 컴퓨터에 관련된 일을 할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그 분야에서 닮고 싶은 사람을 정해서 그 사람의 마음가짐이나 생활 태도, 공부 방법 등을 배워 보는 것도 좋을 거 야. 막연한 것보다 구체적으로 목표를 정하는 게 꿈을 향해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니까. 가끔 공부하기 싫고 지칠 때, 자신이 목표한 사람이 역경을 헤친 이야기를 읽어 보면 힘도 날 거야.
“바로 그거야.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웠으면 이제는 집중해서 파고 들어가야 하는 거지. 한 우물을 판다고나 할까. 먹을 가는 벼루 밑창이 뚫릴 정도로 하루하루 그렇게 파고 들어가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단다.”
정약용 할아버지는 귀양살이를 하는 20년 동안 날마다 방에 앉아 책을 읽고 쓰는 바람에 복사뼈에 세 번이나 구멍이 났다고 해. 또 얼마나 글을 썼으면, 벼루 여러 개가 구멍이 날 정도였다고 하니, 정약용 할아버지의 노력과 집중력을 알만하지? 책상 앞에 10분만 앉아 있어도 몸이 근질근질하다고? 그러면서 왜 성적은 이렇게 형편없냐고 불평하면 안 돼. 목표를 세웠으면 그것을 이룰 때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해 봐. 정약용 할아버지의 복사뼈와 벼루를 기억하면서 말이야.
② 기초부터 순서대로 하기
“공부의 뿌리는 부모님께 효도하고, 형제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거란다. 우선 사람으로서의 기본적인 바탕이 다져진 다음에 세상을 이롭게 할 마음이 생기는 거니까. 그렇게 기본을 세운다면 공부는 자연히 몸에 배게 되는 거야. 그래서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고 하는 거란다. 공부하는 것도 나무 심는 것처럼 뿌리인 자기 자신부터 갈고 닦아야 한다는 거지.”
정약용 할아버지는 ‘공부보다 먼저 인간이 되라’고 말했어. 부모님을 위하는 마음, 내 형제와 다른 이를 위하는 마음으로 땅을 다진 다음, 독서 등을 통해 지식의 주춧돌을 놓으라는 거지. 예의가 없고, 자신만을 아는 아이가 공부만 잘한다고 칭찬 받을 수 있을까?
“여섯 달 동안 공사를 했는데, 난 석 달 동안 집터만 다지게 했단다. 그런 다음에 주춧돌을 놓고,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대들보를 얹고 지붕을 씌웠지. 기초가 튼튼해야 백 년 이백 년이 가도 무너지지 않는 집을 지을 수 있는 거야. 아무리 좋은 기둥을 세우고 멋진 지붕을 씌우면 뭐하니. 땅이 주저앉는다면 그 집은 그 집은 폭삭 무너지고 말걸.”
정약용 할아버지는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기초를 튼튼히 해야 한다는 것을 집짓기에 비유해서 말하고 있어.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다른 사람의 글을 많이 읽고, 생각을 넓혀야 하고, 곱셈을 잘하기 위해서는 구구단을 외워야 하는 것처럼 말이야. 당장 문제의 정답을 맞히는 게 중요한 게 아니야.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기초 지식이 튼실히 쌓여 있다면, 비슷한 문제는 물론, 더 어려운 문제도 충분히 풀 수 있을 거야.
③ 종류별로 정리하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른바 주흥사의 『천자문』을 얻어 어린아이들을 가르친다. 그러나 『천자문』은 자학(字學)에 관한 책이 아니다. 천지(天地)라는 두 글자를 배워 놓고, 일월(日月), 성신(星辰), 산천(山川), 구릉(丘陵) 같이 연결되는 글자를 다 배우지 않았는데 갑자기 내버려 두고, “잠시 네가 배우던 것을 그만두고 오색을 배워라.”라고 한다. -「천자문에 대한 평」 중에서
너희들 『천자문』 알지? ‘하늘 천 땅 지’라고 시작되는 책 말이야. 정약용 할아버지는 이 책 서로 비슷한 것끼리 알기 쉽게 묶어 두지 않고, 하늘과 땅이 나오는데, 갑자기 검은색과 노란색이 나오는 등 서로 연관되지 않은 것들이 묶여 있어서 아이들이 쉽게 익히지 못한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2천자로 된 『아학편』을 직접 썼지. 1천자는 명사를 종류별로 모아놓았고, 나머지 1천자는 동사나 형용사 등을 분류해서 기억하기 쉽게 하였단다.
“같은 건 같은 것끼리 혹은 반대되는 것끼리 기억해 두면 좋단다. 그러면 쉽게 잊어버리지 않거든. 글을 배울 때 사물을 짝지어 함께 기억하면 두 가지 뜻을 다 통하게 되는 원리지. 예를 들면 하늘 천과 땅 지, 사내 남과 계집 여, 가까울 근과 멀 원, 가벼울 경과 무거울 중처럼 말이야. ……마구 흐트러진 걸 질서 있게 만들다 보면 그동안 못 보던 걸 보게 된다는 거야. ‘어! 이런 풰 있었네.’ 하고 말이야. 사물을 보는 눈이 확 열리는 거지.”
정약용 할아버지는 우선 지식을 많이 담고 쌓으라고 하셨어. 물론, 지식을 쌓기만 하는 걸로 끝내면 안 돼. 조금만 지나면 다 잊어버리거나, 헷갈려서 지식이 쓸모가 없어지거든. 정약용 할아버지는 지식을 쌓은 후, 지식들을 종류별로 잘 정리하라고 얘기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으로 생각해 볼까? 예를 들어, 원효 대사와 의상 대사에 대해 배운다면, 각각 어떤 주장을 펼쳤는지, 불교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머릿속에 비교하면서 잘 정리하고, 더불어 우리나라에 불교는 언제 들어왔는지, 그 이후에 불교와 관련한 어떤 역사적 사건이 있는지 등을 연관시켜 잘 정리하면 될 거 같아.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도 저런 식으로 머릿속에 표를 만들어서 생각해 보면, 시간이 흘러도 잊어버리지 않을 거 같지 않아?
④ 독창적으로 뒤집어 보기
“남편이 죽은 것은 집안의 불행이다. 혹 시부모가 늙었으나 봉양할 사람이 없고, 혹 여러 자녀가 어려도 젖 먹이고 기를 사람이 없다. 죽은 사람의 아내된 사람은 마땅히 그 슬픔을 참고서 살기에 힘을 써야 한다. 우러러 봉양할 사람 없는 시부모를 봉양해서 시부모가 돌아가시면 장사지내고 제사를 올려야 한다. 굽어 양육해줄 사람 없는 자식들을 길러, 성장하면 관례를 치러주고 시집장가를 보내주는 것이 옳다.” -「열부론」 중에서
정약용 할아버지가 살던 조선 후기 사회는 효자와 열녀가 칭송받는 사회였어. 죽은 남편은 따라 죽는 부인을 열녀라고 칭송하고 나라에서는 열녀비를 세워 주고, 열녀가 나온 가문은 그것을 영광으로 여겼었지. 하지만 정약용 할아버지는 남은 부모님이나 자식들은 생각하지도 않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매우 옳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지. 정약용 할아버지의 이런 생각은 당시 사회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사고였어. 하지만 할아버지는 모두가 그렇다고 하니 그런가 보다 하는 생각에서 벗어나,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보았지. 발상의 전환, 독창적으로 뒤집어보기라고 할 수 있지.
⑤ 관찰하고 기록해 요점 찾기
“네가 양계를 한다고 들었다. 닭을 치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하지만 닭을 기르는 데도 우아한 것과 속된 것, 맑은 것과 탁한 것의 차이가 있다. 진실로 농서를 숙독해서, 좋은 방법을 골라 시험해 보도록 해라. 빛깔에 따라 구분해 보기도 하고 횟대를 달리해 보기도 해서, 닭이 살지도 번드르르하며 다른 집보다 번식도 더 낫게 해야 할 것이다.” -「아들 학유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정약용 할아버지는 아들인 학유가 닭을 기른다는 얘기를 듣고는 닭에 관한 책을 열심히 읽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실험해 보면서 그중 좋은 방법을 찾으라고 얘기해. 그냥 남과 같이, 아니면 남이 일러주는 대로 하지 말고, 스스로 탐구를 통해 답을 알아가라는 것이지. 우리가 공부하는 데 있어서도 마찬가지일 거야. 답을 모를 때, 그 문제에 대한 답만 달달 외우지 말고, 왜 그런 답이 나왔는지 그 과정을 스스로 탐구해서 알고 나면 문제의 답뿐 아니라, 관련 지식도 저절로 알게 되지. 그렇게 되면 다른 공부를 하는 데 배경 지식이 되어 나중에 큰 도움이 되고.
“기록을 해야 생각을 붙들어 놓을 수 있지. 그러면 시간이 흘러도 잊어버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나중에 같은 기록들끼리 모아 새로운 걸 만들 수도 있거든. 이를테면 기록은 창조의 근원인 셈이지.”
정약용 할아버지는 정리하고 쪽지 기록하는 데 달인이었어. 수많은 책을 읽으면서 중요한 부분이나 의문 나는 부분은 꼭 쪽지 기록을 해서 남겨두었대. 읽을 당시엔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머릿속에 남겨둔다고 생각해도 읽고 나면 금세 까먹잖아. 그래서 정약용 할아버지는 무조건 쪽지 기록을 남겨야 된다고 생각했어. 그 기록들이 모여서 책으로 다시 탄생한 거지. 우선, 책을 읽으면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나 의문 나는 부분이 있으면 그 때마다 공책에 적고, 의문 나는 부분은 다른 책을 찾거나, 주위에 물어보아 알아 나가고, 중요한 부분은 나중에 찾아보면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이제부터 정리하고 기록하는 연습을 해 보면 어떨까? 이렇게 기록하는 것도 여러 번 해 보면 자신만의 요령이 생겨서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될 거야.
⑥ 묻고 따지고 주장하기
“학동들이 공부를 제대로 하려면 우선 여러 가지 책을 골고루 보고, 그 주장들을 의심하고 따지는 일을 잘해야 하는 거야. 책에 나온 이야기라고 다 맞겠거니 생각하고 넘어갈 게 아니라, 의문이 들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다른 책들을 찾아보고, 어른들께 여쭈어 보면서 의문을 풀어야 해.”
정약용 할아버지는 공부를 할 때 무조건 받아들이지 말고, 의심하고 그 이유를 따져 물으라고 했어. 그리고 의문이 생기거나 잘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끝까지 파고들라고 했지. 그렇게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해?을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엄청난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으니까 말이야.
“내 의견을 의심하고, 옳고 그름을 따지고 판단한 다음에 옳다고 확신이 들었을 때 주장해야 남을 설득시킬 수 있지 있단다. 그래서 내 의견을 주장할 땐 마음 비우고 공평하게 해야 하는 거야. 또 내가 왜 이런 주장을 하는지에 대해 정확한 이유를 댈 수 있어야 하고.”
정약용 할아버지는 확실한 논거나 근거가 없다면 자신의 의견을 남에게 함부로 주장하지 말라고 했어. 공부도 마찬가지야. 눈과 귀를 닫아 버리고, 선입견이나 편견을 가지면 눈에 뻔히 보이는 답도 놓쳐 버릴 수 있어. 자기 의견이 확실치 않을 때는 확신하지 말고, 다른 자료를 찾아보고 다른 친구의 의견도 들어보면서 옳은 답을 찾아야 해. 글을 쓸 때도 무조건 주장만을 펼칠 게 아니라,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를 충분히 제시해야 해. 그러면 억지로 주장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주장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