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의 주인공 상우그룹 회장 김준상은 30대에 단돈 500만원을 가지고 무역회사를 창업한다. 그는 처음부터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는 일관된 경영전략을 지킨다. 그가 남다른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키운 기업은 한국의 산업발전 방향과 동일한 궤도를 달림으로써 한국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다.

그는 일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골프는 커녕 술도 안 마시고 시간을 아끼느라 밤 비행기로 세계를 누빈다. 그러나 뜻밖에 맞은 IMF의 한파는 그도 피해갈 수 없었다. 국가 신용등급이 갑작스럽게 여섯 단계나 출락하자 세계는 의심의 눈초리로 상우그룹을 주시한다. 상우그룹의 사업장은 전세계적으로 퍼져있던 터라 유동성 위기에 몰릴 수밖에 없었던 것. 그는 IMF를 극복하기 위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어다닌다. 그가 제시한 IMF 타개책은 수출에 총력을 쏟는 체제. 그러나 이 방법은 우리 나라 경제를 끌고가는 경제각료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오히려 ‘국제사기꾼’이라며 매도당한다. UM자동차와의 합작 추진과 SR자동차와의 빅딜까지 무산되자 상우그룹은 더이상 버티지 못한다. 결국 10조원을 담보로 제공하고 2조원의 구원요청을 하지만 정부 고위관리들이 나중에 상우자동차 경영권을 주겠다고 설득하며 귀국을 종용한다.
그렇게 떠난 지 5년째 그는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해외에서 집시처럼 이 나라 저 나라를 떠돌던 김회장이 머문 곳은 독일의 기적의 강이 있는 로렐라이 언덕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마치 니스의 초호화별장에라도 있는 것처럼 여론을 몰아가는데...

이야기 1. 가방 하나만 들고 조국을 떠나야 했던 대기업 총수!
상우그룹이 부도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경제 4인방과의 갈등이 생생히 묘사되어 있고, 그가 겪는 고통과 좌절이 독자의 심금을 울리게 한다.

이야기 2. 계속되는 모함...
대통령의 한마디에 고국을 떠난 김준상 회장은 프랑스에서 체포조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지만, 국내에서는 터무니없는 모함이 계속된다. 프랑스 니스의 초호화별장이 마치 김회장의 별장인 것처럼 왜곡 보도됨으로써 국민들로부터도 외면을 받게 된다.

이야기 3. 하루아침에 집을 잃게 된 가족들의 애환
살던 집까지 넘겨준 것은 물론 10여 년 전에 죽은 아들의 묘지가 있는 농장은 호화별장으로 둔갑하여 매도된다. 결국 아들의 묘는 파헤쳐져서 화장됨으로써 가족들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이야기 4. 해군의 아버지
그는 한국경제뿐만 아니라 국방에도 크게 이바지하였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국방전략에 따라 잠수함을 보유할 수 없었다. 북한이 이미 잠수함을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독자적인 해군력을 완비하려면 잠수함의 보유는 필수적이었다. 그는 한국정부도 못 한 일을 신념을 가지고 설득한다. 결국 미국의 국방정책과 독일의 국방정책은 수정되고 그가 만들어낸 잠수함은 모의훈련시 최고의 성능을 인정받는다. 그후 그는 해군으로부터 ‘해군의 아버지’라는 칭송을 받는다.

이야기 5. 김일성과의 인연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연이은 동구권의 몰락으로 불안감을 느낀 김일성이 그에게 망명을 타진해 달라는 긴급한 요청을 한다. 김일성은 가족을 포함해서 2,000명의 인원과 5억불의 자금으로 리비아로의 망명을 추진해 달라고 한다. 김 회장은 그날 밤 잠을 못 이루는데, 한밤중 김일성의 지시를 받은 당비서에 의해 그는 간신히 북한을 빠져나오고 며칠 뒤 김일성 사망소식이 전해진다.
도대체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 6. 그는 지금 또다른 신화를 꿈꾸고 있다
우리 정부나 국민은 그를 버렸지만 세계는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의 세계경영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그는 수많은 번민과 좌절을 딛고 다시 일어섰다. 현재 독일 굴지의 그룹에서 최고경영자의 자리를 의뢰받고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야기 7. 그는 돌아오는가....
로렐라이 언덕에서 고국을 위해 다시 한 번 조국에 돌아갈 수 있는 희망을 내비친다. 비록 조국은 자신을 버렸지만 그는 먼 훗날 조국이 부른다면 다시 돌아오겠다는 각오로 로렐라이 언덕에서 내려오면서 하이네의 시를 읊조린다.

-어디로-
언젠가는 길에 지칠 나그네의 마지막
휴식처는 어디일까
남국의 야자나무 그늘일까
아니면 라인 강변의 보리수 밑일까.

하이네는 조국에서 버림 받고 끝내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프랑스의 몽마르트 공원묘지에 묻혀 있다. 그의 묘비에 새겨진 위의 시는 김준상 회장의 가슴에 깊은 상흔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