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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발행일 | 2014년 04월 1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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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44쪽 | 650g | 153*224*30mm |
ISBN13 | 9788954624282 |
ISBN10 | 8954624286 |
2024년 09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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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7월 15일 ~ 2024년 11월 08일
문학 PD가 보내는 백 번째 편지 : 100호 기념 기획전
2024년 09월 20일 ~ 2024년 11월 30일
소진시
10월의 굿즈 : POINT OF VIEW 북커버/스탬프/유리 티포트/페이퍼 아크릴 문진/북 백/저널 노트
2024년 09월 30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15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책을 볼 때 이름을 아는 작가면 제목은 상관하지 않고 보기도 하고, 작가를 모를 때는 제목을 보고 보기도 한다. 추리소설은 작가와 제목 상관없이 보기도 하는구나. 이 책은 제목 알고 있었다. 일본에서 제12회 본격미스터리대상을 받았다고 한 말도 보았다. 그때 책소개는 찾아보지 않았다. 제목과 책 겉에 있는 그림을 보고 사람을 죽이고 몸을 가르는 것인가 했다. 그것은 시체를 훼손하는 거구나. 사람을 죽이는 것도 큰일인데 몸까지 갈라두는 것은 잔인한 일이구나.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게 그것뿐이었다. 제목에서 말하는 연다는 것은 죽은 사람 몸을 해부하는 거다(가르는 것은 같지만 그것을 하는 게 범인이 아니고 의사라고 해야겠다). 책소개에는 이런 말이 나왔겠지. ‘열게 되어 영광입니다’는 말을 조금 바꾼 말장난이기도 하다. 영어로 한 말장난이다. 어느 나라든 말장난은 있구나. 이 소설은 일본 사람이 쓴 거다. 하지만 이야기 배경은 일본이 아니고 18세기 영국 런던이다. 이때 영국 런던이 어땠는지 모르는데, 언제라고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셜록 홈즈가 활동한 때는 19세기라고 한다. 셜록 홈즈가 나오기 전이라니 이것도 재미있지 않은가. 그런 이야기가 이게 처음은 아니겠구나.
이 소설을 쓴 미나가와 히로코는 1930년에 우리나라(한국) 서울(경성)에서 태어났다. 1930년이니 그렇게 신기한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살았을까. 그것도 나왔으면 좋았을 걸. 그건 그렇고, 해부는 언제부터 하게 됐을까. 아마 시작은 동물로 했겠지. 아니 식물로 먼저 하고 동물로 하다가 사람으로 넘어왔을 것 같다. 그것은 누가 먼저 해서 여기저기로 퍼졌을까. 세계 곳곳에서 해부를 해보았을까. 이것저것 알고 싶어하는 사람은 어느 나라에든 있지 않을까. 해부라고 하기는 그렇고 의학이 많이 발전한 건 전쟁 때다. 독일, 일본에서. 생각하면 끔찍하다. 전쟁이라는 것을 방패로 잔인한 일을 했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그게 의학 때문은 아니었구나. 세균병기를 만들려고 사람으로 실험을 했다. 잘 모르는데 이런 게 생각났다. 18세기 런던에서는 시체를 사서 해부를 했다. 시체를 훔쳐서 파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이야기 다른 데서 한번 본 것 같기도 하다. 사람 몸을 알아야 사람이 아플 때 낫게 할 수 있다. 18세기 의사는 시체 해부를 할 수 있는 한 많이 해 보고 싶어했겠지. 그때 억울하게 죽임 당한 사람은 없었을까. 무덤에서 시체를 훔치는 것뿐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을 죽여서 판 일도 있었을 것 같다. 내가 생각한 거지만 무섭구나. 그런 일은 없었기를 바란다.
영국만 그런 건지 다른 곳도 그런 건지 한때 이발사가 의사를 한 적도 있다. 이때도 그런 게 조금 남아있는 듯했다. 내과의사보다 외과의사를 좀 낮게 보았다. 해부와 표본 만들기에 열심인 외과의사 대니얼 버턴은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관심없었다. 대니얼이 제자 다섯과 해부를 하려고 했을 때 치안대 보 스트리트 러너스가 와서 도둑맞은 준남작 딸 시체를 찾았다. 다음에는 치안판사 조수 앤 셜리 모어(빨강머리 앤이 생각나는 이름이라니)가 찾아온다. 이때 앤이 본 시체는 팔다리가 잘린 남자아이였다. 얼마 뒤 앞이 안 보이는 치안 판사 존 필딩과 앤셜리 모어가 다시 찾아와서, 해부실에서 준남작 딸 시체를 해부하는 것과 얼굴이 뭉개진 시체가 난로에서 나온 것을 들킨다. 도둑맞은 시체는 준남작 딸인데 다른 시체 두 구가 더 나왔다. 이런 것을 설명하는 것은 조금 힘들구나. 준남작 딸 시체는 임신 여섯달이었다. 대니얼이 판사한테 태아 표본을 만들 수 있게 해달라고 하고 해부를 하면 여러가지를 알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 이때 해부학으로는 언제 죽었는지 알 수 없었다. 대니얼은 해부를 많이 하면 알 수 있다고 했다. 판사한테 해부를 많이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사형당한 죄인을 말하는 거다.
여기에는 해부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법도 나온다. 돈과 힘있는 사람한테는 별로 힘을 내지 못하는. 지금도 법이 평등하지 않은 것 같은데 이때는 더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법이 지금만큼 된 것은 아닐까. 앞으로 더 나아지면 좋을 텐데. 돈 없는 사람은 감옥에서도 힘들었다. 죄 없는 사람이 감옥에 갇히기도 했다. 어떤 아이는 길에 떨어진 돈을 주웠는데 도둑으로 몰려 감옥에 갇히고 재판에서는 신대륙으로 보냈다. 거기에 가서 일하는 거다. 사형도 많았다. 판사는 부자한테서 돈을 받고 죄 없는 사람을 죄 있는 걸로 만들어 죽게 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치안 판사 존 필딩은 다른 사람보다 믿을 수 있었다. 이 사람은 진짜 있었던 사람이라고 한다. 대니얼 버턴의 해부교실과 표본을 지키기 위해 제자 두 사람이 일을 벌인 거다. 선생님을 얼마나 생각하면 그런 일을 할 수 있을까. 한가지 때문은 아니고 여러가지가 겹쳐서일지도 모르겠다. 어떤 법은 서민한테 안 좋았지만 어떤 법은 이용할 수 있었다. 그것을 적절히 이용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교회무덤에 묻힐 수 없는 것도.
해부실에서 시체가 나온 것과 함께 런던에서 시인으로 성공하려는 네이선 캐런 이야기도 나온다. 네이선은 열일곱살인데 허세가 조금 있었다. 열일곱살이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재능이 있어도 너무 자랑하면 안 좋을 것 같기도 하다. 이런 말밖에 못하다니. 어디에서 말을 잘못해서 이렇게 흐른 건지. 가끔 이럴 때가 있다. 앞으로는 좀더 생각하고 쓰도록 해야겠다. 마지막 반전이 나와서 다행이다. 그게 없었다면 조금 우울했을지도 모를 텐데. 이 말은 하지 않아도 될 말이지만 하고 싶었다.
희선
☆―
“법률이란 큰 파리는 빠져나가고 작은 파리가 걸려드는 거미줄이다.” (251쪽)
“말이 치유하지 못하는 상처는 약초가 치유하고, 약초가 치유하지 못하는 상처는 메스가, 메스가 치유하지 못하는 상처는 죽음이 치유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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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가 치유하지 못하는 상처는 시간이 치유하리라.” (255~256쪽)
어떤 모습이든지…… 뒤늦은 말이 대니얼 마음속에서 부풀어올라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사랑한다.” (4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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