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스템 안에서 태어나 배우고 자란 우리는 시스템의 눈, 즉 표준과 정상의 눈으로 자신과 세상을 바라봅니다. (…) ex 소설은 우리 시스템과 어느새 시스템 자체가 되어 버린 우리의 근저에 있는 보편과 정상의 견고함을 의심하고 뒤흔들고자 합니다. 과연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가. 표준과 보편이라는 개념은 늘 옳은가. (엮은이의 말 중) > ◈ ‘문학동네청소년ex’는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새로운 청소년 시리즈로, 시리즈의 첫번째 책은 SF 소설집이다. 총 네 편의 SF 단편 소설을 담은 이 책은 달리, 듀나, 박애진, 최영희 네 명의 작가가 보여주는 다채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꽉 채워졌다. ◈ 최영희 작가님의 ‘지퍼 내려갔어’는 순혈인류를 위협하는 파충류 외계인을 잡아들이는 ‘청소년 감시단’이 된 채이의 이야기다. 비정상보다 더욱 비정상같은 정상과, 정상보다 더 정상같은 비정상의 이야기을 통해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가를 반문하게 하는 글이다. 정상인 인간 속에 숨어든 비정상인 외계인을 색출해낸다는 상황에서 우리는 ‘순혈주의’의 이면을 돌아본다. <나는 어둠이었고 다른 아이들은 내가 닿을 수 없는 곳에서 반짝이는 빛이었다. 세상은 어째서 어디서든 날 초라하게 만드는 거지? - 87쪽, 알 카이 로한 - > ◈ 박애진 작가님의 ‘알 카이 로한’은 특별하고 싶은 인간 정윤과 평범하게 보여야 하는 외계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스스로를 존재감이 없다 여기는 정윤의 이야기가 무척 빛이 나는 글이었다. SF 소설이지만, 이 책은 완벽한 ‘청소년 소설’이라는 걸 이 소설이 증명한다. ◈ 지구를 침공한 외계 로봇들과의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인간들의 이야기 틈에서 잔잔한 휴머니티를 보여주는 한편, 한계에 치달았을 때 보여주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고찰하게 하는 듀나 작가님의 ‘자코메티’, 깨져 버린 친구와의 우정을 시간 여행을 통해 돌이켜 살피는 수우의 이야기로 ‘영원한 미지의 영역인 타자’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달리 작가님의 ‘기억의 기적’ 또한 흥미롭고 인상적이다. ◈ 실력 있고 개성 넘치는 작가님들이 풀어낸 다채로운 청소년 SF소설은 책을 읽는 내내 진한 만족감을 준다. 외계인 수색, 외계인과의 조우, 외계인과의 전투, 시간 여행 등 현실을 비틀어 낸 이야기 속에서 독자들은 그 어떤 상황보다 더 강렬한 현실의 상황을 만날 수 있다. ◈  수많은 다름, 그리고 그 다름 속에서도 가장 변방의 작은 목소리를 이야기하는 책 ‘녹아내리기 일보 직전’. 이 책의 존재 자체 만으로도 이 책이 담고자 하는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겠다. #녹아내리기일보직전 #문학동네 #문학동네청소년 #문학동네청소년ex #청소년문학 #청소년문학추천 #서평 #청소년책 #청소년책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