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자들의 구원을 향한 하나님의 영원한 예정은 성경의 명확한 가르침이며 기독교 신학의 근간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예정은 인간의 이성이 결코 다 이해할 수 없는 신비이다. 따라서 예정에 대한 신학적 진술은 세심한 주의를 요구한다. 즉 예정에 대한 설명은 가장 확고하게, 그러나 가장 겸손하게 제시되어야만 한다. 교회 역사의 위대한 거장들은 예정을 설명할 때 확고함과 겸손함의 미덕을 잘 적용했던 인물들이었다. 한병수 교수는 이 책에서 성경으로부터 시작해 초대와 중세 그리고 종교개혁 시대와 정통주의 시대에 나타난 거장들의 예정론들을 선별하여, 선명하고 심도 있게 정리한다. 그리고 헬라어, 라틴어, 독일어, 불어, 영어를 망라하여 광범위한 원저작들을 정확하게 인용함으로써 이 교리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를 위한 값진 자료들을 제공한다. 저자의 전문적인 식견과 해석 능력으로 다년간 진행된 연구들을 망라한 이 저술은 17세기 개혁파 정통주의에 대한 연구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를 세운다.
게다가 이 저서는 지나치게 현학적이거나 학구적이지 않다. 한병수 교수는 예정을 설명함에 있어 ‘확고함’과 ‘겸손함’이라는 중요한 덕목에 스스로 충실했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기독교 역사 전체에 걸쳐 강조된 예정론의 본질과 의미를 뚜렷하게 목격하게 될 것이고, 하나님의 예정에 대한 신학적 이해가 가져다 줄 신앙적 유익을 풍성하게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유려한 문장들은 하나님의 예정을 이해할 때 누릴 수 있는 이 유익들을 한껏 더 강화시켜 준다. 기독교 신앙이 자아실현의 한 도구로 치부되고 신학이 인문학적 유행에 따라 표류하는 경향 속에서도 하나님의 변함 없는 뜻을 구하며 그 위에 흔들림 없이 서 있기를 소망하는 모든 성도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 김요섭 (총신대학교 신학 대학원 교수, 역사 신학)
대학에서 신학을 가르치다 보면 제일 자주 만나는 질문이 예정론에 대한 것이다. 하지만 마땅히 추천할 책이 없어서 안타까웠는데, 이 책이 출간되어서 너무나도 반갑다. 신학적 주제 중에서 가장 풀기 힘든 주제가 예정론이다. 하나님의 전적인 주권만 일방적으로 강조하면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해 말할 수 없게 된다. 우리의 신앙은 거의 운명론 혹은 숙명론에 빠지게 된다. 반대로 인간의 자유의지만 일방적으로 강조하면 하나님은 세상을 만드시고 다만 멀리서 구경만 하는 분처럼 여겨질 수 있다. 이신론(理神論)의 오류에 빠지는 것이다.
현대 학문의 병폐를 누구보다 날카롭게 지적해 온 저자의 본 작품은 예정론을 다룰 때에도 철저하게 성경적인 관점을 추구한다. 그리고 예정론에 대해 역사상 가장 성경적이고 정교한 작품들을 남긴 ‘예정론의 거인들’을 자세하고도 흥미진진하게 소개한다. 아우구스티누스, 토마스 아퀴나스, 루터, 칼뱅, 폴라누스, 윌리엄 트위스, 사무엘 러더포드, 존 오웬, 도르트 신조,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등에 나타난 예정론의 핵심과 의의를 이토록 자세하게 고찰한 책은 없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단지 예정론뿐 아니라, 신학의 한 주제를 다른 모든 주제들과 연결시켜 다루는 통합 신학의 진수를 맛보게 된다. 이 책은 한 단락 한 단락을 묵상하듯이 읽어야 할 예정론의 고전이 될 것이다.
- 우병훈 (고신대학교 교수, 교의학)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교회는 예정 교리를 고백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찬송해 왔다. 한병수 교수의 『거인들의 예정』은 교회가 고백하고 가르친 예정론의 파노라마이다. 이 책은 하나님께서 교회에 주신 이 교리가 초대 교회의 교부 시대, 중세 시대, 종교개혁 시대, 정통주의 시대를 지나오기까지 계속되었고 풍성해져 왔음을 보여 준다. 이 책은 학문적 저술로서 어려운 주제들, 곧 교부들과 중세 교회의 예정론, 유기 문제, 구속 언약, 하나님의 속성과 작정에 관한 문제들의 일차 자료들을 세심히 살펴 풀어낸다. 나아가 이 책은 예정 교리가 얼마나 교훈적이며 실천적인가를 보여 준다. 즉, 하나님의 예정을 대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 예정과 기도의 관계, 여러 곳에 보이는 성경 본문의 해석과 묵상은 예정론이 실천 신학과 연결됨을 느끼게 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교회 역사 가운데 면면히 흘러온 예정 교리를 확인하면서 앞서간 교회와 신학자들과 함께 말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를 찬송하며 그의 주권 아래에서 쉬게 될 것이다.
- 이남규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조직신학)
이번에 한병수 박사의 『거인들의 예정』이 출판된 것을 크게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불확실성 시대를 위한 항구적인 확실성’이라는 논제로 시작되는 이 책은 예정론에 대한 역사적 탐색인 동시에 예정 혹은 예정론에 관한 성경적 해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한국 신학계에서 일찍이 보지 못했던 예정 혹은 예정 교리에 대한 진지한 학구(學究)의 결실이라는 점에서 커다란 신학적 성취라고 확신한다.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예정론에 대한 첫 연구서는 로레인 뵈트너(L. Boettner)의 『칼뱅주의 예정론』(The Reformed Doctrine of Predestination)인데, 이 책은 박형룡 박사에 의해 1937년 출판되었다. 알미니안과의 비교를 통해 칼뱅주의 예정론을 설명한 이 책은 한국에서 칼뱅주의 신학에 대한 최초의 역서이기도 했다. 그로부터 85년만에 한병수 박사의 이 책이 출판된 것이다. 그동안 한국에서 예정 교리에 관한 해설, 논구, 혹은 토론이 있었지만 학문적으로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
또 예정론에 관한 일본 혹은 서구 학자들의 논저가 소개된 바 있으나 그것이 학술적으로 서구 신학의 광맥을 섭렵하는 학구적인 결실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런 점에서 이번 한병수 박사의 『거인들의 예정』은 아 우구스티누스에서부터 17세기 언약도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에 이르기까지 서구 교회와 신학의 학맥을 조사(照査)하고 내파(內波)하되, 다시 직조(織造)하여 그 기간(基幹)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한 결실이라고 확신한다. 우선 나부터 이 책을 읽고 다시 공부해야겠다는 기대로 부풀어 있다.
한병수 박사야말로 이런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학자라고 생각한다. 그의 고전에 대한 풍부한 지식, 서구 신학의 정수를 헤아리는 안목, 각종 학리 사상을 간파하는 통찰력이 이런 저술을 가능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한국 교회사를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는 서구 신학을 헤아리는 안목이 필요하고, 서구 신학을 통해 한국의 역사 현실을 헤아리는 성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던 나로서는 이 책이야말로 한국 교회사, 한국 교회, 그리고 불안한 시대를 사는 한국의 그리스도들을 위한 값진 저술이라고 확신한다. 이보다 더 좋은 책을 위해서는 상당 기간 인내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우리 신학계의 부박(浮薄)을 물리치기 위해 서양 교회의 역사, 신학, 사상을 섭렵하는 긴 여정을 마다하지 않았던 저자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 이상규 (백석대학교 석좌 교수, 고신대학교 명예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