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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교음악회, 숲이 된 122개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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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교음악회, 숲이 된 122개의 추억

예민 저 | 샘터 | 2003년 09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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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교음악회, 숲이 된 122개의 추억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9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31쪽 | 401g | 150*210*2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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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저자 예민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이들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와 어린아이의 순수를 노래하는 예민은 1990년 '아에이오우', '서울역'이 담긴 1집 앨범을 발표했다. 1992년 2집 [산골 소년의 사랑이야기]를 발표하고, 팬들의 관심과 기대가 증폭될 즈음 홀연히 길을 떠났다. 우주와 자연,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이 깊었던 그의 여정은 삶과 음악을 만난 순간 이미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1993년 3월 미국으로 ...

책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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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도시인'들에게 음악회를 보여주는 방법은 직접 공연의 객석으로 초대하는 방법과 신문, TV등의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이 있을 겁니다. 후자 쪽과 관련해서는 알찬 계획이 세워져 있는데 비해 전자 쪽과 관계된 계획은 잘 알 수가 없군요. 예민씨의 의도는 단순히 '방송용 공연'을 하자는 것이 아닐 테고, 또한 공연이란 직접 얼굴을 마주 대하는 많은 관객이 있을 때 힘이 실릴 수 있을텐데요. 이에 대한 예민씨의 생각과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분교를 방문하는 일정은 다녀오기 전 까지는 일반인에게 알리지 않을 계획입니다.이 행사의 대상은 그 곳의 학생들과 선생님에 한 합니다.
그곳에서의 이야기가 방송이 되기 전까지는 그 성격을 알 수가 없다는 게 단점이지만 가급적 방송의 성격과 프로듀서나 작가의 인터뷰를 통해 충분한 이야기로 그곳에서의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도심으로 발송할 겁니다. 이 행사는 어떠한 음향 장비나 조명 없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많은 사람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120군데의 이야기를 모두 다룰 수는 없겠죠. 가끔씩 만나는 취재팀은 그곳의 이야기를 담아 가실 것이고, 도심에서는 보이지 않는 콘서트를 보시겠죠. 그리고 대부분의 날들은 드러나지 않고 어딘가 에서 꾸준히 불려질 노래와 이야기가 있다는 사실만 남겠죠.

Q: 세계 민속음악에 관심이 많다고 얘기를 들었는데

세계 민속음악은 음악적인 자료보다 음악을 대하는 저의 마음에 대한 고민을 하게 했던 것 같아요. 인간이 초기에 음악을 만났던 모습, 인간이 음악을 왜 듣는 것인지,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들이죠. 아마 앞으로 남은 음악생활을 하면서 풀어가야 할 숙제가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저의 음악 속에 그 고민들을 담고 싶습니다.

Q: 개인적으로 이 음악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저는 시골 아이들이라고 해서 아무거나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짜는 것에도 나름대로 고민을 많이 하고 그 쪽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는 분들을 모셔가려고 노력을 해요. 우리 음악회는 너무너무 작은 무대이기 때문에 그 동안 큰 무대에 섰던 분들이 한 번쯤 참여하면 배움의 터전에 되지 않을까 싶어요.

Q: 음악회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일단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고, 그 사이에 음악이라는 시간이 개입되는 거잖아요. 그 시간 동안 교감했었다는 생각이 들 때가 가장 행복하고 기억에 남죠. 중요한 건 아이들의 모습을 제가 원하는 음악회의 기준으로 만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이예요. 왜냐하면 120개 분교를 다니는데 있어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다 나름의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이들의 반응이 낯설고, 진행하기 힘들고,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를 들으며 노래 한 곡을 하기 위해 애쓰는 순간조차 저는 그대로 남겨두고 싶어요.

Q: 예민씨는 '분교'의 미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품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더불어 이번 공연이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향수'의 의미인지, 아니면 '분교'를 살리고자 하는 일종의 '운동'인지도 궁금하군요.

운동,,저는 지금껏 살면서 그렇게 과격한 표현을 해 본적이 없습니다..지금껏(하하하).이 분교음악회는 [어린 꽃나무들과의 즐거운 대화]입니다. 우린 만나는 것이고 즐거운 얘기와 노래가 있고, 그곳을 떠날 때의 제 느낌과 그 어린이들, 그리고 선생님들이 남기는 쑥스러운 감정이 있을 겁니다. 그러한 감정과 이야기를 통해 우리 도시민들은 향수를 느낄 수 도 있을 것이고, 분교를 살리자는 사회운동가의 목소리 에 힘을 되어 드릴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의 믿음은 제가 찾아가 만날 어린 꽃나무들이 자라는 그곳.. 그곳을 찾는 저의 마음엔 분명 미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분교가 사라져도, 더 이상 꽃나무가 살지 않아도 그 마음을 기억하고 노래하는 음악인은 있을 테니까요.

Q: 음악가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자본주의 사회의 돈이라는 것으로 채워질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을 채워줄수 있는 사람이 바로 음악을 하거나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보면 자본주의 사회 이면에서야 하는 사람들이죠.

Q: 님의 노래를 듣다 보면 서정적인 느낌이 많이 드는데, 그 뿌리는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제가 아이들을 만나 시간을 보내는 이유는 제게도 그런 시기가 그만큼 중요했기 때문이에요. 그 시절 내 모습은 어땠냐 하면,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청계천 복개공사 하기 전이어서 동네 앞으로 강도 흐르고 강아지풀도 있고 문을 열면 흙도 있고 구슬놀이도 하고 그랬어요. 서울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이 있었죠. 아버지께서 수원에서 페인트 공장을 하셨는데, 취미로 농사도 짓고 꽃도 가꾸시고 그랬어요. 그 때 아버지는 어린 저의 질문에 대해 마치 어른을 대하듯이 무척 진지하게 생각해주셨어요. 아마도 그 때부터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알게 된 것 같아요.

Q: 음악을 왜 하세요?

음악을 왜 하느냐는 질문은 저에게 가장 어려운 질문이에요. 그 질문은 내가 죽기 전에 '왜 음악을 했느냐' 하는 질문으로 대신하고 싶어요. 지금은 이미 음악을 하고 있으니까, 이 모습에 충실하면 될 것 같아요. 기억 이전에 어머니가 있었고 가족들이 있었던 것처럼 그런 존재입니다.

Q: 음악 이외의 취미 활동은?

저는 향을 좋아하는데, 요즘엔 향 치료를 해요. 향 한 대 피워놓고 가만히 누워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거든요. 사람들은 자기가 발달되어 있는 감각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후각이 발달되어 있어서 후각에 대한 기억이 많아요. 그래서 의도적으로 그걸 이용할 때가 있는데, 미국 자취방에서 잘 태우던 향을 태우고 눈을 감으면 그 향기를 따라 미국 자취방으로 이동을 해요. 지금은 갈 수가 없지만 제가 가진 감각 기능을 통해 자유롭게 과거 속으로 여행을 하는 거죠.

Q: 10년, 20년 이후의 모습?

우선 1년은 분교 음악회하고, 이후엔 미국에 가서 3년 반정도 음악 인류학 박사학위 받고, 그리고 아마도 제주도에 정착해서 나름대로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 같아요. 음악 책도 쓰고 세계 민속음악과 관련된 번역도 하고.

Q: 삶에 만족하세요?
만족해요. 만족이란 말보다 행복해요.


Q. 예민씨가 그 무엇도 아닌, '분교'에 관심을 갖게 됐고, 그곳에서 장기간의 음악회를 열겠다고 마음 먹게 된 '개인적'이거나 '직접적'인 이유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5년만에 찾은 한국, 97년 KBS의 한 프로그램(그곳에 가고싶다)에서 [산골소년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휴먼 다큐에서 저는 강원도 평창의 작은 분교(학생수 5명)를 찾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까지만해도 저는 분교가 뭔지를 몰랐어요. 1993년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간 뒤로 나의 한국적 관심은 다른 영역의 노력으로 바뀌었거든요. 그곳에서 만난 초등학교 1학년 명진이..그리고 그의 누나 2명과 동네 누나 2명..한나절을 그 어린이들과 함께 보내면서 노래하는 사람으로 누릴 수 있는 행복한 순간을 맛보았답니다. 음악도 그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가 있다고 생각했답니다. 들풀을 꺾어 손에 쥐고 아이들의 놀이터인 작은 시냇가에 앉아 키타를 튕기며 함께 노래했을 때, 저의 음악이 그곳에서 행복해 하는구나 하는 (좀 ,,추상적이긴 하지만) 그런 생각을 했어요. 첫 경험이었기에 제 마음속엔 그 시간이 마음속에 각인되었답니다. 누가 누굴 찾아가 위로를 주고자 하는 건 아닙니다. 문화의 소외는 서로가 갖고 있는 공통점이고 저, 혹은 고향을 떠나 도시에 정착한 이 들이 느끼는 소외감을 그곳에서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였어요. 다시 한국에 돌아온 지난 2000년 (98년에 다시 한국을 떠났답니다), 찾아본 강원도 평창의 입탄분교는 폐교가 되었는지 교육청의 자료에서 얻은 600여개의 분교 가운데 없었어요.

Q:음악회를 기획한 이유는 뭐였나요?

이건 개인적인 목적에 의해 시작한 거예요. 주변에선 봉사활동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건 엄연히 봉사활동도 아니고 단지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러 가는 그런 기분이었어요. 봉사활동이라면 자비를 들여서 이렇게 오랜동안 아마 못 할 거예요. 만나러 가야 할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누구며 어떻게 찾아가야 하는가 고민하다가 4년전 KBS의 [그곳에 가고싶다]란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만났던 아이들을 생각했던 거죠. 작가들이 작품속의 도시를 찾아가는 프로였는데 저는 '산골소년의 사랑이야기'에 어울리는 강원도 평창의 한 분교 어린이들을 찾아갔었어요. 그 프로의 작가가 임의로 선택한 지역이었죠. 사실 전 그곳에 가기 전까지만 해도
제가 쓴 노래가사가 현실로 재현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어요. 전 서울태생이라 정말 상상력(적은 경험이 있을 뿐)으로 그 가사를 쓴 거였거든요. 근데 거기 정말 아이들과 개울과 자그마한 교실이 있는 거예요. 거기서 한나절 동안 다섯 명의 아이들과 메밀꽃 밭에서 노래도하고 개울가에서 물장구도 치며, 정말 노랫말처럼 놀았었죠. 내 마음속에 가장 만나러 가고 싶었던 사람들이 그 아이들이었다는 데 생각이 미쳤고, 그러다가 아예 1년 코스로 콘서트를 기획하게 된 거죠. 또 하나, 제가 음악생활 10년 동안 콘서트를 안 해봤거든요. 한눈 안 팔고 열심히 음악했으니까 나도 행복해질 자격이 있는데. 저도 제 자신에게 보너스를 주고 싶었어요.

Q: 기존의 음악회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제 음악회는 음악 전달 과정의 초기 형태라는 생각이 들어요. 보통 음악회 하면 사람들이 모이게 만드는 것인데 반해 어쩌면 이 음악회는 초기 떠돌이 음악을 생각하게 해 주지 않을까 싶네요. 기타 하나 들고 다니면서 자기 음악을 뿌리고 다니는 행위지요. 저에겐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Q: 어떤 프로그램을 담고 있나요?

보통 음악회는 관객이 저의 음악을 듣기 위해 오시는 분들이니까 자연스럽게 부담 없이 제 노래만 부르면 되지만, 지금은 그 반대거든요. 저의 노래를 듣고 싶어하건 안 듣고 싶어하건 간에 제가 찾아가는 음악회이기 때문에 아이들과의 교감을 위해서는 많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어요. 아이들과 저의 첫 만남에서 놀이를 할 수도 있고 그런 겁니다. 음악회라고 하기보다는 놀이에 가깝죠.
대화가 있는 음악회와 음악이 있는 놀이.. 첫 만남을 통해 서로간의 서먹함을 없애기 위해 함께 차를 마시기도하고, 이름표를 나눠 달기도 하고, ..음악회는 다양한 재료의 세계민속악기들을 소개하고 함께 나누어 가지고 합주도 합니다.

Q:콘서트는 주로 어떻게 진행되나요?

항상 바뀔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학생수와 장소에 따라 프로그램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꾸준히 프로그램 개발을위한 회의를 하고 시도해 보기도 합니다. 새로운 악기들을 외국에서 주문하거나 구입을 해서 악기의 종류도 다양하게 해 나가고 있습니다.
- 첫 만남 : 이름표 나눠 달고 인사하기
- 장소선택 : 교실 또는 운동장, 그 외 학교주변 아이들의 놀이터와 같이 자연이 무대가 되는 곳
- 예민의 세계음악여행 : 세계 민속악기 소개 및 아이들과 함께 하는 자유스러운 합주
- 노래 선물 : 아에이오우, 산골소년의 사랑이야기, 마술피리 外
- 찬조출연 : 매주 교체 (마임, 연극, 무용, 인형극, 마술..중 한 팀)
- 분교학생들의 장기자랑 : 학예회 때나 학업 시 준비했던 학생들의 공연을 함께 나눔

Q: 후원금 모금은 잘 진행되고 있는지, 그리고 후원금 이외에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다른 '복안'은 마련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도움을 주시겠다는 분들이 조금씩 모이고 있어요. 아직 제가 이런 일에 서툴러서 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대 기업의 협찬을 꾸준히 알아보는 과정에서 마음속에 내린 사항은 대 기업의 협찬을 받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 겁니다. 그 이유는 본래의 취지를 상실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깊어 졌기 때문입니다. 비용의 대부분이 자료의 수집(사진, 음원)과 찬조출연자의 출연료, 그리고 숙박,숙식비 등으로 볼 때, 가장 적은 비용으로 다닐 수 있는 방법을 저 나름대로 꾸준히 생각 해보면서 후원을 하시겠다는 분들의 마음을 받아야겠죠.. 그때까지는 저의 힘으로 이끌어 나가야겠죠.
요즘 생각한 것은 소규모 친목단체, 또는 지방의 사회단체에서 각각 한 두 개씩의 분교행사를 지원해주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후원을 해주시는 분들을 한 그룹으로 만들고 그 비용을 사용할 학교를 지명하는 그런 방법이요.

출판사 리뷰

아이가 나무가 되고 , 나무가 노래가 되고

추천평

예민....이름처럼 섬세한 감성과 부드러운 마음결을 가진 사람. 눈빛처럼 따스한 심성과 넉넉한 배려를 하는 사람.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맑은 영혼을 지닌 남자.
그가 우리를 부끄럽게 했다. 술 취한 것이 부끄러워 자꾸만 술을 들이키는 술꾼에게 질문을 던진 어린 왕자처럼. 나만을 생각하며, 내 욕심만을 채우며 살기 급급한 우리에게 왜 그렇게 사는지를 돌아보게 해 부끄럽게 했다.
그가 우리를 미소짓게 했다. 정말 사랑한다면 어깨가 저려도, 마음이 아파도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지켜줘야 한다던 목동처럼. 정말 사랑한다면 다리가 부어도, 목이 쉬어도 그들에게 달려가 자연과 동심을 지켜줘야 한다며 1년의 음악 여행을 마무리해 우리를 미소짓게 했다.
이제 그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 122군데 작은 학교의 음악회 이야기를 통해 무공해 산골의 맑은 공기와 순수한 동심을 함께 호흡하게 하면서, 그 소박하고 아름다운 여행길에 함께 가기를 권하면서.
---이금희(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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