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희 선생님을 처음 만난 것은 대구의 한 여고 교정에서였다. 국어 선생님이었던 그는 ‘글쓰기반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나는 ‘글쓰기를 가르친다고? 기교야 가르칠 수 있지만 글은 스스로에게서 뿜어져 나와야 하는데, 그걸 어떻게 가르친다는 말이지?’라고 생각했다. 글쓰기가 강조되면서 여기저기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지만 실상은 글쓰기 기교를 가르치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한준희 선생님에 대한 내 짐작은 기분 좋게 빗나갔다. 그는 학생들을 원고지 앞에 앉혀놓고 글쓰기를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었다. 대신에 아직 나이 어린 학생들이 본 세상의 갖가지 풍경에 대해 듣고, 그 학생들보다 더 긴 인생을 살아온 자신이 본 풍경을 들려주었다. 학생들은 그 두 가지 풍경 속에서 여러 가지를 보았다. 한준희 선생님 역시 그때까지 보지 못했던 풍경을 보았다. 그것들은 자연스럽게 글이 되었다. - 조두진(매일신문 문화부 기자)
스마트폰으로, 컴퓨터로 매주 찾아 읽던 글을 이렇게 만져보고, 줄을 긋고, 끼적일 수 있다니, 참 반갑다. 정신없이 쌓여가는 업무 속에서 타성에 젖어갈 때, ‘교육느낌표’를 읽으며 시원한 소나기를 만난 듯 마음을 가다듬곤 했다. 독서교육이 뭘까 고민하게 될때, ‘독서는 자유로운 영토를 찾기 위해,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나아갈 수 있는 자유이용권’(독서는 보편적 교육이다)이라는 글에서 다시 힘을 얻었고, 사람 관계 속에서 상처 받을 때, ‘내 안에서 꿈틀거리는 욕망을 다독이며, 함께 걸어가는 친구를 만드는 것’(친구가 있으면 삶도 견딘다)이라는 글을 접하고는 오랜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부디 이 책이 책장의 장식용이 아닌, 생각하고, 말하고, 나눌 수 있는, 그래서 조금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도구가 되길 바란다. 그럼 이 책을 위해 잘려나간 나무들도 참 다행이다 하겠다. - 손민영(교육부 연구사)
내가 아는 한준희 샘은…… 꿈꾸는 소년이다.
교사로 있을 때도 장학사가 되어서도 그는 똑같다.
그의 꿈은 변방에서 시작된다.
맹목으로 달리는 중심을 벗어나 온갖 아름다운 삶들이 피어나는 변방.
그곳에서 아이들은 여전히 밝게 웃고
교사들은 여전히 아이들과 함께 있고
교육은 여전히 이 나라의 미래를 고민한다.
한준희 샘이 꿈꾸는 변방에 요즘 제법 아름다운 꽃들이 피고 있다. 책쓰기, 토론, 인문학,
이 모든 것이 사람을 따스하게 만드는 활동임을 알기에
그의 꿈판에는 늘 아이들과 교사가 주인으로 나선다.
그의 꿈판에서 우리는 함께 춤을 춘다.
그의 꿈에 우리가 함께여서 우리의 꿈도 덩달아 행복하다.
- 이금희(대구공업고등학교 수석교사)
한준희 장학사는 대구시교육청의 한 사무실에서 같이 일한 동료였다. 그의 글에서 말한 것처럼, 뜻을 함께하다 뜻이 바뀌면 돌아서는 동지가 아닌, 같은 사무실에서 일을 매개로 한 삶의 시간을 함께 걸어가는 동료였다.
한준희 장학사는 글에서 이야기해준다. 언 땅을 뚫고 나와 마침내 꽃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봄과 같이 따뜻한 가슴을 지닌 사람이 되라 한다. 때론 여름처럼 뜨거운 열정으로 세상을 대하고, 사람과의 소통과 관계 속에서 가을의 외로움을 이기라 한다. 또한 겨울의 차가운 바람처럼 냉철한 의식으로 불의를 몰아내라 한다.
글을 통해 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도 자연과 같아서, 봄같이 따뜻한 사람, 여름처럼 뜨거운 사람, 가을을 닮아 서늘한 사람, 겨울만큼 차가운 사람이 있다. 이들은 세상의 곳곳에 흩어져 제 기온과 풍경을 만든다. 나는 지금 이곳 나의 자리에서 어떤 기온과 모습으로 세상 풍경의 한 자락을 만들고 있는지! 내 세상이 이 세상 속에 있기나 한지!
- 김영희(대구달성교육지원청 장학사)
얼마 전 나의 이상형을 재정의했다. 마흔을 넘기니 이상형을 물어봐주는 사람조차 없어 슬프지만, 성별을 떠나 이상적으로 여기는 인간상을 고민하는 것은 나 스스로 어떤 인간이 될 것인가라는 고민과도 맞닿은지라 의미 있었다. 아우슈비츠에 수감되었던 유대인 정신과 의사 빅토르 프랑클은 ‘산다는 것은 바로 질문 받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대답해야 하는 자들입니다. 삶에 책임지고 답변하는 것 말입니다’라고 말했다. 신문에서 한준희 선생님의 글을 읽을 때마다 나는 그가 얼마나 철저하게 질문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의 글은 교육자로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를 쓰고 있지만, 글자 사이사이에서 내가 읽은 것은 아이들에 대한 따뜻한 사랑 그 자체여서 안심했었다. ‘질문하고 배우기를 기꺼이 하는 자’가 내가 새로 정의한 이상형이다. 질문이란 변화와 성장의 동력이다. 도대체 답이 없다며 모두가 교육에 대해 도리질할 때, 끝까지 고민을 놓지 않는 선생님의 성실한 의지에 고마움을 전한다.
- 이영서( 『책과 노니는 집』 작가)
한준희 선생님의 글은 참 따뜻합니다. 사람에 대한 애정과 배려가 글에서 그대로 묻어납니다. 그러나 단지 따뜻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따뜻하면서도 냉철합니다. 이 사회의 문제와 해법에 대한 고민이 글에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필력은 손이 아니라 사람한테서 나오는 것입니다. 한준희 선생님을 직접 만나면서 그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의 인간됨과 겸손함, 추진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마음을 묵직하고 차분하게 만드는 글은 요즘 세상에 드뭅니다. 수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지만 작가의 이름, 화려한 미사여구, 출판사의 홍보에 기대는 책들을 읽다보면 공허함이 깊어집니다. 이 책으로 공허함을 달래기를 바랍니다.
- 윤지영(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오늘도 책쓰기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을 만났다. 책 읽고 감동받은 이야기를 서로 나누면서 아이들은 정말 행복해했다.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자신들이 품고 있는 꿈에 대한 자신감과 용기가 생겨난다면서, 이런 기회를 누리는 것에 대해 스스로를 행운아라며 좋아했다. 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대구에 있는 한준희 선생님이 참 좋아하시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런 시간들을 이곳 대전까지 나누어주셔서 진심으로 고마웠다. 한준희 선생님으로 만난 인연이 벌써 8년째. 치열한 입시경쟁 속에서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행복해질 수 있는 교육을 고민했던 시간들이다. 오늘도 나는 아이들의 눈에 반짝이는 별을 심어주는 교사가 될 수 있도록 기쁜 마음으로 아이들과 책으로 소통하려 한다. 이것이 한준희 선생님에게 배운 교사의 행복이기 때문이다.
박창연 (대전 호수돈여자고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