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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발행일 | 2014년 06월 1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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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232쪽 | 936g | 195*265*22mm |
ISBN13 | 9788956372747 |
ISBN10 | 8956372748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9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요즘 정말 말문이 막히는....시대에 살고 있다. '미디어 피폭지'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국토순례를 했던 해직기자들이 해고무효승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암담한 현실....왜곡된 사실을 보도하고 진실을 가리는 보도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속이는 자칭 언론들에 거의 매일 분노하게 되는, 그렇기에 진정한 저널리즘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요즘이기에 르포만화기자인 조 사코의 '저널리즘'은 많은 의미를 전해준다.
팔레스타인 점령지에서 두 달 생활 후 그린 조 사커의 전작<팔레스타인>, 그가 떠날 때 팔레스타인은 절규하듯 부탁한다. "우리에 대해서 뭔가 쓰시는 거죠? 당신께 보여드렸어요. 당신은 보았구요! 사람들에게 우리에 대해 말해주세요!"
'객관성'이나 '균형'이라는 명제하에 대부분의 기자들이 취하는 태도, 사건과 한 발 떨어진 자세를 취하는 것과는 달리 사람들과의 상호교류 속에서의 자신이 함께 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그림을 그리는 만화가인 자신은 자신만의 시선을 반영할 수 밖에 없음을, 또한 발언 기회를 얻을 기회가 거의 없는 사람들에 더 시선이 쏠려 있음을 고백하며 이 책을 시작한다.
p.10 영국의 위대한 기자인 로버트 피스크가 올바른 공식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기자들에게 중립적이고 편파적이지 않은 자세를 유지하되, 고통받는 자의 편에 서라고 말해준다."
조 사코가 찾아간 여러 분쟁지역, 정치범들의 국제재판이 열렸던 헤이그, 그의 전작 <팔레스타인>에서 묘사했던 분쟁과 고통이 여전히 진행중인 팔레스타인,
p.27 "지나간 사건의 희생자를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언제나 새로운 희생자, 새로운 사망자가 나오기 때문에 아무도 우리를 신경쓰지 않죠." 유대인 정착민들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경계선을 사이에 두고 서로에 대한 팽팽한 증오심으로 가득찬 헤브론 서안지구, 조 사코는 양측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두 생생하게 담아두었다. 오늘 신문에 이슬라엘군이 가자 지구 400곳 이상을 공습해 수백명의 사상자를 내고 3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무장봉기)가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촉측발의 위기감 속에서 내일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야하는 팔레스타인 여성이 제발 침묵하지 말아달라며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국화꽃 한송이를 들고 호소하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폭력의 악순환이 거듭되는 분쟁지역....어쩌면 이 책을 읽지 않았으면 그냥 스쳐지나가고 말았을 기사였을지도...조 사코의 저널리즘을 통해 들여다본 분쟁지역에는 총탄과 죽음이 교차하는 전쟁같은 일상속에도 사람들의 삶이 있었다. 이스라엘 군의 총에 맞아 하반신이 마비된 아부 일할라웨와 그를 그렇게 만든 골드스타인 박사의 묘가 500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아이러니....그렇게 삶과 분쟁과 고통은 공존하고 있었다.
체첸 전쟁, 체첸 여성들...책을 읽으며 그 생소한 지명이 어디쯤인가 찾아보게 되었다. 난민들은 여전히 가스도 공급되지 않는 차디찬 건물, 먼지를 뿜어내는 시멘트 공장, 쥐가 넘쳐나는 난민 텐트촌에서 기막힌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체첸에서도 러시아에서도 버려진 그들에게 일상이 되어버린 잔인한 현실.
p.117 "미국 쪽에서 일하면 무자헤딘한테 죽음을 당하고 무자헤딘 쪽에서 일하면 미군한테 죽고요. 그렇다고 집에만 있으면 돈을 못 벌죠."오도가도 못하는 이라크 젊은이들...
가난, 감금, 고문, 굶주림을 피해 도망나온 아프리카 난민들과 그들을 수용하기에는 너무나 작은 섬나라 몰타 사람들의 갈등과 두려움, 인도 불가촉천민들이 겪어야 하는 차별과 정부에서 열거하는 수많은 복지정책들이 마을로 내려오면서 부패한 촌장들에 의해 착취되고 아주 작은 희망마저 사라지고 있는 빈민들의 참혹한 상황이 가는 곳마다 조 사커 일행을 감시하는 촌장세력들의 감시와 대비되어 더욱 힘겹게 다가온다. 무엇보다 갈등과 분쟁...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고통이 아닌 수많은 희생자를 양산하는, 그래서 단순히 선악으로 규정할 수 없는 사람들의 고통과 절규....
지도에서도 한참을 찾아야 하는 소외된 국가의 고통받는 사람들과 만나 그들에게 향하는 공감을 굳이 부인하지 않고 만화 속에 담은 그의 진정한 저널리즘. 자신이 세계의 일부분이라 생각하기에 특정국가의 경계에 머물지 않고 넘나드는 그의 세계관이 있었기에 분쟁의 양쪽 사람들의 이야기, 특히 권력의 중심에서 좌지우지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분쟁의 파도속에서 위태위태하게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계 어느 곳이든 하루면 갈 수 있고 실시간 뉴스를 접할 수 있음에도 글로벌이 무색하게 여전히 전쟁의 포화 속에 놓여있는 지구촌 이야기에 무관심했었기에 조 사코의 만화기사로 접하는 분쟁의 현장은 더 충격적이었다. 이 책은 생생한 분쟁의 현장에서 그들의 입을 통해 고스란히 들려주는 너무나 생생한 현실이라 만화라는 조금은 유연한 매체를 통해 접하는데도 그들의 고통과 아픔이 너무나 절실하게 다가온다.
"사회적 비참함이 존재하는 한, 이 비참함에 대한 침묵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한, 우리는 어떠한 영혼의 평화도 마음이 즐거움도 얻지 못할 것이다."-아베 피에르 신부
조 사코의 펜이 날카로운 중립이 아닌 약자인 사람들의 편에 조금 더 가까이서 그려주는 그림과 글이라서 더 묵직하게 읽히는 것 같다.
가장 많이 짓눌릴 때 자유의 중요성을 알게 되는 것처럼 언론이 가장 피폐해있는 요즘처럼 언론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껴본 적도 없는 것 같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모든 시간이 멈춰버린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을 더 슬픈 고통속에 빠지게 한 대한민국의 언론행태를 보며 가족편에 서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의 언론의 태도인 정확성과 사실보도도 외면한 기레기로 칭해지는 기자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 아닐까 싶다. 언론이 그 사회의 수준을 좌우한다는 말처럼 우리 스스로 제대로 된 언론사회를 만들어가도록 사회에 대한 끊임없는 비판과 관심을 놓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 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고통과 아픔에도 관심을 갖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펜과 양심을 갖고 현장에서 취재하고 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기록하는 조 사코 같은 언론인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지만.....그의 소중한 기록들을 꾹꾹 눌러읽다보면 언론의 진정한 힘이 전해져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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