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어 : 영어<br/><br/>자 막 : 영어, 한국어, 중국어, 타이어<br/><br/>음 향 : 돌비 디지털 5.1<br/><br/>지역 : 3

캐나다 국경과 인접해있는 작은 마을 트윈픽스는 자연풍광이 아름다운 미국의 전형적인 시골마을이다. 어느 날, 제재소 근처에서 17세의 여고생 로라 팔머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조용하던 마을은 들썩이기 시작한다. 게다가 로네트 폴라스키라는 여고생이 온몸에 상처를 입고 정신이 나간 상태로 사람들에게 발견되는 사건이 연이어 벌어진다. 이 지역 보안관 해리 트루먼(마이클 온트킨 분)은 일단 로라의 남자친구인 바비를 잡아들이지만, 바비는 자신의 범행이 아니라며 완강히 저항한다. 수사를 진행하던 보안관 해리가 난감해할 무렵, FBI 특수요원인 데일 쿠퍼(카일 맥라클란 분)가 마을로 들어온다. 수시로 녹음기에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녹음하는 습관을 가진 데일 요원은 도착과 동시에 수사에 착수한다. 먼저 로네트 폴라스키가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아가지만 아무런 단서도 없이 돌아온다. 뒤이어 로라의 시신을 살피던 데일 요원은 손톱 밑에서 알파벳 "R"자가 써져있는 자그마한 종이쪽지를 찾아낸다. 이를 본 데일 요원은 조심스럽게 연쇄살인의 의혹을 갖는다. 로라의 방에서 나온 일기장과 비디오테이프를 관찰하던 데일 요원은 일기장에 적힌 "J"라는 이니셜에 의문점을 갖는다. 그리고 그 비디오테이프에 같이 찍힌 로라의 가장 친한 친구 도나에게 J에 대해서 묻지만 그녀의 대답은 모른다는 것 뿐. 하지만 로라의 눈에 비친 오토바이를 발견한 데일 요원은 도나가 그 남자와 관계가 있음을 직감한다. 한편, 무혐의로 풀려난 로라의 남자친구 바비는 오토바이 탄 녀석이 범인이라며 복수를 다짐한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로라와 도나의 비디오를 찍어준 사람은 바로 로라의 숨겨진 남자친구 제임스 헐리. 오래전부터 제임스를 사랑하게 된 도나는 사태가 그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마을 외곽의 로드하우스(술집)로 향한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알게 된 바비 일행 역시 로드하우스로 향하고, 마침 그 곳에서 잠복근무를 하던 보안관과 데일 요원이 그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1990년대 초 미국 안방의 TV시리즈에 엄청난 `파격'을 불러왔던 드라마가 바로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트윈 픽스'(Twin Peaks) 시리즈다.
1990년 4월8일 일요일 저녁 9시. ABC-TV에서 첫 방영됐던 `트윈 픽스'는 이전까지 사랑이나 배신을 다룬 로맨스 일변도의 상투적인 드라마에서 벗어나 첫회 시작부터 `시체'가 발견되는 충격적인 장면으로 전개되는 정통 미스터리 스릴러를 선언해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미국은 물론 국내에서까지 `트윈픽스'와 데이비드 린치의 마니아를 만들어냈을 만큼 이 드라마는 신드롬을 일으켰다. `트윈픽스'라는 마을에서 발견된 아름다운 젊은 여자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벌어지는 인간 군상의 애증 관계를 단편영화에 버금가는 장면 구성, 스릴러 영화를 능가하는 복선과 치밀한 이야기 구조로 29회의 에피소드로 풀어내면서 `엑스파일' `소프라노' 등의 아류작까지 만들어냈다. 심지어 `트윈픽스'의 결말을 자세하게 다룬 영화로 제작되기까지 했다.

DVD로 첫선을 보이는 `트윈픽스 시즌 1 특별판(SE)'은 1990∼1991년에 걸쳐 방영된 7개의 에피소드와 사건의 시작을 자세히 알려주는 `파일럿'까지 총 8편을 담고 있다. 러닝타임만 해도 총 428분에 4디스크로 담겨질 만큼 방대한 DVD박스 세트다.

`트윈픽스'는 특히 필름으로 제작돼 DVD에서 또렷한 색감과 말끔한 영상이 더욱 빛을 발한다. 물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는 못미치지만 16㎜ 비디오 카메라로 제작되는 국내 드라마와 비교한다면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음향에 있어서는 더욱 놀랍다. TV시리즈로는 드물게 돌비디지털 5.1채널을 지원한다. 미국판에서만 지원되는 DTS 5.1채널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지만 돌비디지털 사운드도 데이비드 린치와 호흡을 맞춰온 안젤로 바달라멘티가 맡았던 음산하고 기괴한 분위기의 음악과 효과음을 통해 영상의 맛을 잘 살려주고 있다.

무엇보다 `특별판(SE)'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에피소드별로 감독과 제작진의 음성 해설이 한글 자막과 함께 제공돼 놓치기 쉬운 복선과 스토리라인 구성의 비밀을 알 수 있다. 메뉴 화면의 위쪽에 불꽃 표시된 에피소드 번호를 선택하면 제작진의 인사말도 들을 수 있다.

4번째 디스크(부록 디스크)에서는 신비한 난쟁이역의 마이클 앤더슨이 영화에서 더욱 묘한 분위기를 주는 `레드 룸'(붉은 방)에서 말하는 방법을 초급 중급 고급별로 가르쳐주는 비디오 교본이 담겨있다.

영화 속 `마르티 바'의 실제 주인이 등장, 17개 파이 조각에 대한 일화도 들려준다. 출연 배우들이 들려주는 린치 감독에 대한 감회와 다채로운 인터뷰, `트윈픽스'와 관련된 독특한 볼거리도 많다.

`트윈픽스 세트'는 `이레이저 헤드' `블루 벨벳' 등으로 무의식과 공포의 세계를 담아 내는 거장으로 등극한 데이비드 린치 감독이 DVD 마니아에게 주는 겨울 선물로 기억되기에 부족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