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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 흑산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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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 흑산 세트

[ 전 2권 ]
김훈 | 학고재 | 2011년 10월 20일 리뷰 총점8.7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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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 흑산 세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800쪽 | 792g | 128*188*6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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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남한산성을 읽고
평점8점 | h****y | 2015-06-01 | 신고

내가 남한산성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한편의 시 같다는 것이다. 이는 단조롭고 단순한 소설이 아니었다. 소설을 점점 읽을수록, 문장 문장마다 작가의 섬세함과 생각이 들어있음을 크게 느꼈다. 그러기에 책을 읽으며 더욱 크게 집중하며 생각하게 되었다.

책은 병자호란 시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책안의 전체적인 내용은 암울하고 추우며 쓸쓸하다.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소가 춥고 힘든 점도 있지만, 한치 앞의 상황도 모르는 전쟁 중의 상황은 암담함 그 자체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조선의 왕은 어찌할지 모르며 임진강은 얼었는가, 송파 강은 녹았느냐등을 을 물어보며 상황을 살피는 왕일뿐이다. 책을 읽으며 느꼈던 것은 인조는 상황을 지시하는 왕이기보다는 대신들에게 의견을 물어보는 왕 이였다는 것이다. 왕을 보며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상황 또한 이해하기 충분했다. 당시 조선의 상황은 왕의 능력으로 복구하거나 새로운 길을 열 수는 없어보였다.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기엔 조선이라는 나라가 너무나도 약해졌으며, 청나라는 이러한 약소국이 극복해내기에는 강했다. 이런 조선의 상황은 작가의 섬세한 글을 통해서 더욱 현실감 있게 느낄 수 있었다.

작가는 등장인물들과 상황의 묘사를 통해서 이를 현실성 있게 이해시켜주었다. 이에 상응하는 인물이 사공이라 생각한다. 사공은 김상헌이 강을 건너게끔 도와주며 그와 대화를 하게 된다. 그는 청병이 오면 얼음 위로 길을 잡아 도와주고 음식을 구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왕의 행차를 도와주었으나 어떠한 이익도 없었다며 불평을 한다. 김상헌은 사공을 보며 이것이 백성인가, 이것이 백성 이었던 것인가…….’ 라는 탄식을 금치 못한다. 하지만 그러한 사공은 힘든 전쟁 중에 현실적인 백성의 한사람일 뿐이었다. 그는 나라를 위한 마음보다는 자신의 삶을 위해 생각하는 약한 백성이었다. 그는 소설의 전개에서 김상헌이 강을 건너며 우연히 마주쳤던 사공일 뿐이다. 하지만 나는 사공의 모습을 넣어 둔 부분에서 강한 현실감을 느꼈었기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라를 생각하는 김상헌의 마음과 이에 반해 백성의 현실적인 모습을 사공을 통해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명의 현실성 있는 캐릭터이자 기억에 남는 사람이 정명수이다. 정명수는 조선인이지만 자신을 위해 나라를 배신하고 청에 가서, 청을 위해 일 한다. 그가 기억하는 조선에서의 삶은 배고픔에 허덕이며 힘들었던 것뿐이었다. 그러기에 그는 청나라에 가서 서슴없이 살인을 하며 조선에서의 삶보다 높은 자리에 오르게 된다. 그의 행위가 옳다고 보진 않는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후에는 그의 삶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 수 있게 된다. 책에서는 이처럼 전쟁 중에 백성, , 신하, 군사 등 다양한 사람들의 상황을 현실감 있게 표현했다. 그러기에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전쟁 중의 상황에서 많은 느낌들이 교차된다.

책을 읽은 후 내가 아쉽다고 느낀 부분은 삼정도의 굴욕을 묘사한 곳이었다. 삼전도의 굴욕은 이제까지 소설의 내용을 종지부 찍는 결말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부분에서의 설명과 묘사가 전체 분량에서 몇 페이지밖에 차지하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 생각했던 부분의 분량이 적은 것을 보았을 때는, 적은 분량 안에 작가의 다른 의도가 담겨져 있나 라고 생각까지 해보게 되었다. 나는 삼전도의 굴욕이 우리나라의 슬픈 역사를 나타내며, 힘들었던 백성과 나라의 상황을 비참히 끝내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기에 그 부분이 좀 더 세밀하고 많은 분량을 차지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지금까지 조선이 힘들게 투항하는 장면의 경우에는 분량이 많고 충분하였기에 그들의 힘든 상황을 이해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부분의 경우에는 삼전도의 굴욕 부분이 짧게 나오고 소설이 마무리 되는 것을 보고는 너무 급한 마무리가 아닌가 싶었다.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문장의 섬세함으로 인해 책을 멈추고 다시 한 번 글에 대해, 소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독서의 흐름을 방해한다는 것이 절대 아니다. 마치 시와 같다고 느껴진 문장들은 책을 읽는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장치이다. 또한 이러한 문장들로 인해 나는 책을 읽는 내내 전쟁 중의 상황을 상상하며 머릿속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내가 마치 그 상황을 관조하는 제 3자의 입장이기도 하며 그 상황 속에 있는, 그러한 착각을 불러 일으켜주었다. 문장에 녹아있는 작가의 필력과 섬세함은 나를 책에 깊게 빠져들도록 해주었다.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3 댓글 0 접어보기
종이책 주간우수작 이 땅위에 지불한 고난과 괴로움과 , 희망에 대하여
평점9점 | t******t | 2011-12-06 | 신고

이 책은 조선의 ‘흑빛 바다’를 건넌 사람들의 이야기다.

 

처음에는 제목이 흑산이라 정약전이 유배를 간 ‘흑산도’가 주 배경이고 정약전이 주인공인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소설 마지막 장을 덮고 난 후 내 머릿속에 남는 인물의 궤적과 출현 빈도는 반드시 정약전에 대부분의 비중이 실린 이야기는 아니었다. 첫 장인 ‘선비’에서부터 154p의 ‘새우젓 가게’까지는 특히 각 인물들의 행보와 소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여기까지만 읽는다면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윤곽을 쉽게 파악하기는 어려울 것이었다.

 

물론, 인물들의 소개와 도입부가 지나고 나면 이 소설은 점점 흥미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작가는 영웅 1인이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했던 ‘칼의 노래’와 다르게 이 소설에서는 각 인물들이 어떻게 얽히고 각 영역 망이 서로의 영역 망에 어떤 영향을 주고 받는 지에 대해 밝히고 찾아가는 방식으로 소설을 쓴 것이라고 생각했다. 소설은 중반부를 지나면서 점과 점으로 흩뿌려져 있던 이야기를 선과 선으로 얇은 선에서 굵은 선으로 이어가고 있었다. 이 선을 따라가보니 크게 4개의 영역 망이 전체적인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첫 번째 망은 바로 ‘조선’이라는 나라를 운영하는 중심인 ‘조정’에 관한 것이다. 천주교리와 교인들에 대한 박해는 바로 나라를 세우기 위한 국법에서 온 것이기 때문이다. 정조가 승하하고 어린 순조가 왕위에 오르면서 정순왕후는 수렴 청정을 시작한다. 궁에서 50여년을 홀로 살아오면서 두 왕을 보내고, 새 왕을 맞은 그녀는 수렴청정으로 정사에 개입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오랜 세월 궁 안에서 홀로 보내왔던 세월에 대한 자신의 정의를 자교로 세운다. 부딪히며 소리를 내는 방울 세 개의 급하고 산발적인 울림은 자신의 정의, 그리고 나라의 도리를 지켜야 하는 정의에 대한 목마름이고 다급함을 나타낸다. 천주교 신자 최필공이 체포되면서 신유박해가 시작된다.

 

이러한 박해의 출발을 이 소설에서는 정약전에 대한 언급으로 시작을 알린다. 정약전은 천주교를 믿은 죄목으로 흑산이라는 섬에 유배를 온다. 두 번째 망인 ‘정약전’의 영역이다. 흑산에 대한 작가의 시선은 정약전에만 머물지 않는다. 책을 읽어서 글을 아는 창대와의 문답에서 황사영의 맑음과 닮음을 정약전은 발견한다. 이것은 훗날 [자산어보]라는 책의 서술의 바탕이 된다. 조 풍헌은 자신의 집에 정약전을 들이면서 자신의 먼 친척인 순매와 정약전의 신접을 차리게 한다. 신분은 신분이고, 죄는 죄이며, 삶은 삶이다. 발 붙이고 있는 이 땅이 어디이건 그곳에는 살아 있는 자의 ‘숨결’이 있고, 그 곳에서 싹 틔우는 삶이 있었다. 순매와 약전의 결합은 타지에 뿌리내리며 어떻게든 살아내려는 단상을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서 다시 정순 왕후의 정책과 조선이 추구하고자 했던 국법의 도에 대해 생각해보자. 이 당시에 왜 천주교가 마치 강한 바이러스처럼 조선 사회에 불붙게 된 것일까? 이것은 절망과 환난 속에서 생겨난 것이 ‘종교’라는 사회학적 담론과 서술을 통해서도 설명할 수 있다. 당대의 조선사회는 기존의 사농공상의 신분체제가 흔들리고 무너져 가는 시기였다. 자본주의와 시장경제가 어떻게 사람들의 삶을 바꿔놓는지를 보여주기 시작한 세상이었다. 그리고 무너져 가는 틈바구니 속에서 관료들의 부패한 태도가 두드러졌고, 서로 착취하고 뜯어 먹는 와중에 육수까지 쥐어 빨리던 민중이 신음하는 시기였다. 순조 11년에는 서울에 도적이 들끓었고, 순조15년에는 흉년으로 기아자가 속출했다. 흑산도도 이렇게 부패한 관료들의 행동과 백성의 고통을 낱낱이 보여주는 장이었다. 배가 들면 든대로 접안료를 걷어가고, 소나무가 자라면 책임지고 키워 물량을 대야했으며, 터무니없는 세금에 어쩔 수 없이 행했던 탈루로 섬바위 감옥에 갇혀서 배고픔과 두려움에 백성들은 떨어야했다. 육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향의 아전들은 있는 곡식을 없는 것으로 없는 곡식을 있는 것으로 회계를 조작하여, 상급의 관직에 있는 사람들이 모든 재물을 자기 배불리는데 썼다.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 것은 고스란히 백성들이 책임지고 떠맡아야 했다. 천재지변으로 농작물의 수확은 신통치 않고, 질병은 돌았는데 그들이 납부해야 하는 세금은 과중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중은 무엇을 믿어야 했을까? 진실을 보지 못하는 중앙관료의 감사 결과를 기다려야 했을까? 자애롭고 다급한 대비의 명에 담긴 구휼의 뜻이 실현되는 것을 손 놓고 기다려야 했을까? 그러나 이것은 너무 먼 방법이었다. 구원에서 멀어보였다.

 

조선 사회 전체가 맡은 변화의 시대라는 흐름과 현 시대가 가지고 있는 모순의 응어리들은 깨어있는 지식인들도 마주보았다. 세 번째, ‘황사영’의 영역이다. 황사영은 처숙부인 정약전, 정약종, 정약용에게서 천주의 교리를 배웠다. 소설에서는 그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서 천주교의 수괴로 지목되었고 집중 수배대상이 되었는지는 자세하게 나와 있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황사영은 조선의 현실을 똑바로 보고 천주교리에서 오는 가르침을 받아들여 세상의 이치를 설명하고 고통 받는 모두와 함께 고통 받고 그것을 나누려 했었다.

 

네 번째로 ‘박차돌’의 영역으로 들어가본다. 그는 우포도청 관원이었고 죄를 지은 사람들의 죄목을 기록하는 일을 맡았었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천주교인으로 몰려서 매를 맞고 권력의 폭압에 납작 엎드려 복종하는 인물로 나온다. 박차돌은 젓갈 장수로 분해서 관헌의 밀고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많은 천주교인들과 교우하게 된다. 우연히 닿게 된 최가람 노인과의 선을 통해서 우연히 어렸을 적에 헤어졌던 유일한 혈육인 누이동생 박한녀의 정보를 듣게된다. 그녀는 천주교인으로 붙잡혀 하옥되면서 죽을 위기에 처한다. 박차돌의 원죄의식의 원형이 되는 박한녀라는 여인은 “오빠 천천히 먹어라.. 물 마시고” “오빠 저문다. 집에가자” 로 이미지화 되는 박차돌의 생각 속에서 끊임없이 살아남아 박차돌을 쫒는다. 박차돌은 밀고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강사녀, 길갈녀, 오정희, 아리 이 네 여자가 함께 기거하는 수유리의 거처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자신의 정체가 강사녀에게 꼬리를 드러내게 됨으로써 결국 급히 망을 당겨 이 들을 다 붙잡히게 만든다. 자기 손으로 결국 죽을 운명에 처했던 누이동생을 옥중에 병들어 죽게 만든 죄책감에 시달린 박차돌은 죄의식의 환영과 환신을 ‘아리’에게서 발견한다. 이 당시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 중에서 누구에게 사연이 없지 않겠느냐 마는 살기 위해 조정에 납작하게 엎드려야 했던 밀고자의 삶과, 천주교인들과 어울리면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당위에 흔들렸던 박차돌은 “그래서 심문을 받아 적고 나면 조의 내용은 달라도 죄를 몰아가는 형식은 비슷”(p.75) 했다던 그의 생각처럼 결국 언젠가는 어떤 식으로든 결판이 나게 될 이중생활을 아슬아슬하게 해오고 있었다는 점에서 비록 뒤에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형틀에서 장사했던 사람들처럼 아리를 장형으로 실신시키고 온 다음날 스스로의 인격을 ‘장형’ 시키고 잠적했던 또 하나의 피해자였다.

 

마노리를 기억하시는가? 장대한 기골, 말처럼 큰 눈과 푸륵푸륵 쉬어대는 숨결로 한 마리의 ‘말’ 같았던 그의 인생도 황사영과 얽히면서 파국으로 치닫고 있었다. 이한직이 시킨 ‘벼루’ 배송 심부름을 통해서 황사영과 접하게 된 마노리는 스스로가 ‘언문’으로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길을 걸으면서, 고문을 당하면서 천주의 가르침을 실천했던 자이다. 추가로 나는 마노리라는 인물과 황사영의 관계 설정이 종반부를 가면서 구성이 느슨해져서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그가 어느 정도로 진실성을 가진 실존 인물이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소설 속에서 마노리의 국경을 넘나드는 여정과 황사영의 이상이 맞물리면서 펼쳐져서 조선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군상들의 믿음과 삶에 대한 목마름을 넓은 스펙트럼으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황사영이 제천 배론 토굴로 피신을 하고 북경 주교가 준 은화 한 개가 발단이 되어 마노리가 심문을 당하게 되는 장면은 나에게 점점 긴장감을 주며 다가왔다. 그런데 마지막에서 김이 빠져버렸다. 굳건한 신념으로 황사영의 정체를 끝까지 고하지 않았던 마노리가 실신하면서 새어나온 ‘황사영, 제천 배론..“이 결국 황사영의 죽음으로 곧장 이어지기 때문이다.

소설의 분량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마노리는 가상이 많이 가미된 인물인데, 역사적 사실인 황사영의 사형과 연결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는 마무리였을까? 실존 인물에 여러 설정을 더해서 신유박해를 재조명 하는 이야기이니 만큼 옴니버스 식의 인물들의 소개와 도입이 중반부에 가면서 망으로 집약되고 이 망들이 크게는 ’조선’이라는 틀에 묶임으로써 더해졌던 긴장감이 순식간에 이완된 기분이었다.

 

 

어쨌든 소설을 덮으며 크게 네 가지의 영역이 저마다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조선사회라는 커다란 망을 구성하는 것을 나는 보았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책의 기본적인 바탕이 ‘신유박해’에 있었지만, 나는 이것을 종교의 자유에 국한해서 보고 싶지는 않았다.

 

대한민국 헌법 제20조

 

①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②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하나의 자유권으로 보장되는 ‘종교의 자유’에 관한 내용이다. 물론 이 소설의 이야기는 천주교라는 종교의 자유를 살점과 피를 바쳐 실현한 사람의 목소리겠으나, 그 밑에는 썩은 세상을 바꿔보려는 , 또는 구휼하려는 이상이 있었다. 그리고 그저 자신의 위치에서 묵묵히 삶을 살아가면서 한 줄기 희망을 소박하게 품고 ‘살고자’했던 민중들도 있었다. 한편으로 관헌의 위치에 있으면서 민중의 목소리에 파고들었고 양 측의 입장 사이에서 인생이라는 줄을 아슬아슬하게 걸쳐서 건너간 사람도 있었다. 심지어는 종교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교리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지만 ‘삶’과 자신의 마음이 말하는 ‘양심’에 충실하게 살아가면 그 뿐인 사람도 있었다. 모두 조선 사회의 부조리를 문헌에 의해서건, 피부에 닿는 삶에 의해서건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고, 자신의 ‘삶’에 치열했던 것이 ‘죄‘가 되었던 이들 뿐이었다. 작가는 ‘피흘리며 나아간 사람들을 두려워하고 괴로워하며’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나는 오늘 내가 통학하며 지나온 광나루와, 왕십리의 근교 , 친구를 만나기 위해 자유로를 달려 향한 일산, 또는 이르지 못한 전남 신안군 흑산도라는 땅위에 내가 발을 디디기 위해 지불한 수많은 희생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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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말보다 값진 살이에 대해 - 김훈 "남한산성"
평점8점 | g*****a | 2008-04-26 | 신고

서울을 버려야 서울로 돌아올 수 있다는 말은 그럴듯하게 들렸다. 임금의 몸이 치욕을 감당하는 날에, 신하는 임금을 막아선 채 죽고 임금은 종묘의 위패를 끌어안고 죽어도, 들에는 백성들이 살아남아서 사직을 회복할 것이라는 말은 크고 높았다. 문장으로 발신한 대신들의 말은 기름진 뱀과 같았고, 흐린 날의 산맥과 같았다. 말로써 말을 건드리면 말은 대가리부터 꼬리까지 빠르게 꿈틀거리며 새로운 대열을 갖추었고, 똬리 틈새로 대가리를 치켜들어 혀를 내밀었다. 혀들은 맹렬한 불꽃으로 편전의 밤을 밝혔다.

 

강렬하고 팽팽한 문장들로 김훈의 「남한산성」은 시작된다. 어떤 이는 유려하게 드리우는 문장들로 사람들의 영혼을 사로잡고, 어떤 이는 반들거리는 재치로 사람들의 눈가에 웃음을 자아내지만, 김훈은 어느 쪽도 아니다. 그의 문장은 마냥 뭉툭한 듯 예리하며, 짧은 길이 안에 넓은 세계를 담는다. 칼과 현의 노래를 지나 개의 살이를 노래했던 그의 또다른 장편「남한산성」은 남한산성을 다루지 않는다. 병자호란을 다루되 거기에 기울지 않으며, 김류와 김상헌, 최명길 등 주화파와 주전파 중에 어느 손을 들어줄 것인지에 머뭇하지도 않는다. 그는 남한산성 안에서의 "말" 의 힘과 운동성, 그리고 그 허망함에 주목한다.

 

... 칸이 오면 성이 열린다는 말과 칸이 오면 성이 끝난다는 말이 뒤섞였다. 칸이 오면 성은 밟혀 죽고, 칸이 오지 않으면 성은 말라 죽는다는 말이 부딪쳤는데, 성이 열리는 날이 곧 끝나는 날이고, 밟혀서 끝나는 마지막과 말라서 끝나는 마지막이 다르지 않고, 열려서 끝나나, 깨져서 끝나나, 말라서 열리나 깨져서 열리나 다르지 않으므로 칸이 오거나 안 오거나 마찬가지라는 말도 있었다(pp181)

 

대신들도 주화와 주전을 말하며 언쟁하고, 민초들은 그들대로 수많은 말로 그들의 삶이 어떻게 될지를 점친다. 그러나 "말라서 열리나 깨져서 열리나 다르지 않으므로 마찬가지" 이듯이 이 민초들의 삶은 대신들의 허공을 치는 논쟁과는 상관없이 크게 다를바가 없었다. 그래서 김상헌이 남한산성으로 눈물을 뿌리며 임금을 따라갈때에 송파나루의 사공은 청병이 오면 얼음 위로 길을 잡아 강을 건네주고 곡식이라도 얻을까 해서 강가에 있노라고 덤덤하게 말한다. 그리고 그는 김상헌의 칼에 베인다. 풀이 시들듯 천천히 쓰러지는 그의 모습에 김훈은 짧지만 여운이 남는 시선을 던진다.

 

그래도 성 안의 수많은 신료들 중에 말보다 삶이 중요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주화파 최명길이었다. 그는 끝까지 강화를 이야기하다가 조정의 모든 신료들에게 역적으로 몰리고, 아무도 쓰기 싫어하는 강화의 편지를 잠잠히 쓴다. 차라리 자기를 역사의 불민한 개로 여기더라도, 그래도 부디 강화를 청해 삶을 추스리자고 간언한다.

 

....전하, 지금 성 안에는 말[言]먼지가 가득하고 성 밖 또한 말[馬]먼지가 자욱하니 삶의 길은 어디로 뻗어 있는 것이며, 이 성이 대체 돌로 쌓은 성이옵니까, 말로 쌓은 성이옵니까. 적에게 닿는 저 하얀 들길이 비록 가까우나 한없이 멀고, 성 밖에 오직 죽음이 있다 해도 삶의 길은 성 안에서 성 밖으로 뻗어 있고 그 반대는 아닐 것이며, 삶은 돌이킬 수 없고 죽음 또한 돌이킬 수 없을진대 저 먼 길을 다 건너가야 비로소 삶의 자리에 닿을 수 있을 것이옵니다.(pp197)

 

말보다 무게가 있는 것이 삶이라는 것을 민초와 더불어 깨달은 유일한 한 사람이 최명길이었기 때문에, 말에 기대어 말로 싸우고 말로 방어한 이들이 항복의 편지를 쓰지 않겠다고 자결하고, 포탄이 남한산성을 때리자 도망할 때, 김상헌마저 죽기로 결심하고 대들보에 목을 맬 때, 최명길 한 사람은 끝까지 모든 굴욕 속에도 삶을 마주할 수 있었다. 물론 그 역시 청군이 회군하고 5년 후에는 심양으로 끌려가 먼저 잡혀가 있던 김상헌과 재회했지만...

 

시작은 말로 시작했지만, 그 말의 허망함이 남한산성을 사수하지 못했기에 이 참담하고 쓸쓸한 소설의 끝은 "삶" 으로 끝난다. 말이 창이고 칼이었던 신료들과 반대로, 직접 똥물을 담그고 볏짚을 삶아 폭탄도 만들고 칼도 만들던 대장장이 서날쇠의 모습으로 이 소설은 끝을 맺는다. 봄농사를 시작하고 땅을 일구며, 쌍둥이 아들놈들 중 누구를 나루라는 계집아이와 혼인을 시킬지를 생각하며 서날쇠는 혼자 웃는다. 그는 이미 성을 몰래 나가 임금의 장계를 지방에 전하고 왔지만, 그는 그것에 일생일대의 의미를 걸지 않는다. 다만 그에게는 이제 다시 삶을 일구어가는 일만이 남은 미래이다.

 

말은 끝나도 삶은 오래 지속된다. 글이나 말이 남는 것이라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밤에 몰래 도망친 신료들의 방 안에 내동댕이쳐져 있던 경국대전과 근사록은 아니라고, 삶이 더 오래 지속된다고 말없이 웅변한다. 글로서 삶이 오래 지속된다고 말하는 이 아이러니, 그 미세하고 날카로운 아이러니를 김훈이 짧고 간결하게 속삭이는 이 책. 어느 누구에게라도 권하고 싶다. 지금 대단한 무게를 실어서, 너무나 목숨을 걸면서 말하고 이야기하고 쓰는 어떤 주의(ism)보다, 더 강하고 묵직한 것이 있다고 말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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