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오는 엄마를 조르고 졸라서 멋진 파란자전거를 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준오의 소중한 파란자전거가 사라집니다. 준오는 범인을 경수라고 생각합니다.

경수가 항상 자신은 자전거를 5대나 주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준오는 경수를 추궁했다가 경수랑 싸우기도 하고 경수를 미행하기까지 하는 겁니다.

어쩌다 미행을 들킨 준오와 친구들은 경수에 집에 가게 된다.

거기서 알게 된 사실은 경수가 지금까지 주웠던 자전거들은 전부 낡거나

헐고 녹슨 자전거였고 그 자전거들을 경수 할아버지께서 수리 해주시고

페인트칠도 해주셨던 겁니다. 그렇게 준오는 할아버지와 경수의 배려로

자전거를 가질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경수와 준오는 좋은 친구가 된다.

이 책을 읽은 나의 생각은.. 이 책이 작가님 아들의 실화라니 정말 재밌고

신기하고 몰입도 잘 되었다. 아무리 자전거가 갖고 싶었어도 남의 자전거를 훔친

준오가 잘못 했다고 생각 했다. 그리고 정확한 증거 없이 경수를 범인으로 몰아세운 것도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새 자전거를 얻고 좋은 친구도 사귄 준오가 부럽고

대단하기도 하다. 나는 준오처럼 함부로 사람을 의심하지 말아야겠다!

지금은 8월 12일 일곱 시, 오늘 밤 12시가 지나면 다가오는 내일 새벽에는 하늘을 잔뜩 수놓을 유성우가 떨어진다고 했다. 어두운 밤하늘은 별의 아름다운 죽음을 숨죽여 바라보겠지. 나 역시 그 역사에 남을 순간을 놓칠 순 없다고 생각하며, 오늘밤에는 필히 알람시계를 맞춰놔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아름다운 것들의 수명이 얼마나 짧은지 알고 있다. 아무리 아름다워 잊고 싶지 않은 추억이 생겨도, 결과적으로 그 기억은 오래가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차차 흐려진다. 내게 그 사실을 알려준 건, 바로 ‘루키’였다. 루키는 아주 낡은 봉제인형이다. 동생이 생기면서 부쩍 외로움을 타던 내게 부모님께서 쥐어주신 북극곰 인형이었는데, 지금은 너무 낡아 내 곁에서 떠나보내고 말았다. 요즘 부쩍 루키 생각이 나는데, 떠올리려고 할수록 더 멀리 떠나는 느낌이라 속상하기만 하다. 이런 나처럼 아름다운 기억을 함께 나누었던 물건을 잃고 슬퍼하는 한 소년을 만난 건 <파란 자전거를 찾습니다>라는 책을 읽게 되면서였다.

파란 자전거의 주인은 준오라는 남자아이였다. 준오에게는 파란 자전거가 있었다. 이 파란 자전거로 말할 것 같으면 준오가 아주 오랜 기간 엄마를 설득해 겨우 얻게 된 새 자전거였다. 귀하디 귀한 자전거를 잃게 된 건 아주 사소한 실수때문이었다. 여러 학원을 돌아가니다가 자전거를 주차한 장소를 잊었는데, 결국 그 이후에 다시 찾아가 본 어느 장소에도 파란색 자전거는 없었다. 결국 준오는 그 파란 자전거를 찾지 못해, 누군가가 버린 낡고 녹 슨 자전거를 수리해서 타고 다녀야만 했다. 준오에게는 너무 슬픈 일이었지만, 이미 잃어버린 자전거를 다시 찾을 수는 없는 일이었으므로 결국 준오는 현실을 받아들인 것이다.

준오는 아주 잠깐 사이에 자전거를 잃었지만, 평생 동안 그 파란 자전거를 찾을 수 없었다. 순간의 실수가 평생의 상실로 이어진 것이다. 사실 나도 아주 순간의 실수로 루키를 잃었다. 루키는 처음에는 하얗고 푹신푹신했다. 그랬던 북극곰인형이 시간이 갈수록 얼룩덜룩 오염된 대기마냥 회색 빛으로 변해갔다. 게다가 푹 꺼져있는 솜뭉치들 때문에 외형도 점점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그 사실을 느끼게 된 어느 날 나는 순간적으로

‘버리자.’

라는 생각을 하고 말았다. 버린 그 순간에는 다른 새 인형으로 사 채워넣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밤이 되자 루키가 그리워졌다. 루키도 나를 그리워 할 것 같았다. 그래서 다음 날 쓰레기장으로 갔다. 그런데 루키는 없었다. 아마도 쓰레기들만 모아놓은 매립지로 끌려갔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결국 한 동안 나는 밤마다 떠나보낸 루키에 대한 그리움으로 밤잠을 설쳐야했다.

나는 그 뒤로 아끼는 모든 것을 나만의 기억 속에, 나만의 공간 속에 넣어두고 쉽게 버리지 않는 습관이 생겼다. 그래서 지금 내 방은 버려지지 못한 것들로 꽉꽉 메워져있다. 엄마께서는

“이지우! 청소 좀 하자. 이게 방이니? 돼지우리니?”

라고 화를 내시지만 나는 괜스레 뭔가를 버렸다가 후회하는 일을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 버리거나 잃어버린 것들은 결국 어느 순간에는 다시 찾을 없다. 기억조차 남겨지지 않는다. 흐린 기억만 않고 살아가는 것보다 나는 실체를 안고 살아가고 싶다. 애지중지 보살피다가 언젠가 내게서 떠나간더하더라도 지금은 내 얄팍한 마음을 위해 조금 더 내 곁에 그 물건들을 둘 셈이다.

‘자전거를 찾는다고?’

나는 자전거를 타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자전거를 찾는 마음을 잘 몰라서 살짝 재미없을 줄 알았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자전거가 버려져 있을 때 지구가 멸망 할 것 같아서 마음이 흔들렸다.

주인공이 몇날 며칠을 졸라 산 파란자전거를 잃어버렸을 때 슬퍼했지만 자전거를 도둑질해서 양심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주인공, 준오가 친구를 의심하고

“야! 너가 내 파란자전거 훔쳐 갔지?”

라고 주인공이 말했다. 그런데 의심받던 경수가 자전거 도둑이 아닌 걸 알았다. 난 그 주인공이 의심을 해서 이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약에 주인공이었다면 내가 돈을 모아서 자전거를 샀을 텐데…… 주인공은 얼마나 자전거를 아끼길래 그렇게 찾았을까? 그 자전거를 누가 가져 갔을까? 너무나도 궁금했다. 그런데 얼마 후 자전거를 찾았는데 누가 가져갔는지는 알지 못했다. 나는 너무 아쉬웠고, 꼭 찾고 싶었다. 하지만 다행히 자전거를 찾아서, 그렇게 많이 아쉽진 않았다. 나라면 자전거를 가져간 사람을 신고하고 싶었다. 의심받던 친구가 의심을 받았는데도 오히려 주인공을 도와주어서 그 친구가 너무 멋졌다. 의심받던 경수와 달리 준오는 계속 투덜거렸다. 난 이 주인공이 성격도 바뀌고 투덜거리지 않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할아버지께서 버려진 자전거를 수리하시는데 주인공한테 자전거를 공짜로 주셨다. 만약에 팔았다면 돈을 엄청 많이 벌었을 텐데 그 주인공을 위해 페인트를 칠해 주었다. 우주처럼 넓은 마음, 너무 감동적이었다.

마지막에 주인공이 그 할아버지 집 대문 앞으로 살금살금 걸어갔다.

“자전거를 훔치려나?”

라고 걱정됐다. 하지만 주인공이 할아버지가 가져갔다고 의심을 또 했다. 할아버지는 가져가지 않았는데 계속 의심을 하니 짜증이 났다. 그렇게도 파란자전거가 소중했을까!

이제 주인공이 의심을 하지 않고 착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나는 의심을 하지 않고 살아야겠다.

“할아버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