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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4년 07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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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56쪽 | 390g | 137*200*15mm |
ISBN13 | 9788958721307 |
ISBN10 | 8958721308 |
2024년 09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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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굿즈 : POINT OF VIEW 북커버/스탬프/유리 티포트/페이퍼 아크릴 문진/북 백/저널 노트
2024년 09월 30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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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나를 택하지 않았다. 나도 엄마를 택하지 않았다.
나는 엄마와 나, 우리의 관계가 얼마나 웃긴지 생각해 보았나. 나는 엄마를 택하지 않았다. 그리고 엄마도 나를 택하지 않았다. 그냥 우리는 어떻게 만나서 나의 전 생을 엄마와 함께했다. 엄마도 엄마의 생애에 반 쯤을 나와 함께 했다. 나는 나의 친구도 선택하고 애인도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만나고 싶은 만큼만 만난다. 그런데 웃기지, 엄마랑 함께 하는건 우리 서로 선택하지도 않았고, 친구나 애인이랑 함께 하는 것처럼 그렇게 좋은 것만도 아닌데, 더 이상 보고 싶지않다는 생각만큼은 단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 이런 관계를 얼마나 가질 수 있을까. 가족, 그러니까 엄마, 아빠 그리고 형제들 정도일 터. 그리고 아마 미래에 서로 선택하지 않았지만 만나게 될 내 자식이 그것일 터이다.
지난 날에도, 앞으로도 우리 사이에 선택이란 없다.
우리는 가족에 대한 선택권이 없다. 그리고 미래에 또한 헤어진다거나, 보지 않는 다는 따위의 선택도 염두해두지 않는다. 우리의 관계에 예외란 없고, 예외가 없는 것이 맞다. 그것은 하늘이 내린 단 하나의 인연이며, 무엇으로도 대체 불가능한 관계이다. 누구도 선택하지 않았지만, 심지어 앞으로도 선택하려하지 않는 단 하나의 관계. 그 아이러니한, 너무도 편안한, 무한정한 믿음이 보장된 이토록 편하고 좋은 관계가 또 있을까.
생생하게 엄마를 기억하는 연습
단 한번도 가정한 적이 없어서, 아마도 내게 엄마가 없다는 것은 떠올리기 조차 어려운 일이다. 과연 그런 일이 오기나 할지. 분명 우리가 헤어지는 날도 오겠지만 나는 지금껏 가정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별로 생각하고 싶은 일은 아니다. <엄마의 도쿄>에는 엄마를 잃고, 엄마가 있던 자리들을, 엄마가 먹던 음식들을 찬찬히 되짚어 가는 에세이이다. 저자는 생생히 엄마를 기억하고 있다. 글을 읽어 내려가다보면, 그녀의 엄마가 보이는 듯하다. 청바지에, 플랫슈즈를 신은 엄마. 아바의 노래를 듣는 엄마. 그녀의 인생에 대부분을 함께했던 엄마의 모습을 잊을 수가 있을까. 잊혀지기는 할까.
우리는 아마도 엄마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부디 그런 일이 아주 먼 먼 훗날에 아주 먼 훗날에 일어났으면 하지만. 하지만 어쨌든. 우리는 어떻게든 각자의 엄마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그때 나는 엄마의 모습을 좀 더 생생히 기억했으면 싶다. 우리 엄마의 비음 섞인 목소리, 가끔 따라부르던 노래 개여울, 엄마의 마른 다리와 엄마 정강이에 있는 화상자국. 엄마의 살결, 머릿결 같은 것 까지도 생생하게 말이다. 엄마도, 아빠도 생생히 말이다.
엄마 없는 세상은 없다
우리 엄마는 아버지를, 그러니까 나의 외할아버지를 꽤 일찍 여의었다. 아마도 내 나이 즈음이었던 것 같은데, 부모를 여의는 것이 어떤지를 아는 나의 엄마는 요즘 굉장히 불안해 한다. 외할머니가 아프시기 때문이다. 고아가 되어버릴까봐 무섭다고 내게 말하곤 한다. '너는 엄마도 있고 아빠도 있잖아. 나한테는 엄마 밖에 없단 말이야.' 이렇게 가끔은 아이 처럼 내게 말하기도 한다. 엄마없는 세계에 살아간다는 것. 그것은 내게 아직 없다. 그리고 우리 엄마에게도 엄마 없는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미 엄마가 없는 세계에서 저자는 차분하게 자신의 엄마에 대한 얘기를 한다. 문장 문장에 녹은 애정, 그리움이 닿는다. 아마도 나도 그럴 것이기에, 꽈배기 도넛을 보고 마음이 아파올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오지 않았으면 하는 먼 먼 미래에 나도 오뎅 꼬치를 파는 포장마차 앞에서 마음이 아플 것을 알기에 그마음이 와 닿는다.
꿈이란 꼭 그대로 이뤄지지 않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그 주변을 맴돌게 하는 힘이있다.(87쪽)
"너희가 엄마보다 오래 살 테니까 엄마가 더 좋은 거 먹고 너희는 남은거 먹어" (중략)
'엄마 입도 입'이고 '엄마도 인생이 있다'는 지론을 외할머니는 엄마에게 자연스럽게 물려주셨다.(74쪽)
"밥 딜런을 모르는 사람으로 언젠가 세상이 뒤덮이지는 않을까? 그럼 어쩌지 엄마? 그럼 너무 슬프겠다.
근데 음악이 그렇게 쉽게 죽을까? 추억이 그렇게 쉽게 물거품이 될까? 아닐 거야."(148쪽)
나는 나만 힘든 줄 알았다. 나만 아빠가 없고, 나만 금수저 없이 태어났고, 나만 책임이 무겁다고 여겼다. 엄마생각은 못했다.
엄마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잃었다는 것도, 엄마가 우리를 먹여 살리기 위해 밤낮으로 전전긍긍 했다는 것도, 나는 알면서 몰랐고 모르면서 알았다.
내 기분에 따라 상황에 따라 모른척했고, 아는 척도 했다. 엄마에겐 그래서 기도와 묵주가 늘 필요 했던 건지도 모른다. (2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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