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Opp. 10번, 13번
파올로 페타지 (Paolo Petazzi)
1796년과 1798년 사이에 작곡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Op. 10번과 Op. 13번에 나타난 작품의 원숙미는 자신의 첫 번째 시기와 두 번째 시기 사이의 명확한 스타일상의 차이를 설정하는 데 어려움을 주지만, 베토벤의 작품들을 조사해 볼 때 피아노 소나타가 사랑 받는 위치에 있음을 확인해 준다. 여기 베토벤이 사용한 음악적 재료들이 자신의 후기 소나타들에 비해서는 덜 창조적이지만, 베토벤만의 음악적 개성이 보여주는 본질적 특성들은 이미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다. 'Pathetique 비창'은 일반적으로 하나의 전환점이지만(다른 장르의 같은 시기에 작곡된 다른 작품들에서는 흔한 일은 아니지만), 시기적으로 Op. 13번 소나타와 매우 가까운 세 개의 Op. 10번 소나타의 중요성이 폄하되어서는 안된다. 이 곡들은 Op. 2의 세 개의 소나타들보다 더 정확하며, 훨씬 더 개인적이고 인습에 얽매어 있지 않다.
세 개의 Op. 10번 소나타(1798년 출간)중 첫 번째 것은 c단조로, 정확성과 상충감면에서, 베토벤의 가장 유명한 걸작들에서 나타나는 중요한 본질을 예측할 수 있다. 부점으로 표시된 강렬한 에너지로 시작하는 첫 주제부는 전체적으로 오프닝 악장에 들어있는 모든 음악적 재료들과 연결되어 있다. 이 주제부의 활력과 폭풍같은 맹렬함은 두 번째 주제부에서 한껏 드러난 우아함에 자리를 내주지만, 이는 주제 제시부가 조용히 끝맺기 전에, 부점이 있는 시작부의 리듬의 효과적인 재현속에 정점에 다다르는 크레센도에 의해 점차적으로 긴장감으로 채워진다. 발전부의 긴장감은 간결하고, 아주 잘 정리된 반면, 재현부는, 특히 두 번째 주제부에서 그리고 그 주제부의 크레센도 악절에서 아주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두 번째 악장의 서정적 고결함은 두드러진 대조를 창조해 내고 있다: 이 악장은 하나의 단일한 소절로 나누어져 두 영역으로 구분 된다. 세 번째 악장은 빛과 그림자라는 커다란 다양성으로 팽팽한 긴장감과 쉼 없는 흐름을 보여준다. 갈망하듯 상승하는 첫 주제는 빈틈없이 들어차 있고, 간결한 주제 제시부를 따라 한 음역길이의 대조적인 아이디어로 이어진다. 발전부는 겨우 몇 개의 소절(그 소절에서 5번 교향곡을 열었던 유명한 리듬이 나온다)로 구성되어 있고, 재현부는 끝날때까지, 그리고 마침내 초조한 끝맺음으로 이어지기 전에, 두 번째 주제가 아다지오로 내려가 코다로까지 확장된다.
F장조의 두번째 소나타는 독창적인 의식과 자유로움과 다양함이 완전히 순서가 바뀐c단조 작품의 팽팽한 집중을 거스르고 있다. 간결함과 날카로운 대조 대신에, 첫 악장은 놀라움과 예상치 않은 요동, 그리고 매력적인 아이디어로 흘러넘치는 주제 제시부로 빈틈 없는 시적 세계를 보여준다. 발전부(주로 주제 제시부를 종결짓는 모티브상의 대위법적 고안물에 의거해)는 제한되고, D장조의 영감은 있지만 가락이 맞지 않는 잘못된 재현부로 끝맺음 한다.
느린 악장 위치에서, 우리는 세 부분으로 구성된 f단조 알레그레토를 만나게 되는데, 중앙부분은 대체로 이 악장의 야상곡 분위기고, 다양한 주제의 반복을 보여준다. 이는 미뉴에트도 아니고 스케르조도 아니고, 시적인 멜란코리의 신비스럽고 불협화음적인 분위기는 똑같이 하나로 분류되는 것을 거부하는 슈베르트나 심지어 브람스의 작품들까지도 예상케 한다. 베토벤에게 있어서 이는 절대적으로 자신에게만 특별한 것이지, 직접적으로 다른 어떤 것과 결부된 것이 아니다.
프레스토의 둔주풍은 재현부의 독창적인 박력과 원기왕성함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 악장은 형식면에 있어서 새롭다: 푸가나 론도로 명할 수 없고, 아마도 두 번째 주제가 첫 번째 주제에서 파생된 일종의 소나타 형식인데, 강렬한 발전부와 틀림없이 주제 제시부로 확장되고 변형된 재현부를 갖고 있다.
Op. 10 세트의 마지막 작품은 가장 긴 소나타인데 매우 두드러진 대조를 갖추고 있다. 즉각적인 돌진은 프레스토로 개진하는데, 전에 없던 아이디어다. 이 첫 악장은 가장 현격하게 나타나는 다양성을 동기적 재료(독일의 음악학자 칼 달하우, Carl Dahlhaus가 인정했듯)를 단일화 하려는 의도로 혼합시키고 있고, 대체적인 분위기는 밝고 긍정적이다. 두드러진 활력과 화려함을 가진 첫 번째 주제가 두 번째 주제(첫 주제로부터 더 큰 확장으로 갈라져 나와)이후 다시 재현되는데, 새롭고 정교하게 구성된데다, 주제 제시부를 마지막으로, 그리고 물론 정확하고도 단호한 발전부로 이끄는 느리고 묵상적인 아이디어 이후에 나타난다. A장조의 두 번째 주제에 도달하기 전에, 우리가 기준 경과부(modulatory bridge passage)라 예측하는 지점에서, b단조의 새롭지만 더 잦은 칸타빌레 아이디어로 나타난다 - 그러나 이것은 또 다른 하나의 자유로움과, 베토벤이 지금 소나타 형식으로 취하고 있는 바로 그 자신감에 대한 암시이다.
이 느린 악장은 단조 키로는 베토벤으로서는 처음인데, 급격한 대조를 창조한다. 깊이 내관적이고 보통이 아닌 심오함 그리고 강렬함이 있는 이 악장은, 베토벤의 마지막 시절의 몇 곡들에 나타나는 집중된 힘을 일찌감치 기대케 하는 듯, 비극적이고, 환영적인 명상이다. 베토벤은 그의 비서인 쉰들러에게 "멜란코리한 사람의 마음상태"의 기술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고, 이 Largo e mestro 는 슬픔에서 절망의 깊이로 그 마음 상태의 양상들을 불러 일으키는 것처럼 보인다. 구성적 측면에서는, 고통스럽도록 느린 모양의 첫 주제와, 첫 주제의 재료에서 갈라져 나온 더 높은 음역의 두 번째 주제로 이루어져 소나타 형식과 비슷한데, 아주 다른 성질로 보인다. 하나의 발전부에 상응하는 확실한 양상들에 놓여있는, 가운데 파트는 F장조로 시작하는데, 분위기상 하나의 전환점으로, 단순하고 순식간의 전광석으로 부각되는 듯 보이나 그리고 나서는 매우 큰 극적 강렬함과 처량함의 몸짓으로 나타난다. 짧고 다양한 반복부는 피아니시모가 끝나기 전 새로운 강렬함의 정점으로 이르는 광범한 코다로 이어진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미뉴에토의 경쾌한 기품과 투명한 간결미가 주는 대조는 오직 Largo e mestro의 특징을 강조하는데 만 도움을 주고 있다. 더 밝아지는 분위기는 다소 신비스럽고 무상한 성향을 좀 더 유지하기 위한 것인데, 3음표를 기본으로 하는 기운찬 마지막 론도의 주제는 거의 즉흥적이고 불안정스럽다. 주제가 계속해서 예상치 않은 변주와 갑작스런 침묵으로 연주되는 방식과 무엇으로도 약해질 것 같지 않은 오픈 엔딩은 여기 감동적인 악장의 놀라운 특징들중 몇 가지에 불과하다. 이어지는 론도는 명쾌한 첫 악장과 비극적 두 번째 악장 사이에서 대조를 보여주는데, 명확한 답을 발견하지 않은 채 질문을 제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오픈 엔딩은 미해결의 문제를 남기고 있다.
Op. 10/3(1797-98)과 같이 아마도 같은 시기에 작곡된 c단조 소나타 op. 13는 "Grande Sonate Pathetique, 대 소나타 비창" 라는 타이틀 아래 1799년에 출판되었다. 18세기 말에 "pathetic, 비창"의 개념은 수십년 뒤의 리스트나 차이코프스키의 개념들과는 아주 다른 내부적 충돌로 만들어 졌다. 쉴러의 수필 "Ueber das Pathetische, 비창에 대하여(1793)"는 하나의 당당한 윤리적 필요처럼 고통의 묘사와 고통의 묘사에 대한 도덕적 저항으로서의 비극적 페이소스를 기술하고 있다: 베토벤의 이 타이틀은 이런 면에서 이해되어야 하며, 특히 첫 악장의 격렬한 충돌을 참조할 수 있다. Allegro di molto e con brio의 오프닝 주제는, 슬픔의 무게가 위로 솟구치는 그리움에 대항해 펼쳐지는 Grave 악장에 대한 반작용으로 생명력을 얻는 것 같아 보인다. Grave 악장은 단순이 느린 소개 역할만 하지는 않는다; 발전부의 시작부분에 간축된 형식으로 다시 나타나고, 이 악장이 끝나기 전에 다시 한번 나온다. 알레그로 악장에서, 첫 번째 주제의 조율되지 않은 에너지와, 초조하고 서정적인 e 플랫 단조의 두 번째 주제의 "bittendes Prinzip(애원하는 원칙) 사이에서의 변증법적 관계는 베토벤의 작곡가적 탐험기질에서 왜 "비창" 이 결정적인 한 단계로 인식되어 졌는지 설명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E 플랫 장조 첫 주제의 재확인으로 끝나는 아름답게 확장된 주제 제시부는 독특한 밀도감과 간결한 발전부에 의해 조화를 이룬다. 여기 다른 것들 중에서도, 소개부의 첫 주제에서 파생된 모티브들은 그레이브 악장과 알레그로 악장 사이에서 복잡한 관계의 또 다른 양상들을 드러내며 섞이고 있다.
분명한 대조속에, 아디지오 칸타빌레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멜로디의 세계를 열어보이는데 너무 잘 마무리되어 주요 아이디어가 황홀한 명상의 대상이 되면서 다섯 차례(두 개의 중간 구성으로 내부적으로 짜맞추어진)나 반복된다. 론도에서는 주요 주제의 시작과 첫 악장의 두 번째 주제 사이의 분명한 관계가 Op. 13 소나타의 단일성을 추구하고자 했던 베토벤의 또 다른 중요한 암시를 보여준다. 이 론도 주제는, 또한 선행된 두 악장의 동기적 재료와 그밖의 새로운 유사점도 갖추고 있으며, 슬프고, 쉴새 없이 바쁜 음표들은 첫 악장의 표현적인 분위기와 일부 연계되어 있다. 물론 긴장이 일고 에피소드들이 두 번째 악장의 반향들을 포함하는 순간들이 있지만 결국에는 주요 주제의 마지막 모습은 갑작스럽게 극적 마감의 의사표시로 이끌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