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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4년 11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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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12쪽 | 453g | 135*205*30mm |
ISBN13 | 9788954626385 |
ISBN10 | 8954626386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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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9월 20일 ~ 2024년 1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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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15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용인 수지이다. 우리 집 근처에는 ‘광교산’이 있다. 나는 가끔 운동 삼아 광교산을 혼자서 오르내린다. 광교산 너울길은 ‘산너울길’이라고도 한다.
혼자서 터벅터벅 적막한 산길을 오르다 보면, 우리의 삶도 등산과 별 차이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마다 등에 배낭을 짊어지고 한 발 한 발 산을 오른다. 험한 비탈길도 있고 천 길 낭떠러지도 있다. 산을 찾는 마음이 다 같을 수는 없고, 산을 오르는 목적 또한 다를 것이다. 어떤 사람은 편안한 산길을 걷는 것을 즐기고, 어떤 사람은 보기에도 위험해 보이는 암벽 등반을 즐긴다.
산은 인생의 축소판이다. 다들 정상에 오르려 하지만, 반드시 적잖은 땀과 노력을 요구하다. 고통과 난관과 장애의 극복이 있기에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힘들게 정상에 올라도 오래 머물도록 허락하지 않는다. 정상은 춥고 고독한 자리이다.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듯이 정상에 이르면 반드시 내려와야 한다. 하산할 때는 등에 진 무겁던 배낭이 한결 가벼워진 것처럼 마음속을 채운 온갖 욕심도 최대한 가볍게 털어내면서 조심스럽게 내려와야 한다.
나는 산을 오르면서 나 자신에 대해 성찰해본다. ‘성찰’이란 자기를 반성하고 살피는 것을 말한다. 나 자신을 살피고, 지나온 나의 삶을 반성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삶의 궁극적 의미를 온전히 깨닫게 된다.
이 책은 대학을 나와 한 직장에서 명함적 존재로 30여 년을 살아온 중년의 저자 정성채가 일상의 언저리에서 만난 사람들과 세상에 대한 생각을 산책하듯 찬찬히 써내려간 글을 담았다.
이 책의 특징이라고 하면 저자에 대해서 자세히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대학을 졸업했는지, 무슨 회사에 다니고 있다느니 하는 그런 이력이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발견한 것은 저자는 나와 같은 용인 수지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반갑고 친근감이 간다.
저자도 나와 같이 운동 삼아 수지에서 양재까지 걸었다고 한다. 걷기가 어떤 맛인지 알고 싶어 걸어보았다고 한다. “죽전과 분당 구간은 아주 좋았습니다. 진작 이렇게 편히 걸어볼걸 하는 생각을 했지요. 자동차 신경 쓸 일 없고, 누구와 부딪칠 일 없고, 바닥은 폭신하고, 마냥 딴 생각에 몰입해도 아무런 문제될게 없었습니다.”(p.195)라고 말한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어느 늦은 오후의 성찰’에서는 삶의 중반을 넘어선 시간, 중년 남성의 내밀한 심상을 다룬다. 2부 ‘먹고사는 언저리에서’는 먹고사는 일의 팍팍함과 세상에서 밀려나지 않아야 한다는 그 강박에 길들여지는 세월이 지난날의 그리운 것들을 불러낸다. 3부 ‘깨달음이 불편할 때’에서는 경쟁해선 안 될 경쟁, 나눔과 분배 사이, 파생상품 파행상품에 대해 알려준다.
글을 쓴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저자의 글은 재미있고 맛깔스럽다. 김장김치 맛이랄까 입맛을 돋우게 한다. 한번 손에 잡으면 놓을 수가 없도록 끄는 마력이 있다. 이 책이 방황하는 현대인들에게 멘토와 스폰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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