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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4년 11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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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72쪽 | 464g | 150*205*17mm |
ISBN13 | 9791185716039 |
ISBN10 | 11857160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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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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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은 모르지만 그런 것 같기는 했다. 그 언젠가의 내 감정이 실은 내 진짜 감정이 아니었음을. 뜬금없이 주위 사람들에게 화를 내기도 하고, 가끔은 이유없이 불안하기도 하니 말이다. 그러다가 내가 화를 냈다는 사실을 후회하고, 또 언제 그랬냐 싶게 마음 편안한 것을 느끼기도 한다. 사실 내 여러 감정들은 어느 게 진짜인지 잘 모른다. 가끔 "내가 도대체 왜 그랬던 거야" 라는 의문을 하게 된다면 내 감정은 이미 내것이 아니다. 내감정이 모두다 진짜라고? 그러니까 그건 아니라니깐... 그렇다고 모두다 가짜인 것도 아닌 것 같고. 그렇다면 진짜와 가짜가 혼합되어 있다고 보는 게 정답은 아닐까. 동전의 양면처럼 말이다. 동전의 양면이라... 명언일세, 두루뭉실하게 넘어가는 게 코코넛의 처세술이다.
이 책은 상담전문가가 그간 상담해오면서 알아낸 사실로서, 상담받는 이들의 심적고통의 근원은 진짜감정을 숨기고 가짜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상담받는 이들은 대체로 사회관계나 부부관계의 문제를 안고 있기 마련이다. 이들이 겪는 문제는 매우 심각한 것으로 인식되어서 때론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까지 할 정도이다. 제3자가 보면 사소한 것같은 문제이지만, 당사자에겐 그렇게 중요하게 느껴지는 이유를 저자는 그들이 가짜감정을 가지고 그것을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겉으로 드러난 감정이 아니라 저 감정 밑바닥에 웅크리고 있는 감정, 이런 것을 우리들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진영씨가 폭 빠졌던 기천씨의 부드러움과 배려는 건강한 마음상태에서 태동한 것이 아니라 불안과 두려움을 해결하려고 발달된 눈치에서 나왔던 것이다. 기천씨가 마음에 들어 했던 진영씨의 알아서 자기 일을 하는 모습 역시 외로움을 벗어나고자 했던 몸부림이었다.(109쪽)
부정적 감정의 예로 저자는 화, 불안, 외로움, 열등감 이렇게 4가지를 들고 있다. 그리고 가짜감정의 폐해랄까 역기능적 요소를 극복할 수 있는 몇가지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 외로움이나 열등감에 빠지고, 화를 내고 또는 불안해 하지 않을까 한다(물론 아닐수도 있다.). 저자는 이러한 감정들로 인해 고통을 받는 이들의 여러 사례를 통해, 그 원인은 가족의 역사에 있음을 제시한다. 어릴때 아버지로부터 육체적 폭행을 당했거나, 어머니로부터 냉대를 받았거나, 혹은 형제자매의 따돌림을 받았다거나 등등 이러한 경험이 현재 본인들이 겪는 고통의 근원이 되고, 현재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또한 잠재적이어서 본인이 전혀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폭행당한 아들이 다시 폭행하는 아버지가 되고, 냉대받던 딸이 다시 냉대하는 어머니가 되는 악순환이 되고, 그 상황은 그러나 본의 아닌 본인의 후회로 이어지는 불행한 결과가 이어지게 된다. 내 감정이 지나치게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심지어 후회가 되는 행동이 연속된다면, 가만히 어릴적 가족과 함께 있었던 시절로 돌아가 그때의 감정을 되돌아보라. 그러면 답을 구할 것이다.
그렇다면 솔루션은 무엇인가. 이 책에서는 많은 사례가 나온다. 앞서 제시했던 남편 기천과 아내 진영의 사례는 매우 길고 자세하고, 그 밖에도 각종 영어 이니셜로 표현된 20명 넘는 케이스가 나온다(좀 많다.). 각각의 사례는 다르지만 아동기 또는 청소년기의 좋지 않았던 가족상황이 제시되고 그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솔루션은 그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달려있는 듯하다. 내가 이해한 것은 이렇다. 일단 내 감정을 바로 알기, 인정하기, 그리고 제대로 표현하기. 그 과정은 하지만 그리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동안 이렇게 살아온 꿋꿋한 인생이 있는데 하루아침에 그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므로. 그러니 성급한 해결은 기대하지 말도록(인쇄된 상담이어서일까. 책속에서 적절한 구체적 방법론을 찾지 못해 아쉬웠다.).
감정을 꾹꾹 눌러 참다가 별거 아닌 일에 자극받아 걷잡을 수 없이 분노를 쏟아내고 후회한 적이 있는가? 혹은 때때로 올라오는 감정을 무시하고 일만 하다가 공허감을 느낀 적은? 만약 우리가 감정이 느껴질 때마다 알아주고 적절히 표현해줬다면 어땠을까?(173쪽)
하지만 그래도 노력은 해야하겠다는 생각이다. 솔직히 지금 이 시대에 자기의 진짜감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싶다. 신(God)이 사라지고 돈(money)이 지배하는 시대, 노동도 아닌 감정을 생산수단삼아 살아가는 게 일상이 되어버린 게 아닌가. 벌어도 버는 게 아니고 살아도 사는 게 아닌게 요즘의 생활이다. 진짜로 자기 본연의 감정을 가지고 산다는 게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시대이다.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말이다. 행복할까, 불행할까. 이게 행복하다면 좀 이상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아리스토텔레스를 따라 우리는 좀 행복을 추구하도록 하자.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여기 그중의 하나가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의 내 감정이 화나고, 불안하고, 외롭고, 열등감에 차있는가. 그렇다면 진짜감정을 찾아 보자. 그리고 그것을 인정하고, 적절히 표현해 보자. 답을 얻을 수도 있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감정들을 경험한다. 유쾌한 감정도 있지만, 불쾌한 감정도 있다. 분노, 우울, 불안 같은 부정적 감정들을 느끼는 것은 힘들고 때론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회피나 무시, 억압 등의 방법으로 내 감정을 내가 모르는 체 한다. 하지만 그런다고 그 감정의 사라지는 건 아니다. 왜냐하면 감정은 느끼고 표현되지 않으면 절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해소되지 않은 감정은 우리의 무의식 속에 쌓여 호시탐탐 밖으로 나올 기회를 엿보거나, 제발 자기를 알아달라고 떼를 쓴다. |
12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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