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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5년 02월 0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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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56쪽 | 218g | 125*195*10mm |
ISBN13 | 9791185035222 |
ISBN10 | 11850352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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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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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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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복종
에티엔 드 라 보에시 지음
심영길.목수정 옮김
생각정원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고 그 사람을 노예로 삼을 수는 없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노예로 두는 것은 정의에 반하는 행위다. 고로 자유는 자연스러운 것으로 인간은 누구나 자유로운 인간으로 태어나고 또한 자유를 지키고자하는 열망 또한 함께 가지고 태어난다. 짐승들조차도 자유를 빼앗기면 반항한다. 그렇다면 동물보다 우월하다는 인간은 자유와 열망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했는데 어떻게 스스로의 목을 자르는 자발적 복종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엔 무서운 폭력 앞에 두려움 때문에 자유를 포기하는 것 같지만 라 보시에는 아니라고 말한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과 나라들이 단 한 사람의 독재자를 견디는 일이 어떻게 벌어지는지에 관한 질문에 직면하게 된다. 그것을 알 게 된다면 자발적 복종이 이뤄지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선정을 베풀었던 독재자가 폭정을 펼칠까봐 두려워하기 보다는 독재자에게 지속적인 호의를 갖는 게 자연스럽다 여긴다. 그런 과정을 겪다 보면 독재자의 통치를 받는 것이 아니라 독재자의 폭정 피해자가 되고 만다. 결코 우리와 다르지 않는 약한 인간에게 굴종하는 인간들과 나라들은 앞에서 언급한 자유와 그것을 지키고자 하는 열정이 없는 겁쟁이들에 불과한가. 그렇게 치부해 버리는 것이 맞는 것인가. 그래서 스스로 하수인이 되고 마는가
라 보에시는 마라톤 전투의 명장 밀티아데스와 테르모필레 전투의 레오니다스, 살라미스 해전의 테미스토 클레스 예를 들어 소규모의 그리스군이 엄청난 수의 대군 페르시아를 상대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군사력이 아닌 용기에 의한 승리였다고 설명하면서 지배와 탐욕에 대항하는 자유의 승리라고 언급했다. 독재자에게 동의하지 않으면 독재자는 스스로 무너지지만 자유를 버리고 권력의 보호 아래 몸을 숨겨 독재자에게 필요한 사람으로 살기를 원한다면 자발적 복종을 택하는 결과가 된다. 그들의 부귀영화가 영원할 것 같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그렇지 않다고 하지만 우리의 일제 강점기 시대 일본 정부에 빌붙어 온갖 악행을 저질렀던 친일파들이 여전히 호의호식하며 사는 현실을 볼 때 과연 그런지 의문이 고개를 든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시대에는 친일청산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아직 앞으로의 날들이 많이 남아 있으니 기대를 져 버리지 않을 작정이다.
라 보에시는 이런 독재자들의 유형 3가지를 밝혔는데 선거로 권력을 쥔 지배자들은 민중을 황소 길들이듯 취급하고 정복자들은 백성을 노획물로 여기며 권력을 세습 받은 자들은 백성을 그들의 노예로 간주한다고 하였다. 예속 상태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예전 과거 자유인 모습을 잊은 나머지 자유를 찾고자 하는 노력도 불가능해진다. 처음에는 억지로 복종하지만 그 다음 세대는 자유를 접해보지 못해 자연스럽게 복종하게 된다. 자율적 복종의 가장 큰 이유는 관습이라고 했다. 노예로 태어나 노예로 성장하게 되면 자유인의 기쁨과 행복을 모르기에 간절하게 자유를 원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속 상태에 순응하지 않고 인간의 특권을 되살리려는 반듯한 오성과 맑은 정신을 지닌 인물이 반드시 나타나는데 책 서문에 실렸던 대한항공 사건의 사무장과 얼마 전 사망한 중국의 류샤오보와 같은 사람이다. 중국의 민주화 개혁을 요구한 대가로 반체제 인사로 낙인 찍혀 여려 번 수감 생활을 했고 노벨 문화상 수상 역시 중국 정부의 반대로 불참했다. 선정 직후 공안당국으로부터 가택연금 처분을 받은 아내와 연락이 차단된 채 랴오닝 성 감옥에 수감되었다가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 돼 제 1병원에 치료하던 중 사망했다. 류샤오보가 얻고자 했던 것은 자유였다. 자유를 갈망하는 류샤오보의 가슴에는 용기로 가득차 천부의 권한인 자유를 되찾고자 했음이 분명하다. 모든 인간은 자유롭게 태어났으나 가장 소중한 재산을 약탈당하고 속박당해 독재자가 더욱 가혹하게 군림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약자로 만드는 대다수의 군중 속에 반드시 저항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스스로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다.
독재자 아래 작은 독재자들은 자기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약한 사람들을 괴롭히고 독재자의 눈에 들기 위해 자신의 삶을 버리고 인간답지 못한 삶을 산다. 나은 미래를 위해 현재의 자유를 미련 없이 포기하려는 사람들도 많다. 민중을 우둔하게 만드는 독재자의 감언이설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교육과 양육방식이 중요하다고 했던 것을 명심하고 만들어진 독재자의 모습에 속지 말고 자유에 대한 우리의 확고한 의지를 길러야 한다.
이 책은 비록 오래 전에 쓰였던 책이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소중한 의미를 부여하는 책임에 틀림없다. 잊고 살았던 삶을 돌아보고 그냥 묵인했던 우리의 자유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날이 책을 읽는 동안에도 책을 덮은 후에도 계속 이어질 거라 믿는다. 모든 이들이 다함께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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