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두 세시면 일어나 사과 한 개와 커피 한잔에 행복한 아침을 맞는 남자. 차가운 새벽 공기를 벗삼아 세상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건강한 아침 운동으로 자신을 관리하는 모습까지 참 배울 점이 많은 분이구나 생각했다. 28년의 기자생활을 하셨고, 이런 저런 인연들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술 한잔에 깊은 우정을 나누며 행복해 하는 생각보다 소박한 분이셨다. 바보이기를 자청하신 너무나 정직한 분이라고 하겠다.

이 책은 매일 일기를 쓰듯 새벽마다 일어나 그날의 하루 계획과 느낌을 한 페이지 정도 분량으로 적은 글을 모았다. 그래서인지 책 한 권을 읽었다기 보다는 몰래 쓴 비밀일기를 엿본 느낌이다.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그 분을 다 알아버린 것 같아서 나 혼자 친근함을 느끼고 있다. 큰 감동보다는 잔잔한 삶의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고나 할까. 자신과 만난 동료들, 페북 친구들, 학교 선후배들, 가족들까지 한 번 맺은 인연들을 절대 가벼이 여기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 중에 나쁜 사람은 없다는 것을 믿기 때문에 더욱 신뢰가 갔다.

강의실에서 만난 대학생들에게도,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삶 자체가 인문학이며 행복이라고 말씀을 하신다. 불평 불만을 하며 사는 삶보다는 만족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삶을 말씀하신 것 같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너무 큰 부모의 기대로 갈등을 불러오기도 하는데, 전공을 포기하고 바리스타가 되겠다는 아들을 지지하고 믿어주는 모습이 같은 부모로서 본받아야할 것 같다. 정년 걱정 하지 않아도 되는 지금의 자신에게 감사하고, 오랫동안 글을 쓰고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도 많은 공감이 되었다. 고령화 시대에 너무 빨리 정년을 맞는 베이비붐 세대의 고충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 사십대인 나. 예전엔 참 부지런한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운동도 게을리 하고, 모든 일에 의욕도 상실하고 무기력해졌다. 새벽에 잠이 들면 아침을 늘 찌뿌드드하게 시작을 한다. 매일 쳇바퀴 돌 듯 똑같고, 큰 움직임없이 보내는 일상의 연속이다. 새벽을 열지는 못하겠지만, 한 시간이라도 일찍 일어나 좀 더 여유로운 하루를 맞이하고, 매일의 일과도 기록해보는 습관을 가지면 나에게 잊지 못할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훗날 나에게, 내 아이에게 젊은 날의 모습을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즐거움이 있지 않을까 생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