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연필을 알지 못하는 자라 다산북스 나나흰에서 컬러링북을 받기로 하고 색연필을 구입할 때 당연히 파버카스텔을 먼저 알아보았다. 그런데 리뷰를 읽고 블로그에서 각종 색연필 비교 포스팅들을 접하다보니 '전문가용'이라는 프리즈마 베르신에 꽂혔다. 특히 '크림타입의 부드러운 질감'이라는 수식어로 인해 색연필이 비교적 무르고, '선명하고 고급스런 색감'이라는 수식어로 인해 색감이 엄청 매우 선명하리라고 기대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림 결과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색연필은 딱딱했고 색감은 연해 내 기대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사실 오픈마켓에서는 훨씬 싸지만 이런 사치품?은 내 돈으로 구입하기보다는 포인트로 구입해서 나에게 선물하는 묘미가 있어서 예스이십사에서 구입했다. 마침 파워문화블로그 미션수행 포인트와 이주의리뷰 포인트가 두둑하게 쌓여 있었으므로.

곰손인 나는 다산북스에서 나온 신간 "부자의 그림" 컬러링북을 받아서 떨리는 손으로 난생 처음으로 컬러링북에 색칠을 해보았다. 다행히 연필깎이가 날카롭게 깎여서 칠하는데에는 어려움이 없었으나 오히려 힘든 점은 어떤 색을 칠할지 고민하는 일이었다. 24색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칠하다보니 전문가들이 왜 48색, 132색처럼 엄청 많은 색연필을 놓고 작업을 하는지 알 수 있겠더라. 내 생애 안에 이 색연필을 다 쓸 날이 올지, "부자의 그림"에 있는 그림을 다 칠할 날이 올지 알 수 없지만, 앞으로 다시 색연필을 구입할 일이 있다면 더 다양한 색을 갖춘 다른 브랜드 색연필도 경험해보고 싶다.

연필깎이를 옆동네 롯*닷컴(나는 플래티넘+ 회원으로 아무리 작은 상품을 사도 항상 무료배송인데 이게 꽤나 편하다)에서 급히 구입했다. 원래는 편하게 자동 연필깎이를 구입하려고 했는데 가격과 배송료를 생각하니 살짝 아까워졌다. 브랜드 이름 믿고 스테들러에서 나온 2구(보통/ 점보 연필 깎을 수 있는 구멍이 하나씩 있음) 수동 연필깎이를 구입했다. 색연필이 안 깎아져 왔기 때문에(당연한가??) 초반에 24자루를 깎느라 살짝 고생했다. 깎을 일이 항상 일어나지는 않으므로 이제 힘들 일은 없겠지. 엄청 날카롭게 깎아진다. 깎아진 표면이 살짝 거칠게 깎아지는데 색연필 나무의 문제인지 연필깎이 칼날이 너무 날카로워서인지는 모르겠다. 하여간 칼날은 정말 잘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