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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발행일 | 2015년 04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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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92쪽 | 440g | 140*200*18mm |
ISBN13 | 9788966071272 |
ISBN10 | 8966071279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3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을지문덕』은 고우영 화백의 작품 중에서 가장 최근에 발간된 작품이다. 이 작품은 1974년에 발표되었는데 거북이북스 출판사에서 ‘고우영 화백 10주기 추모 복간작품’으로 재출간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이런 작품이 있었다는 것을 제목으로만 들었는데 이렇게 발간된 것을 뒤늦게 알고 최근에 구입했다. 그렇게 만난 책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몇 가지만 적어 보겠다.
첫째, 고우영 화백과의 인연을 생각했다. 내가 고우영 화백을 처음 만난 것은 초등학교 무렵이다. 그때 고우영 화백은 추동성이라는 필명으로 일련의『짱구박사』시리즈를 발표했다. 나와 비슷한 세대의 독자들 중에서 짱구박사를 모르는 이는 드물 것이다. 확립된 캐릭터를 갖고 있는 작가가 흔치 않았던 그 시기에 짱구박사와 그의 아들 짱짱이라는 캐릭터는 당대 최고의 아이콘 중에 하나였을 것이다.
그러나 내 마음속에 그리움으로 자리 잡고 있는 작품은 『짱구박사』보다는 『아짱에』였다. 너무도 오랜 세월이 흘렀으므로 지금은 아짱에의 줄거리가 거의 떠오르지 않지만, 서양 기사의 복장을 한 주인공의 모습은 지금도 또렷하다.『을지문덕』의 리뷰를 쓰면서 생뚱맞게 『아짱에』의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만화체의 짱구박사보다는 사실적인 화풍인 아짱에의 그림체가 을지문덕에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이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내 머릿속에 떠오른 첫 번째 생각이 아짱에이기도 했다.
아, 나는 현재 고우영 화백의 작품은 대부분 소장하고 있다. 일지매, 삼국지, 대야망, 열국지, 초한지, 서유기, 임꺽정, 아라노와 오가노, 홍길동, 80일간 세계일주, 거북바위, 흑두건, 가루지기, 바니주생전, 연산군, 오백년, 놀부전, 통감투, 만화 십팔사략, 수레바퀴 등은 이미 구입했고, 이번에『을지문덕』과 『수호지 1』등 그의 작품 4권을 구입했으니 이제 백여 권에 이르지 않나 싶다. 한 작가의 작품을 이 정도 구입한 독자는 많지 않을 터이니, 저자와 나는 특별한 인연이 있지 않나 싶다.
둘째, 제목의 주인공이 거의 나오지 않는 작품은 처음으로 읽었다. 이 작품의 제목이 『을지문덕』이니, 주인공이 을지문덕일까? 아니다. 을지문덕 장군의 활약으로 수나라 백만 대군을 물리치던 무렵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정작 장군이 등장하는 장면은 10여 쪽(전체 288쪽)에 불과하다. 주인공은 국난을 맞아 자발적으로 외적과 싸운 이름 없는 서민인 달무와 봉녀, 달무의 스승인 석불암 스님과 달무의 벗인 물치와 돌궐족에 부모를 잃은 돌마로 등이다. 고구려 국민 전체의 일치단결로 인해 국난극복이 가능했다는 것을 전달하려는 작가의 의도였을까
셋째, 적국의 인물들에게도 인간성을 심어준 작가의 배려가 아름다웠다. 예전 작품들을 보면 아군의 영웅들은 용맹무쌍하고, 적군은 무지막지하면서도 어리석게 그린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수양제도 무지막지한 인물로만 그리지 않고, 을지문덕의 가치는 알고 있는 인품으로 그리고 있다.
“고구려의 왕이나 을지문덕을 사로잡으면 데리고 오라. 둘 다 뛰어난 인물이니 내 부하로 삼으면 나의 힘이 더해지리라.(195쪽)”
부상을 당한 달무를 구해준 것은 이름 없는 수나라 백성이었다. 그는 수나라 침공을 고구려에 전달해달라는 달무의 부탁을 받고 이런 대답으로 거절한다.
“젊은이, 나도 수나라 사람이 아닌가? 내 나라의 기밀을 적국에 알려줄 수가 있겠는가? 고구려 첩자인 그대를 알리지 않은 것은, 천자 양제의 하는 짓이 하늘 뜻에 어긋나는 일이라……, 입을 다물고 있는 중일세.(206쪽)”
지금의 시점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보일지 몰라도 40여 년 전에 이런 캐릭터를 개발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이 작품에는 그밖에도 양심적인 수나라 신하들을 자주 소개하고 있다. 그것도 역사적인 근거를 들어서…….
이 작품을 누구에게 권할까 나는 감동적으로 읽었다. 그러나 고우영 화백을 모르는 젊은 세대에게는 그런 감정이 없을 수도 있을 것이다. 고우영 화백을 알고 있는 독자라면 향수를 느끼면서 책장을 넘기리라고 생각한다. 고우영 화백의 호쾌한 필체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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