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보시기에 참 좋았더라.”
백 도 웅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좋은 책을 추천하게 되어 기쁩니다. 이 책은 먼저 우리가 하나님과 성서에 대해 보다 폭넓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갖는데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하나님을 진지하고 엄숙하신 분으로만 이해해온 경향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웃음이나 유머를 상상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성서의 이미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성서의 성스러움이나 거룩함에 지나치게 압도된 나머지, 그것이 얼마나 유쾌하고 희극적인지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이 책은 다양한 성서적 근거를 통해 하나님의 웃음과 유머를 재치 있게 드러내줄 뿐만 아니라, 성서의 희극적 특성들을 독창적이면서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주장처럼, 사실 성서 전체를 지배하는 하나님의 주된 이미지는 웃으시는 하나님, 기뻐하시는 하나님입니다. 창조에서부터 하나님 나라의 완성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의 전 역사는 웃음으로 시작해서 웃음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창세기 1장 마지막 절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참 좋았다.” 우리는 “보시기에 참 좋았다”는 표현 속에서 하나님의 웃음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심각함이나 엄숙함이 아니라 기쁨과 웃음 속에서 당신의 역사를 시작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이와 동일한 기쁨과 웃음 속에서 당신의 역사를 마무리하실 것입니다. 궁극적인 역사의 끝은 무시무시한 심판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완성입니다. 예수님은 역사의 끝에 완성될 하나님 나라를 혼인 잔치에 비유하셨습니다(마 22장, 눅 14장). 그 혼인 잔치의 주인이신 하나님은 틀림없이 즐겁게 웃으시고 기뻐하시는 모습일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를 돌아온 탕자에게 베풀어주시는 아버지의 잔치에 비유하시기도 하셨습니다(눅 15장). 마지막 때에 하나님은 잔치를 열어 당신의 되찾은 아들/딸들과 함께 기뻐하시고 즐거워하실 것입니다.
예수님의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의 사역은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시작되어서 부활의 영광과 환희 속에서 마무리됩니다. 이처럼 예수님 또한 사역의 시작과 끝을 기쁨과 웃음으로 장식하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역의 과정도 예외는 아닙니다. 예수님은 세리들과 죄인들과 함께 기쁨과 웃음 속에서 자신의 공생애를 보내셨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잃어버린 양을 다시 찾은 목자에 비유하셨습니다(눅 15장). 잃어버린 양을 되찾은 목자의 기쁨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예수님의 슬픔과 고통은 기쁨과 웃음을 위한 과도기적이고 잠정적인 감정들일 뿐입니다. 예수님은 슬픔과 고통을 궁극적으로 기쁨과 웃음으로 바꾸시는 분입니다. 십자가를 부활로, 죽음을 생명으로, 병자를 건강한 자로, 죄인을 의인으로 바꾸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기쁜 소식”을 전하시는 분입니다. “주님의 영이 내게 내리셨다. 주님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셔서, 가난한 사람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셔서 포로 된 사람들에게 해방을 선포하고, 눈먼 사람들에게 눈 뜸을 선포하고, 억눌린 사람들을 풀어 주고 주님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눅 4:18-19). “기쁜 소식”을 전하는 자의 마음은 또 얼마나 기쁘고 즐거웠겠습니까?
우리는 예수님의 “기쁜 소식”을 들은 자들입니다. “기쁜 소식”을 들은 자들이 기뻐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권면합니다. “항상 기뻐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나님의 뜻입니다”(살전 5:16-18). 하나님은 우리가 항상 기뻐하기를 바라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기뻐하지 못합니다. 세상이 점점 험해지는 탓이기도 하고, 우리의 교만과 욕심이 더욱 커진 탓이기도 합니다. 교만과 욕심은 감사와 기쁨을 원천봉쇄합니다. 불평불만과 욕망의 노예가 되게 합니다. 이 책은 우리가 왜 항상 기뻐하고 감사해야 하는지에 대한 매우 깊이 있고 설득력 있는 대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함께, 많은 이들의 삶 속에 진정한 감사와 기쁨, 그리고 웃음이 넘쳐나게 되기를 바랍니다.
희망의 웃음, 은혜의 웃음
방 연 상 교수(연세대학교 신학과)
웃음은 하나님의 속성이고 계시의 도구입니다. 인간의 어리석음을 보고 화를 내시는 대신에 하나님은 웃음으로 그의 은총을 우리에게 나타내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웃음은 인간에게 향하신 멈출 수 없는 희망의 표현이고 하나님의 인내의 상징입니다. 이 책은 성경에 나타나는 웃음의 전통을 통하여 하나님의 사랑과 의지를 우리에게 가르치고, 우리들로 하여금 운명적인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위로를 받고 소망을 갖고 인생을 웃으며 살게 합니다. 또한 이 책은 기독교 신학에 있어서 웃음의 신학적 의미를 우리에게 가르치고 인생의 아이러니에 대해 웃음으로 대답하도록 가르칩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이래로 웃음은 역사적으로 위험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습니다. 왜냐하면 웃음은 세상과 시대의 이념에 대한 비웃음이고, 이것은 영적인 저항의 영성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활절의 환희는 세상의 악과 죽음, 그리고 우리의 슬픔에 대한 하나님의 아름다운 웃음이고 세상에 대한 긍정입니다. 즉 웃음은 삶의 결론을 하나님께서 쓰시겠다는 의지와 사랑의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웃음은 언어 속에 제한되어 있는 인간으로 하여금 언어를 초월하게 하고, 신의 형상에 참여하게 합니다.
이 책은 성경이야기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웃음과 인간의 웃음에 대한 신앙적인 성찰입니다. 특히 역자는 간결하고 유머 있는 언어 감각을 통해 원 저자의 의도를 독자들의 정서에 맞게 잘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신학연구나 신앙생활이 지루하고 활기 없게 느끼는 사람에게 이 책은 늦은 가을 날 이른 아침에 마시는 커피한잔과 같이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새로운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해줄 것입니다. 웃음을 통해 보이시는 하나님의 지혜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희망의 표현이고 하나님 나라의 예표입니다.
별 볼일 없는 사람을 들어서 잘 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부끄럽게 하시는 하나님의 웃음... 창고를 지어 곡식을 가득히 쌓아놓고 자신의 향락만을 추구하는 사람에 대한 하나님의 웃음...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게 하여 여인으로 기뻐 웃게 하시는 하나님의 웃음... 감춰진 보화를 발견하고 기뻐하는 농부의 웃음을 만들어 주시는 하나님... 걱정근심에 가득 찬 사람들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주시는 하나님의 미소...
이 책,『그리고 하나님이 웃음을 창조하셨다!』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속성을 이곳에서 경험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총과 영원하신 하나님의 사랑의 신비를 기억하게 하고 희망의 웃음을 짓게 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