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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발행일 | 2015년 06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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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24쪽 | 340g | 140*200*15mm |
ISBN13 | 9791195511211 |
ISBN10 | 11955112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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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40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내가 이렇게 아픈데, 왜 그대는 그렇게 아픈가요
“시가 먹은 에세이” 부제부터 굉장히 시적인 느낌이다. 그 느낌을 품고 있는 문구 때문인지 별자리 그림과 ‘내가 이렇게 아픈데, 왜 그대는 그렇게 아픈가요’라는 제목의 구성이 심플하면서도 사뭇 잘 어울린다. 그리고 시작부터 작품의 주된 분위기인 그리움과 아련한 감성을 동시에 자극해 온다. 자신이 이렇게 아픈데 당신은 또 왜 그렇게 아프냐며 말을 건네는 작가. 어린 시절, 사랑하는 어머니를 회상하며 그 이야기는 시작된다.
“슬픔을 먹고 자란 하늘빛 그림자가 너울거리는 눈물이 키운 아이”
아이가 다섯 살이 되던 해에 어머니를 잃게 되고, 그 이후 기나긴 세월을 ‘그리움’이라는 슬픔을 견디며 살아온 아이의 모습을 적절히 표현한 문구가 아닐까 짐작해본다. 슬픔에서 파생되는 눈물. 그 눈물은 어린 아이의 순수한 눈물이었고, 그리움과 보고픔으로 늘 함께 했기에...아이에게선 늘 눈물의 하늘색 그림자가 너울거린다. 아직 어머니의 정이 많이 필요한 때에 안전기지로서의 어머니를 잃은 아이의 심정은 어땠을까. 우리 아이들에게 유년시절 어머니의 품이란 따뜻하고 풍요로움 그 자체, 그 어느 것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그런 부분이다. 다섯 살부터 그 품을 놓아주어야 했던 어린 아이. 잠시 그 심정을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한켠이 찡하게 아려온다.
슬픔이 아이를 키운다. 그래서 눈물이 슬픈가 보다. 그러나 한숨이 젖은 하늘도 푸르고, 푸른 하늘에 그리움들 하나둘씩 고이면 구름이 비가 되었나 보다. 그런 것이 보고픔인지를 묻고 싶다.
- 책의 내용 中 20쪽
어머니를 늘 그리워하며 가난과 함께 살아가는 아이는 또래들에 비해 이미 성숙하다. 그렇기에 보통의 또래들과는 다른 생각과 감정을 지닌다. 대견한 마음도 있지만 아이다운 모습을 너무 일찍 벗어던진 것은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배고픔은 참을 수 있었다. 구멍 난 양말도 참을 수 있었다. 그런 것은 생활이란 것이고, 그런 것은 언제나 이겨 낼 수 있는 그저 시간이다. 실내화가 없어 구멍 난 양말 사이로 나온 발가락에 나무 바닥에서 튕긴 가시가 박혀도 그런 것은 그저 상처였다.
…… (중략)
상처는 아물지만 보고픔은, 기다림은, 그리고 남겨져서 슬픈 그리움은 아물지도 않는다.
- 책의 내용 中 32쪽
자신에게 난 상처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받아드릴 만큼 어머니의 정(情)이 그리웠던 아이. 자신에게 핀 열꽃보다 더 뜨거운 눈물의 불씨로 밤을 보내는 아이. 그 밤에 젖은 솜이불이 밤새 제 울음을 먹었다고 표현하는 아이. 어머니가 얼마나 보고 싶고 또 얼마나 아련했을까. 생각과 동시에 책을 읽는 나의 눈시울도 어느새 촉촉해진다.
다시 그날이 오면 시간이 멈춘 듯 두 눈에 온통 가득 담아 잊어버리지 않을게요.
-책의 내용 中 47쪽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에 대한 갈망을 작가의 문체로, 주옥같은 표현들로 토해내는 에세이. 그 속에서 글귀에 대한 감탄과 사랑에 대한 소중함을 느낀다. 특별히 시인이 에세이 중간 중간에 자리한 시들 중에서 기억에 남는 시 한 편을 소개해볼까 한다.
오늘도
하루가 길어져
노을이
비추이지 않는데
너는 어디서
볼 수가 있는지를 물어도
늘 나를 비추던
너란 약속 같은 보고픔은
어디에서 멈추는지를 물어도
답이 없는 하늘이
너 없는 빈자리를
채우고 들어와
이렇게
여전히 그리워서 그린다
늘 너를 별들이 남긴
이렇게 슬픈 별자리로
자꾸 그린다
- 책의 내용 中 158쪽
작품의 표지에 등장한 별자리 그림이 바로 여기서 나온 것 같다. 그리움 하나하나가 저녁 하늘 무수히 많은 별에 투영되어 슬픈 별자리를 만드는 모습. 작가의 시적 감수성에 감탄하면서 나 또한 문뜩 별이 보고 싶어진다. 마침 새벽에 잔잔한 노래를 들으며 책을 읽고 있기에 창문을 열어 별들을 보았다. 보이는 별들이 오늘따라 슬퍼 보인다. 작품에 등장하는 아이의 눈물 같아서 그런 것일까. 감성을 자극하는 책. 코끝이 찡해오는 아련한 마음을 오랜만에 느껴보았다.
슬프고 아련하지만 그 안에서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김준 시인의 작품 《내가 이렇게 아픈데, 왜 그대는 그렇게 아픈가요》. 감정이입이 아주 잘 되는 책이다. 지금의 자신이 가진 상황과 조건에 감사함을 느끼게 만드는 책. 가족, 부모님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책이다. 사랑은 표현하는 것. 있을 때 충분히 해줘도 모자란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서평을 읽어 주시는 분들께 전하고 싶다. “오늘도 사랑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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