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의 개척자 찌꾸 - '아기참새 찌꾸'를 읽고

찌꾸, 이것은 참새들의 말로 '초원의 개척자'이다.
찌꾸는 한 어린 참새의 이름으로 자신의 이름을 무척 자랑스러워한다.
찌꾸의 아빠는 찌뿌로 초원의 방랑자라는 뜻이다.
찌꾸의 엄마는 찌무, 초원의 시 라는 뜻이다.

찌무는 도시로 와서 찌꾸를 낳고 4일 후에 죽었다. 임신으로 몸도 약한데 도시의 매연, 소음 등을 들으니 몸이 허약해 져서 그렇다. 역시 야생의 참새에게는 자연 속의 자유롭고 아늑한 곳이 있어야 한다.

찌꾸는 아빠처럼 등에 큰대(大) 모양의 점이 찍혀 있다. 색은 보통 참새들처럼 갈색이 아니라 검은색에 가까웠다.

사람과 달리, 참새는 3개월부터 비행 연습을 하고 특성에 따라 빨리 날거나 조금 시간이 흘러야 나는 참새들도 있다. 찌꾸는 태어난 지 3개월 16일이 되던 때에 목숨을 건 첫 비행을 했다. 차도 한복판에서 찌꾸는 힘차게 날아올랐다. 20~30초의 짧은 비행이었지만 3개월 밖에 되지 않은 참새에게는 무척 대단한 비행이다.

찌꾸는 아빠가 사냥을 갈 때 혼자 날아다니며 보통 참새들에게는 불가능한 화려한 비행기술을 연습했다. 찌꾸는 난다는 것이 참새의 자부심이라고 생각했다.

웬만한 거리는 쉽게 날 수 있게 된 찌꾸는 어느 날 사람들이 데모를 하는 곳에 갔다가 최루탄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
.
찌꾸가 정신을 잃었다 깨어나 보니 한 남자 아이가 찌꾸를 밤새 간호를 하고 있었다. 그 아이의 이름은 영훈이였다. 영훈이는 그날 찌꾸를 간호한다고 밤을 새고 학교도 가지 않았다.

이틀도 채 되지 않아 찌꾸의 날개는 모두 나았고 찌꾸는 영훈이 에게 아주 특이한 점을 알 수 있었다.

찌꾸네 가족은 사람들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영훈이는 사람 중에서도 참새의 말을 유일하게 알아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몸이 다 회복된 찌꾸는 아빠의 품으로 돌아오고, 영훈이네 아빠와 영훈이를 자신의 집, 전봇대 위의 둥지로 초대했다.

영훈이네 아빠는 자동차를 운전해 찌꾸를 따라가 찌꾸의 집에 갔다. 영훈이네 아빠는 비디오카메라로 찌꾸와 영훈이가 노는 모습을 찍기도 하였다.

어느날, 찌꾸는 아빠와 함께 한상 상류를 거슬러 가다가 공장폐수로 인하여 피라미와 붕어가 위로 떠오르는 것을 보았다. 신이 난 아빠는 이것을 맛있게 먹었지만 물고기를 처음 먹어 본 찌꾸는 먹지 않았다.

한 하루 정도가 지나자 아빠는 갑자기 몸이 마비되고 점점 시름시름 앓더니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아빠의 유언은 초원을 찾아 떠나라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은 찌꾸는 초원을 찾아 떠났다.

집에서 오랫동안 연습한 찌꾸의 비행 기술은 다른 참새들에 비해 매우 뛰어났다.
 찌꾸는 다른 참새들이 날 수 있는 높이의 한 3배를 날 수 있었다. 참새 같은 작은 새들에게는 찌꾸 처럼 높이 나는 것이 불가능했다. 찌꾸가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높이는 오직 큰 새들만 가능한 높이였다.

바다에 간 찌꾸는 기류를 타면 쉽게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기류타기에 도전했다. 3일 째 기류에 부딪혀 정신을 읽은 찌꾸는 바다로 떨어지지 않았다. 몸의 힘을 다 뺐지만 기류가 찌꾸를 밑에서 받혀 주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에는 4일 만에 기류 타기에 성공했다
.
바다에서는 한 갈매기가 찌꾸를 계속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 갈매기의 이마에는 임금 왕(王)이라는 한자가 새겨져 있었다.
그 갈매기는 부모님이 태어 난지 4일 만에 죽어서 이름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찌꾸는 초원의 꽃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 찌화라고 이름을 지어줬다. 곧, 찌화와 찌꾸는 헤어졌다.

찌화와 헤어지고 난 뒤 외로워진 찌꾸는 다른 참새 무리와 어울리려고 하였지만 다른 참새들은 찌꾸를 피해 다녔다.

참새들이 찌꾸를 피해 다닌 지 시간이 조금 흐르자, 찌꾸는 여자 참새 도미를 만났다.
도미는 숲속의 이슬 이라는 뜻이다. 도미는 찌꾸에게 다른 참새들이 자신을 피해 다니는 이유가 등의 점 때문이라고 하였다.
도미의 할아버지 도솔은 참새의 우두머리로 찌꾸를 환영하고 식구로 맞이하였다.

어느날 참새들이 사는 당산나무에 새매가 공격을 해왔다.  찌꾸는 새매가 쳐들어 왔을 때 아주 큰 활약을 했다.
그들의 무기는 탱자나무 가시에 독버섯 즙을 바른 것이였다. 이것은 깊이 만 박히면 살아있는 생명 모두에 위협적인 영향을 미친다. 당산나무는 마을의 신성한 나무였는데 그것을 무시한 참새 사냥꾼들은 총으로 당산나무를 쏘았다.  하지만 찌꾸가 탱자나무 가시로 눈을 찔러서 참새 사냥꾼은 물러난다.

그것으로 도솔은 죽게되고 찌꾸는 도미와 결혼하여 참새들의 우두머리가 된다. 하지만 도미와 결혼하고 나서 찌꾸는 도미의 권유로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초원을 찾으러 가고 도미에게 다시 오기로 약속을 한다.

찌꾸는 날고 날아 초원에 도착하고 그곳이 동물들의 낙원과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게 되고, 다른 참새들을 데리고 오려고 돌아간다. 하지만 찌꾸가 다시 돌아왔을 때는 참새 사냥꾼들이 와서 당산나무에 불을 질러 많은 참새들이 희생된 이후였다. 그때, 도미는 알을 품으며 찌꾸를 기다리느라 몸이 아주 허약해 진 상태였다. 하지만 찌꾸는 남은 참새들과 도미, 그리고 태어난 아이들과 초원으로 가고, 그 후로 참새들은 초원을 항상 꿈꾸며 산다고 한다.

이 책은 나에게 많은 감동을 준 책이다.
다른 참새들과의 다른 점 때문에 힘들기도 하였지만 자신과 다른 것을 극복하고 살아남은 찌꾸가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찌꾸는 등의 점과 깃털의 색 때문에 처음에는 무리에 어울리지 못했다.
하지만 곧 마음을 열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날기에 몰두한 찌꾸는 나의 동갑내기 우상이다.

나는 보통 쉽게 좌절하고 한번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는 끝까지 잘 어울리지도 않는 편이다. 하지만 자신의 단점을 인정하고 장점을 더욱더 키워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찌꾸는 참 대단하다.

이 세상에 찌꾸 같은 사람이 있을까?
 아마 사람들의 끝도 없는 욕심 때문인지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들을 볼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 조차도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찌꾸의 발밑 만큼도 안되는 사람 일지도 모른다. 내가 만약 찌꾸와 같은 사람이였다면 내 생활은 순식간에 바꿔 질 것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는 피해 다니던 나는 그 친구와 어울리며 친구의 장점을 찾아가게 될 것이고, 많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찌꾸가 그런 성격을 가지게 된 것은 초원 덕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초원을 찾겠다는 목표가 찌꾸의 마음과 생각을 자극하면서 찌꾸는 당돌하면서도 겸손하고 창의성이 점점 커지게 된다.
초원을 향해 가고 싶은 생각에 높고 높게 날며 나는 기술은 보통의 참새들과 극과 극의 차이로 뛰어나게 되고 찌꾸의 자신감과 열정은 점점 커지게 된다. 찌꾸, 아주 작은 참새이지만 그 열정과 겸손함은 웬만한 사람보다 훨씬 뛰어나다. 사람이 참새를 본받는 다면 조금 이상할 지도 몰라도 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