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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발행일 | 2015년 07월 3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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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44쪽 | 376g | 152*225*20mm |
ISBN13 | 9788994965642 |
ISBN10 | 8994965645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19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아이가 어릴 때, 나는 아이 교육에 관해서 약간은 방임적인 태도를 취하였다.
아이는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고 건강하게 잘 놀기만 해면 되었지, 아가나 다름없는 아이에게 교육이란 단어를 갖다 붙이는 것이 싫었다. 교육이란 단어가 학습적인 것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닌데도 나는 그런 부분이 더 크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수면 교육이라는 단어조차 싫다. 무슨 자는 것까지 교육을 시키냐. 수면 습관이라고 좀 해줘라. (내가 느끼기에)너무 이른 나이에 교육한답시고 전집 몇질씩 들이고 학습지 시키면서 안하는 우리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는 것 마냥 “엄마가 너무 무관심한 거 아니냐.” “애한테 투자해야 한다.” “집에 책(전집을 말하는 것임) 좀 들여라.” 하고 고만고만한 아이 키우는 엄마들이 비아냥과 잔소리를 해댈 때 생각이 든 게 “니들은 애 다 키워놓고 그런 소리 하는 거냐!!!” 였다. 일찍 학습시킨다고, 일찍 아이를 책벌레로 만든다고 아이가 나중에 늦게 시작한 아이보다 더 공부 잘하고 더 나은 삶을 살거라는 말에 절대 동의하지는 못하겠다. 소심해서 대놓고 말은 못했지만.-_-; 워낙 그런 게 당연한 사회 분위기여서 나만 이상한 엄마가 되는 기분이기도 했다. 내 첫 아이는 심지어 늦된 아이여서 내 생각과 안 맞는 그런 말들이 유난히 더 불편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같이 놀던 아이들이 돌 지나고 하나 둘씩 어린이 집에 갈 때 우리 아이는 집에서 끼고 있었다. 돌이 지났을 때는 아직 걸음도 못 뗀 아이가 친구들에게 치이는 게 불쌍해서, 두돌이 지났을 땐 기저귀도 못 뗀 아이 얼집 선생님에게 밉보인다거나 바로바로 기저귀 안 갈아줄 것 같아 안보냈다. 그때 워낙 어린이 집에 대해 안좋은 기사가 많이 올라오기도 했었고 주변 엄마들에게 들은 얘기도 많아서이기도 했다. 아이가 금방 안갈아주면 기저귀 발진이 바로 올라오곤 해서 내가 또 기저귀 갈이에 예민하기도 했다. 여름엔 천기저귀를 주로 사용해야 할 정도로 아이의 발진이 좀...심해서 많이 신경 쓰는 편이었다. 유치원에 입학하기 바로 전에 혹독한(?) 배변훈련을 통해 기저귀도 완벽하게 뗀 후에 유치원에 입학을 시켰다. 다른 친구들은 어린이집 다니면서 친구들에게서 자극받으며 이미 뗀 기저귀를, 상대적으로 늦은 월령에 시작해서인지 금새 해냈다. 그렇게 아이를 키우고 유치원에 보내고 나니 나도 더 이상은 학습적인 부분에 무관심할 수는 없는 때가 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학습지 하나를 같이 보다가도 아이의 답답한 반응에 버럭질 하는 내가 싫어서 엄마는 엄마일 뿐 선생님과 같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학습적인 부분은 오로지 기관에 의존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집에서 어느 정도는 엄마가 돌봐주고 같이 해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걸 늦게서야 인지한 것이다. 아이는 유치원에서 배우는 것들을 너무 좋아했고(특히 영어) 원에서 보내온 교재를 집에서도 여러 번 읽고 또 읽다 못해 끼고 자기까지 했다.
그러던 아이가 벌써 6살... 이제 내년 1년만 더 유치원 생활하고 나면 초등학교에 들어갈테고, 초등학교에서 중고등학교에서 배울 지식의 기초를 다지게 될 텐데, 내가 어떻게 이끌어줘야 아이에게 도움이 될지 이미 애를 다 키워 놓은(^^;)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아이의 공부를 봐주다가, 아이의 고민을 같이 고민하면서 버럭질하는 엄마는 이제 졸업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어떻게 변해야 아이에게 도움이 될까??
초반에는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보여서 바로 몰입하기에 힘이 들었다. 그런데 읽을수록 저자는 아이 교육문제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아이 교육 때문에 엄마들이 놓치고 지나갈 수 있는 것들도 짚어주고 있어서 신선했다.
많이 공감했던 부분은 한 우물만 파면 다른 잠재력은 놓칠 수 있다는 것. 나는 아이가 어느 것에 재능을 특별하게 보인다고 하더라도 그 부분만 올인해서 키워줄 생각은 없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올인해서 성공한 게 아니기도 하고 하나만 잘한다고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란 걸 사회생활 하고서야 느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공부를 어느 정도는 해줘야 잘하는 걸 실패했을 경우 아이가 다른 세계로 옮겨 갈 수 있는 기회가 문이 넓어진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을 때 나 역시 고민하던 부분인데 고민상담 해주던 친구가 그랬다. “좋아하는 건 취미로 해야한다.”고. 나는 좋아하는 걸 버리고 다른 세계로 갈 용기조차 없었다. 너무 그것만 하고 살아서. 나의 부모님은 자식이 하고 싶어하는 것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은 분들이셨는데 좋은 결과를 안겨드리지 못해서 죄송했고 지치고 힘들어서 도피하듯 이제 그만하고 다른 걸로 먹고 살겠다고 말씀 드렸을 때도 부모님은 “너무 안달복달하며 살지 말고 편하게 살아라.” 하시면서 오히려 위로해 주셨다. 그래서 더 속상하고 눈물이 났다. 내가 왜 이 길만 고집했을까. 시야가 좁은 것도 아니고 다른 곳을 볼 수 있는 시야도 없었다. 3남매 중에 가장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는데 해주신 만큼 성공해서 돌려드리지 못해서 죄송했다.
이제 유치원생인데 초중고때 어떻게 해야할지, 이런저런 고민거리에 연관된 이야기들과 미처 생각 못했던 것들마저 담겨있어서 많이 공감간 부분도 있었고 초반에 읽기 시작했을 때 실망했던 마음이 완전히 사라지고 만족스러웠다. 그렇다고 해답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세세한 방향 제시는 해 주었다. 결국 내 아이를 키우면서 하는 선택은 오로지 남이 아닌 부모니까.
미국 중고등학교 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서 미국 유학을 생각하는 아이와 부모님이 봐도 좋을 것 같다. 한국에선 미국 고등학교에 대해 보여지는 것이 공부는 조금 대충? 하고, 나머지 시간은 원하는 스포츠 하고 친구들과 캠핑도 가는 늴리리 맘보 생활같이 보이지만 실상은 한국 학생들 못지않게, 아니 그 이상 바쁘고 고된 학교생활을 이야기 해주고 있다. 어떻게 보면 중고등학교 때에 공부만!!! 하는 게 무미건조한 생활이라 한국 학생들이 불쌍한 것도 같지만 공부만!! 해야 하는 상황과 공부외에 여러 가지 두루 잘해야 하는 상황을 골라야 한다면 차라리 공부만 해야 하는 상황이 좀더 수월하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똑같이 고생하는 거라면 공부만 하는 것보다 두루두루 접하면서 잘하게 되는 게 평생 살아야 할 아이에게 훨씬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한국에서는 벌써 언제까지 예체능을 끝내야 하고, 언제까지 책을 많이 읽어놔야 한다는 공식 같지 않은 공식이 엄마들 사이에 퍼져 있는게 나는 참 씁쓸하다. 예체능이라는 게 잠깐 하고 만다고 아이에게 득이 되는 것이 아니고 책이란 것은 꾸준히 평생 읽어줘야 자신을 성장시키는 데에 도움이 되는 건데 엄마들마저 입시교육에 맞추기 위해 아이에게 수박 겉핥기식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학교 커리큘럼 또한 학년이 높아질수록 예체능 과목은 등한시 하는 분위기라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삭막해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세대 때도 고등학교 1,2학년 때까지만 음악, 미술, 체육 과목이 시간표 안에 있었지만 정말 미미했고, 고3 때는 시간표 안에 있는 체육 수업이 유명무실하게 자습시간으로 대체된 적이 많아 학교에서 공부하면서 정신을 환기 시킬 여유가 없는 게 아쉬웠는데 요즘 아이들은 어떨까 싶다. 일주일에 한번일지라도 노래 부르는 그 시간, 실기 시험 때문에라도 해야했던 악기 연습, 이젤에 그림 그리던 시간, 운동장에 나가서 뛰던 그 시간이 나는 정말 좋았다. 이 책은 저자의 자녀들의 유학 성공기 같아 보이지만 그것만은 절대 아니다. 아이를 교육시키면서 엄마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나 태도에 관한 이야기인데... 다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입시교육에만 몰두해야 하는 우리 나라 분위기를 생각한다면 차라리 유학을 보내고 싶은 엄마들이 많아질 것 같다. 공부만 하며 크는 아이보다 공부와 예체능 두루두루 열심히 하며 크는 아이가 정서적으로도 한 인간이 커가는 데에도 훨씬 도움이 되지 않을까? 아, 결론은 “우리나라 교육이 문제다.” 라고 말하는 것 같다. 나는 그래도 아직은 우리 나라 좋은 나라라고 믿고 싶다. 교육 문제 좀 수정해 주시길...;;; 내 아이는 이렇게 삭막하게 학교생활 하게 하고 싶지 않다. 사교육 안할 수 없는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지도 않다. 난 유학 보낼 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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