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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발행일 | 2015년 05월 2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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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76쪽 | 596g | 145*200*30mm |
ISBN13 | 9788965702627 |
ISBN10 | 8965702623 |
2024년 09월 09일 ~ 2024년 10월 10일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뉴욕타임즈 21세기 최고의 책 100대 도서 『파친코』, 『채식주의자』 선정
2024년 07월 15일 ~ 2024년 10월 01일
소진시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7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이 책을 서평하기에 앞서 솔직히 밝히겠다. 난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난 보통 책을 고를 경우 약간의 책의 정보라도 알고 보는 편인데 이 책은 박하
출판사의 이벤트에 당첨된 이유도 있지만 여하튼 아무런 정보 없이 이 책을
만났다. 미국의 40살 남짓한 작가의 450여쪽이 넘는 그의 3번째 장편소설 <일어나라!
불면의 밤을 넘어>는 정말 밤(Night)만큼 어둡고 심해(深海)만큼 깊다. 이 책을
완독한 지금도 그 깊이는 헤아리지 못하겠다. 마치 발이 땋에 닿지 않는 바다에
있는 기분이다. 이 책은 저명한 언론사들의 리뷰가 보여주듯 한 편의 블랙 코미디
영화만큼이나 위트 있으면서도 담아내는 메세지는 심오하다.
미국 뉴욕의 치과의사인 폴 오로크르 라는 사람의 시점으로 돌아가는 이 소설은
현대문명과 종교 그리고 인간, 이 세 꼭지점의
현대 사회에서 돌이킬 수 없는 관계를 풍자한다.
이를 풀어내는 방식이 굉장히 재밌는데, 폴은 일단 현대문명을 싫어한다. (혐오한다
는 편이 더 맞겠다.) 별 것도 없으면서 십 분마다 본의 아니게 확인하게 되는 스마트폰, (자신의 최愛구단인 레드삭스의 정보를 놓치지 않고 불 수 있게 해주는 최신식 문명),
이제 인터넷 없이는 업무조차 볼 수 없게 된 업무환경때문이다. (자기보다 스마트폰에 더 죽고 못사는 간호사(이자 전 여친)인 코니 때문인지도 모른다. ) 이는 이 소설의
본격적인 발단인 자신을 사칭하는 SNS 때문에 더 확대된다.
그는 위에서 언급하였듯 SNS를 싫어한다. 요즘 같은 시대에 그것도 뉴욕에 잘나가는
치과를 차렸으면서 자신의 홈페이지 하나 만들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날 누군가가
자신을 사칭하여 자신의 치과 홈페이지를 차렸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 '닥터 오로크르'
로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만들어 알 수 없는 소리를 늘어놓는다. 이는 최대의
관심사를 곧 부르는데 바로 폴이 싫어하는(싫어한다기보다 그 밖의 세상에 있는)
'종교' 얘기를 늘어놓기 때문이다. 이는 곧 성경얘기(아말렉인, 울름, 그리고 유대인)
처럼 보였고(나중에 알고보니 허구였다.) 뜨거운 감자와 같은 주제인 '종교'를
하루가 멀다하고 SNS상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늘어놓아 그 사람은 폴을 자극하고
미치게 하였다. 하여 폴은 이 사람을 만난 후로 전과 확연히 다른 생활을 하게 된다.
SNS(컴퓨터 활동 포함) 와도 먼 사람이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이 사람과
메일을 주고받고 종교를 두고 입씨름을 하게 된다.
자신은 그 사람에게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사람은 자신을 사칭하여
SNS활동을 한다. 자신에게 얻을 것도 없는데 왜 그러는걸까? 폴은 알 수 없는
이 상황에 미칠 지경이다. 그러나 그 사람은 폴의 인생을 바꿨다.
'당신은 당신을 얼마나 아십니까?' 라는 이 질문 때문이다.
이 소설에서 그려진 폴은 이렇다. 폴은 어릴 적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로 정서가
불안한 아이로 자랐다. 매일 자신이 잠들 때까지 '엄마 자?' 를 수십 번 물으며 귀찮게
구는 아이였다. 대학교 때는 여자 친구를 사귀었는데 여자 친구가 기숙사에 없으면
기숙사방에 몰래 침입하여 여자친구의 옷가지의 냄새를 맡으며 안정을 찾아야만 하는
아이였다. 여자친구를 사귀면 그들과 하나가 되고 싶어했다. (그들의 완전체인 '가족'의 일원을 소망하였다.) 최근엔 코니 라는 유대계의 여자친구가 있었지만 이도 잘 풀리지 못했다. 그의 여자친구들은 하나같이 그를 정상적인 사람으로 받아주기 힘들어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뉴욕의 잘나가는 치과의사처럼 보이지만 속은 어린 아이인, 어쩌면 아직 어른은 되지못하는 사람이었다. 자신은 모르는 사람과 접촉하는걸 싫어했지만 실은 그는 매일같이 어디에서 오는지 모르는 손님을 상대하고 그들의 이야기도 들어주는 직업을 가졌으며
종교를 싫어하지만 그의 여자친구는 유대인이고 다른 유능한 치위생사인 벳시 콘보이는
기독교인으로 늘 그에게 복음을 전달하였다. 그는 혐오하고 싫어하는 것으로부터 자신을
분리하는데 성공했다고 믿었을지 모르지만 실은 늘 그의 주위에 1미터도 안되는 곳에 있었다. 현대기술문명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는 이제 뉴욕에 치과를 개원한 후 돈을 벌기 위해 사는 사람이었다. 하나라도 병실을 더 만들기 위해 원장실도 없앴고 꽤 많은 돈을 벌었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공허한 사람이었다. 이게 비단 '폴'만의 모습일까?
'폴'은 온라인상의 도난 당한 자신의 이름을 찾기 위한 뜻하지 않은 여행을 하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나는 왜 이렇게 살았을까? 왜 전전
긍긍하며 살았을까? 왜 레드삭스를 한번이라도 놓치면 불안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을까?
왜 남들처럼 그저 한 번이라도 시냇물 흐르듯 시간에 자신을 맡기며 살지 못했을까?
난 남들처럼 살지 않을거고, 남들처럼 SNS에 하루를 쏟으며 살지 않을거고,
패배자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처럼 되지 않을거라 믿어왔으나 사실은 정작 자신도
자신을 모르며 살아왔고 레드삭스 한번 놓치면 끙끙대는 미련한 놈인 사실은 자신도
별반 다른 놈이 아니란 것을.
위에 언급하였듯 이 책은 현대문명, 종교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세 꼭지점으로 하여 전개되는 소설이다. 갑작스런 SNS의 명의도용을 시작으로 하여 뜻하잖은 긴 여행을 떠나지만 외려 그 여행이 자신의 정체성을 돌아보게 해준다는 내용은 솔직히 어렵긴 하나 작가의 위트 있는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게 하는 소설이었다. 2014년 퓰리쳐상에 이어 맨부커상, 그리고 이외에도 다수의 상을 수상한 작가답게 같은 소재로라도 전달하는 방식이 유니크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을 덮으며 궁금한 것이 생겼다. 조금이라도 더 자신을 알게 된 폴은 '불면'을 끝내고 아침에 눈을 뜰 수 있으려나? 그러면 나는? 나는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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