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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중
발행일 | 2015년 09월 0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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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20.90MB 파일/용량 안내 |
ISBN13 | 9788932316796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13일 ~ 2024년 09월 18일
상시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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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관상' http://blog.yes24.com/document/7419916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연약한 임금 문종이 자신의 사후를 걱정하며 수양대군이 역모의 관상인지 당대 최고의 관상가에게 묻는 것이었지만 정작 수양대군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는 그는 다른 사람의 관상을 보고 임금에게 잘못 고할 수 밖에 없었다. 사진기술이 없던 시절이니 보통 사람들이 왕의 피붙이가 어떻게 생겼는지 짐작이나 할 수 있겠는가. 한국화의 초상화에는 곡필이 없었다니 차라리 잘 그려진 초상화를 보고 관상을 보는게 나을 뻔 하였다는 생각까지 든다.
먹고 살기 급급했던 이들에게 초상화야 언감생심 바랄 수 없는 호사이겠으나 왕실의 일원이나 나라의 공신은 조정에서 화원을 보내 초상화를 그려주었다. 영정조 시절 오랜 기간 재상으로 있었던 채제공의 초상에 눈은 사시로 뺨에는 마마자국을 정직하게 남기고 윤두서의 자화상에 한올 한올 세심히 그려진 무성한 수염은 한국 초상화의 엄정한 정신을 보여주는 듯 하다. 게다가 그림옆에 덧붙여진 감상은 초상화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이명기와 김홍도라는 당대의 화가가 각자의 장기대로 이명기는 얼굴을 김홍도는 의관을 그렸음에도 정작 그림의 주문자인 서직수라는 이는 "유명한 화가지만 한 조각 내 마음은 그리지 못했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가 마음을 어디 숨겼기에 뛰어난 화가들에게 들키지 않았다는 것일까? 나에게는 그의 초상에 그의 불편한 심기가 보이는 듯한데...
요즘 방송에서 '정도전'이라는 사극을 방영중인데, 태조 이성계가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 어진이 남아있으니 비교해보시라. 조선 개국의 시조라고는 해도 그의 어진이 한때는 26점이나 있었다니 그림을 정치에 이용했다는 나폴레옹에 버금가는 인물이 아니었을까 상상해본다. 그러나 지금 유일하게 남은 이성계의 어진은 경기전에 있던 것을 베낀 이모본이며 원래의 그림은 예에 따라 불태워서 항아리에 넣어 파묻었다니 왕실의 태를 묻듯이 그들을 그린 그림도 그런 대접을 받았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왕실과 조정대신만 초상화를 남긴 것은 아니다. 다양한 내력을 가진 내시, 스님, 기생들도 초상을 남겨서 그들의 정신 한 자락을 후손들에게 전하고 있다. 신선한 충격을 느끼게 한 초상화는 작자 미상의 '환월당 진영'인데 얼굴이 아니라 '환월당대종사진'이라는 글자가 적힌 초상이다. 환幻자를 운을 삼아 "헛된 몸으로, 헛된 세계에 나타나, 헛된 설법으로, 헛된 중생을 제도했도다"라는 제자의 발문이 붙어있으니 온갖 것이 다 허상이라는 대종사다운 초상이다.
책의 1부와 2부는 제목과 부합하지만 3부의 풍속화와 4부의 산수화는 한 권으로 묶기에는 동떨어진 내용이 아닌가 한다. 조상들의 정신을 닮은 초상화에 대한 공부만으로 한 권을 엮었더라면 더 깊이와 밀도가 있는 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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