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제목이 참 웃기다. 나부댕이. 이름만 들어서는 무슨 내용이고 나부댕이가 뭘 말하는 건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하지만 표지를 보면 금방 눈치 챌 수 있다. 나부댕이는 나무늘보라는 걸 말이다. 나무늘보를 키울 수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도록 허락해준 아이의 부모님이 더 대단해보였다. 난 엄마의 반대로 키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더 부럽기도 했다. 

 요즘엔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이 많다. 내 친구 중에서도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경우를 많이 봤다. 제일 친한 친구 다예도 ‘토토’라는 치와와를 키운다. 사진을 보여줄 때마다 너무 부럽지만 엄마에게 얘기해봤자 반대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엄마가 반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강아지는 털이 많이 빠지고 똥오줌을 매일 치워주어야 하고, 산책도 시켜야한다며 할 게 많다고 했다. 책 속의 엄마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다. 그래서 목욕시키지 않아도 되고 산책이 필요 없는 동물이라면 키울 수 있게 해준다고 했더니 나무늘보를 데리고 온 것이었다. 

 실제로도 나무늘보를 키울 수 있을까? 책 속에서는 택배상자에 나부댕이가 담겨서 오던데 그게 가능하다면 나부댕이라도 키우고 싶다. 내가 나부댕이의 주인이라면 할 수 없는 일이 아니라 잘 하는 일을 시킬 것이다. 노는 것도 마찬가지다. 나무늘보가 잘 움직이지 않으니까 둘이 놀 때는 눈싸움 같은 걸 하면 재미있을 거 같다. 

 주인공 아이는 나부댕이를 훈련시켜봤자 바꾸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냥 있는 그대로 나부댕이의 능력을 인정해주어야 한다. 느리지만 여유가 있고 잠이 많지만 그래서 더 키우기 좋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나부댕이는 참 훌륭한 반려동물이다.

 나는 사실 내 키가 너무 작은 게 불만이었다. 3학년 중에서 아마 제일 작을 거다. 학교에서도 맨 앞에 앉고 의자에 앉으면 발이 바닥에 닿지 않아서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다. 저번에는 친구가 나를 놀리기까지 했다. 그 때 너무 속상해서 울기도 했는데 다행히 다른 친구가 딱 적당한 키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위로해주어서 마음을 풀 수 있었다. 나도 나만큼 작은 친구가 힘들어하면 꼭 진심으로 위로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키가 조금 작아도, 조금 느려도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야겠다. 느린 나부댕이야 느려도 괜찮아, 넌 충분히 멋지단다!

 나부댕이는 나무늘보입니다. 나무늘보를 한 번도 본적은 없지만, <주토피아>라는 영화에서 엄청 귀엽고 웃긴 나무늘보가 나오기 때문에 이 동물에 대해서 모르는 건 아닙니다. 나무늘보는 어떤 재주가 있을까요? 책을 읽기 전 무척 궁금했습니다. 그 재주가 무엇인지 알게 되면 우리 강아지에게도 시켜보고 싶었답니다. 

 책 속의 여자아이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어했습니다. 작년의 저랑 똑같았어요. 저도 강아지를 사달라고 몇년씩이나 졸라대서 겨우겨우 강아지를 얻게 되었거든요. 소녀의 엄마는 조건을 내렸습니다. "산책 시키지 않아도 되고, 먹이를 안 줘도 되고, 목욕 시키지 않아도 되는 동물을 찾아봐!"

 그런 동물이 있기나 할까요? 하지만 소녀는 찾아냈답니다. 백과사전에서요. 그건 바로 "나무늘보"였어요. 너무 느리고 거의 매일을 잠만 자서 뭘 해줄 필요가 없었거든요. 

 소녀는 나무늘보에게 나부댕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옆집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재주를 가르쳐 주고 싶었지만 제대로 되는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나부댕이는 계속 잠만 잤어요. 친구 메리가 놀려대는 바람에 막무가내로 나부댕이 공연 무대를 준비했지만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만 있는 나부댕이 때문에 공연은 완전 실패로 끝나버렸어요. 

 저도 거의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저희 집 반려동물 토토를 처음 만나고 재주를 가르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여러가지를 연습 시켰어요. "앉아!" "하이파이브!" "엎드려!" 이런걸 가르쳤어요. 저는 오랫동안 가르치니까 성공했어요. 잘 할 때마다 간식을 줬는데 그게 습관이 되니까 꾸준히 되어서 이젠 간식을 안줘도 잘 해요. 나부댕이에게도 간식을 주면 재주를 익혔을까요?

 나부댕이는 재주는 없지만 그래도 귀여워요. 모두가 다 그런거죠. 저도 못하는 게 있어요. 사람도 잘 하는 게 많은 사람이 있고 안그런 사람도 있으니까요. 전 특히 공부가 많이 어렵고 힘들어요. 그 중에 수학이요. 분수의 덧셈과 뺄셈이 너무 어려워서 숙제를 할 때마다 힘이 들어요. 그래도 집에서는 꾸준히 연습하고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을 잘 듣는게 습관이 되면 토토처럼 언젠가는 잘 하게 되겠지요? 꼭 그랬으면 좋겠어요. 실력이 많이 늘어서 수학경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타 보는게 제 꿈이에요. 세 번 나갔는데 그 중 두 번만 장려상을 받았거든요. 저도 토토를 닮아볼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