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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5년 10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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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12쪽 | 468g | 152*225*30mm |
ISBN13 | 9788994502465 |
ISBN10 | 89945024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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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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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19일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에 대해 강제해산 결정을 내렸다. 진보를 표방하던 한 정당이 통째로 사라진 순간이다. 사법살인이라는 논란도 있었지만 사회적 시선은 냉담했다. '종북'이라는 꼬리표가 가져온 결과다.
한때는 200만표가 넘는 유권자 지지를 받기도 했고, 통합진보당 전신인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따지면 15년 세월을 지켜왔지만 이 모든 것을 송두리째 부정당한 셈이다.
그런데 바로 1개월 후인 2015년 1월 통진당 해산 결정의 핵심근거가 됐던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음모죄(내란선동은 유죄)가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으면서 헌재의 결정이 지나치게 정치적 의도를 가졌던 것 아니냐는 주장이 다시 제기됐다. 물론 그렇다고 사라진 정당이 다시 부활한 것은 물론 아니다.
이 책은 그 모든 과정을 직접 겪었던 통합진보당 당직자들의 담담한 자기반성과 진보정치에 대한 성찰의 글이다. 사법적 판단에 대한 반론이나 당시 냉담했던 진보진영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글이 아니라는 점에서 거부감이 한결 덜하다.
많은 사람이 통합진보당의 해산에는 수구세력의 전례 없는 공안탄압이라는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한 측면에서는 타당한 의견일 것이다. 소크라테스와 갈릴레오, 서구의 혁명세력과 사회주의 정당, 조광조와 허균, 동학농민항쟁과 학생운동 등 한국사회를 비롯한 전세계 모든 지역과 국가에서 당시의 체제와 이념에 반하거나 권력자들의 전횡에 저항하는 개인과 세력은 유례 없이 탄압을 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체제와 권력자들이 새로운 사상이나 세력을 탄압한다고 하여 새로운 사상이나 세력이 항상 패배하거나 좌절하지는 않았다. 과학은 신앙을 극복했으며, 프랑스 혁명과 러시아 혁명 그리고 서구의 좌파 정당은 오랜 탄압과 공격을 뚫고 승리를 거두었다. 한국사회에서도 마찬가지 아닐까?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저자들은 진보정치의 실패를 인정하면서 우호적 여론이나 민주주의라는 대의에 입각해 통합진보당을 지원해야 한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실패한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고로 이 책은 통합진보당과 진보정치가 실패한 책임이 당사자들에게 있다는 시각에서 출발해 그것이 무엇인지 밝혀보려는 치열한 노력의 산물인 셈이다. 외부의 탄압에게만 책임을 돌리거나 외부적인 조건만을 탓해서는 스스로 변하여 상대방과 조건을 극복해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인터넷을 뒤져보면,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이라는 진보정당 14년을 거치면서 정당의 주류정파의 생각과 행동을 비판하고 비난하는 비주류측 관점의 출판물을 많지만, 주류의 입장이나 관점에서 진보정당사를 기술하거나 입장/관점/태도를 밝히는 출판물은 거의 없다.
그런 측면에서도 이 책은 진보정당 14~5년의 흐름과 평가를 균형감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저자들은 현실정치에서 적지 않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왜 통합진보당이 스스로를 긍정적이고 진취적 사고의 담지자로 진보적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키지 못했는가 하는 뼈저린 후회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이 책에 담아냈다.
4명의 공동저자가 명망가가 아니라 실무당직자라는 점도 선입견을 줄이는데 일조했다.
저자들은 통진당 해산결정 이후 독서모임을 만들어 6개월 동안 토론을 하면서 얻은 고민의 결과를 담담하게 책으로 엮었다. 이들은 진보정치의 실패와 통진당이 보여줬던 아마추어리즘과 국민과의 괴리 등을 비교적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다.
또 예민한 주제라 할 수 있는 종북논란에 대한 진보진영의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지, 북한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떠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에둘러 가지 않고 정직하게 말하고 있다. 이들은 "종북 이념으로 한국에서 정치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그럴 의사를 가진 정치세력도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정치는 신앙이 아니며,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주장과 논리는 도태되기 마련"이라고 잘라 말한다.
또 경제민주화, 무상급식 등 복지확대, 재벌해체 등 진보진영이 앞장서 제기했던 이슈가 보수정당까지 채택하고 수용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진보정치의 고민은 한층 더 깊어지고 세련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저자들 스스로가 인정하고 있듯이 반성과 성찰이 주를 이루다보니 대안모색에 대한 비중이 많지 않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구체적으로 책 내용을 살펴보면,
어찌됐든 격동의 현장을 보냈던 진보정당 당직자들이 스스로의 실패와 좌절을 인정하며 기울였을 술잔들이 눈에 선하다.
그래서일까 작가 장정일은 "정치에 관한 책이 이토록 마음을 아프게 할 줄 몰랐다"면서 "참혹하고 아름다운 '실패하라 더 낫게 실패하라'는 좌우명을 누군가 독차지해야 한다면 그것은 진정 이들의 것"이라고 추천사로 대신했다.(‘정치에 관한 책’이 이토록 슬플 줄이야 (장정일 독후감) http://www.sisain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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