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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06년 12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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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04쪽 | 350g | 150*210*20mm |
ISBN13 | 9788952763686 |
ISBN10 | 8952763688 |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그 누구도 타인의 고통을 저울질할 수 없다>
이 책에서 작은 신사는 조금 특별한 두더지이고, 주인공은 벳이다.
내가 조금 특별하다고 한 이유는 이 두더지가 말을 할 수 있고, 영생을 누리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두더지는 이러한 것들을 축복이 아닌, 저주라고 생각하며 평범한 두더지가 되고 싶어한다.
주인공인 벳은 우연한 기회로 작은 신사를 만나게 되면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놀며 서로에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하지만 후에 작은 신사가 평범한 두더지로 돌아가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게된 벳은 서운함을 느끼며 작은 신사를 조금씩 멀리하지만 작은 신사의 진심을 알게 되고, 결국 그의 소원인 ‘평범한 두더지로 돌아가는 것’을 들어주게 되며 정말 작은 신사는 그렇게 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훨씬 두꺼운 책을 읽을 때보다도 정말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책들은 대부분 희망차고 교훈적인 내용을 담아서 책을 다 읽었을 때 ‘나도 저렇게 살아야지!’ 혹은 ‘나는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책은 그런 단순한 사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나 자신에게 물음표를 던지며 나라면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했던 책이었다.
이 책의 줄거리 자체는 앞서 적은 대로 길지 않고 단순하다. 하지만 내가 느끼고 알게 된 것은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 내가 이 글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삶과 죽음’에 대한 행복의 기준이다. 책 속의 작은 신사인 두더지는 영생을 누리는 존재였고, 일반적인 사람과는 다르게 신기한 마술도 쓸 수 있는, 어떻게 보면 모두가 원하는 바를 가진 존재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막상 당사자인 두더지는 자신의 그러한 특별한 점들을 저주라고 생각하며 벳에게 끊임없이 자신이 평범한 두더지가 되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여기서 나는 누군가가 간절히 바라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불행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만일 나에게 소원을 들어주는 요정이 나타난다면 어떤 소원을 빌지 상상하곤 했는데, 그 때 항상 빠지지 않고 들어가 있던 소원 중 하나가 ‘우리 가족 모두 죽지 않고 무한대로 살게 해주세요.’였다. 그렇기에 나는 더욱더 작은 신사가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렇게 단순히 오래 살면 좋은 것 아냐? 라는 생각이 아니라, 좀 더 깊고 넓게 생각해보았다. 그때 떠오른 것이 바로 ‘안락사’였다. 단순히 판타지 소설책을 읽고 안락사라니, 너무 과대해석한 것 아니야?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삶을 끊는 것을 생각하니 바로 안락사가 떠올랐다.
현실에서 안락사를 하는 경우는 동물이든 사람이든 미래에 현재 상황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보장이 전혀 없고 당사자가 고통만 받을 수 밖에 없을 때가 대부분이다. 이때 고통이란 현실에서는 대부분 병에 의한 신체적인 고통이겠지만, 이 책 속 두더지에게는 영생을 누리기에 오는 많은 것들에 대한 회의감과 끝없는 외로움 등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누구도 타인의 고통을 저울질할 수 없기 때문에, 여기까지 생각을 마쳤을 때 비로소 나는 두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강아지를 키우기 때문에 안락사에 대해 많이 듣고, 알고 있는 편이었는데 이 작은 신사를 읽고 다시금 삶과 죽음, 안락사에 대한 것들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 누구도 ‘정답은 무엇이다.’라고 말하기에는 힘든 주제이지만 한 가지 정확한 것은 타인의 고통을 나의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 누군가에게는 원하는 바를 가진 동경의 대상일 수도 있고, 또는 그 반대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나를 어떻게 느끼고, 무엇을 원하는 지 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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