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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발행일 | 2007년 02월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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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89쪽 | 350g | 크기확인중 |
ISBN13 | 9788987445274 |
ISBN10 | 8987445275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1월 30일
뉴욕타임즈 21세기 최고의 책 100대 도서 『파친코』, 『채식주의자』 선정
2024년 07월 15일 ~ 2024년 11월 08일
문학 PD가 보내는 백 번째 편지 : 100호 기념 기획전
2024년 09월 20일 ~ 2024년 11월 30일
2024년 08월 02일 ~ 2024년 11월 30일
2024년 11월 01일 ~ 2024년 11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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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하찮은 것의 소중함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돈이 많거나 높은 지위, 아니면 비싼 아파트나 좋은 차... 그것들은 아닐 것이다. 작고 하찮은 것들에게 다가가 그 존재의 가치를 발견하고 행복해 하는 그 순간이 바로 꽃시절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방황을 꿈꾼다. 방황하는 그 순간만큼 내가 나인 경우는 달리 없었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악착같이 잡고 있는 것을 잠시 떼어 놓고, 또 떠날 수밖에...” (7면, 저자 서문 중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저자의 이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위해 일을 하는지도 모른 채 바쁘게 사는 것도 모자라 늦은 시간 텅 빈 사무실에서 홀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있노라면 이러한 생각은 더욱 절실할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는 건 그게 바로 현실이기 때문이다. 당장 밀린 카드값을 생각해야 하고, 자동차 할부금과 아파트 청약을 위해 붓고 있는 적금을 떠올려야 한다.
저자 또한 그렇게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적당히 현실에 만족하며, 남들처럼 직장을 다니고 돈을 벌고, 소비하는 반복되는 일상을. 하지만 그는 그런 소비지향적인 삶을 과감히 떨쳐 버리고 작고 하찮은 것들의 소중함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꽃들에게 길을 묻다>는 그의 이러한 가치관과 작고 하찮은 것들을 찾아 떠돈 10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애초에 이런 류의 책을 펴낼 것을 염두에 두고 전국을 떠돌아다녔다면 그에게 10년이란 세월은 무의미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마음만 먹으면 잘 갖춘 문장력으로 몇 자 적고, 임팩트한 사진 몇 장 찍어서 책으로 펴낼 수 있었을 테니까. 하지만 그의 책이 그것들과 다른 건 그가 작고 하찮은 것들을 바라본 세월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을 찾아 떠돈 그의 발걸음이 묻어있기 때문이다. 1년을 담가 내놓은 장맛과 오랜 세월 숙성시킨 장맛이 같지 않듯 이 책은 천천히 오래 두고 볼수록 그윽한 멋과 향기 풍긴다.
그의 글과 사진은 그래서 기다림과 여유가 있다. 조급해하지 않으며 무엇을 찾고자 방황하지도 않는다. 그저 길을 따라 걷다 만난 풍경과 그 풍경 속에 담긴 삶의 모습, 바람 불면 바람 부는 대로, 눈이 오면 눈이 오는 대로 자연이 빚어내는 풍경과 희로애락을 느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의 정서가 그대로 전해져온다. 그리고 그러한 여유가 없으면 도저히 돌아볼 수 없는 작고 하찮은 것들의 울림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현실의 삶을 살고 있는 나는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가야 한다. 먼 훗날 자연 속에서 자연을 느끼며 살고 싶은 욕망이 있지만, 현실이라는 굴레를 벗어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글을 만나고 좋은 풍경을 보니 잠시나마 내가 그 그림 속에 서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때가 쉽지 오지 않더라도 작고 하찮은 것들을 더 소중히 여겨야겠다는 마음가짐도 가져본다.
* 좋은 글귀
“사람들이 매년 1월 1일 떠오르는 해를 숨죽이며 바라보는 이유는 바람 찬날 나무의 맨살을 뚫고 나오는 꽃처럼 신산을 견디며 보다 새로운 삶을 꿈꾸기 때문일 것이다. 꿈꾸는 자는 지치지 않는다. 언제나 시작을 위한 각오가 새롭듯, 희망 가득한 세상을 오늘도 우리는 꿈꾸고 있는 것이다.” (41면)
“가장 소중한 것은 각자의 마음속에 있다. 가장 아름다운 것도 마찬가지로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 이면에 추구하는 바가 달라도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들에는 사랑과 애착이 깔려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래서 사랑은 그 어떤 가치보다 고귀한 것이다.” (44면)
“발과 머리는 서로 상대적이다. 머리는 생각하고 상상하지만 발은 현실을 지탱하고 붙어있다. 머리는 바람에 쓸려 휘날리지만 발은 험한 일을 하기에 항상 냄새가 난다. 그러니까 우리가 존재하는 힘은 신발에서 나오는 것이다.” (79면)
by 꽃다지, 2007년 4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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