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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발행일 | 2002년 02월 2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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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0쪽 | 418g | 220*280*15mm |
ISBN13 | 9788983941695 |
ISBN10 | 8983941693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우리 할아버지는 얼마 전 상대방의 잘못으로 교통사고를 당하셔서 돌아가셨다. 너무 갑작스럽게 돌아가셔서 할머니와 아빠, 큰아빠 등 우리 모두 너무 많이 슬펐고, 너무 많이 울었었다. 며칠 전 할아버지가 계신 대전 현충원에 다녀온 뒤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우리 할아버지는 40년 째 택시운전을 하셨다. 날마다 아침 일찍 일어나셔서 일을 하러 가셨고, 오후에 돌아오셔서는 할머니와 함께 등산을 다니셨다. 내가 기억하는 할아버지는 좀 무뚝뚝하긴 했지만 늘 부지런하셨고, 우리를 많이 사랑하셨다. 또, 내가 상을 받거나 시험을 잘 치면 잘했다고 칭찬하며 꼬박꼬박 용돈을 주셨다. 그래서 나는 우리 할아버지가 참 좋았고, 돌아가셨을 때는 너무나 슬펐다. 평소에 자동차나 교통사고에 대한 두려움이 별로 없었던 내가 할아버지 사고 이후로 자동차를 조심해서 다니기도 한다. 요즘은 엄마, 아빠도 마지막 인사는 항상 ‘운전 조심하세요’라고 끝이 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 블레이크의 할아버지도 돌아가셨는데, 블레이크는 처음에 자신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을 기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왜냐하면 블레이크의 할아버지가 블레이크에게 그다지 잘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며 장난감이 고장 나면 고쳐주시던 할아버지가 없게 된 것을 계기로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을 아쉬워하고 슬퍼하게 되었다. 나도, 블레이크도 할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더 잘해드릴 걸 하는 마음을 지금 갖고 있는데, 이제 와서 그런 후회를 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게 슬프고 속상하다.
요즘 나에게는 두 가지 소원이 있다. 첫 번째는 현충원에 묻혀 하늘나라에 계신 우리 할아버지가 땅에 있을 때보다 더 행복하게 사시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할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폐렴에 두 번이나 걸렸는데 잘 이겨내시고, 전립선 암 수술도 거뜬히 이겨내신 적이 있다. 그것처럼 혼자 남아계신 내가 가장 사랑하는 할머니도 할아버지처럼 건강하게 우리랑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다.
“할머니, 저도 할아버지처럼 항상 부지런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사람이 될게요. 그러니 우리 함께 행복해요.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는 걱정마세요. 저와 가족들이 할머니가 많이 웃을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할머니, 할아버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요!”
내가 제목만 보았을 때에는 굉장히 재미있는 이야기처럼 느꼈지만, 첫 페이지를 읽으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내용부터 시작되었다. 주인공 브레이크는 할아버지가 짜증나는 분이라고 했다. 브레이크를 부르실 때 할아버지 마음대로 소니짐이라 바꾸어 부르시고, 담뱃재를 아무데나 버리셔서 엄마를 힘들게도 하셨다. 함께 살기 전에는 평생 시골에서만 사셨는데, 그래서인지 도시 아이들이 무르다고 늘 말씀하셨다. 할아버지가 주인공 브레이크 집에 오신 후 브레이크는 자기 방을 내드리고 다락방으로 옮겨 가야만 했고, 자기가 평소 좋아하는 음식을 먹지 못하고 할아버지가 좋아하시는 구운 감자와 스테이크만 주로 먹어야 했다. 할아버지는 “내가 너만 했을 때에는 말이다” 하시면서 양떼를 몰거나 양털을 깎던 일, 홍수에 휘말렸던 일 같은 옛날이야기를 해 주셨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브레이크는 과거 할아버지 말씀을 수백 번 들어서 지겹게 느껴졌는지 그런 이야기를 이제는 듣지 않아도 된다고 했고, 더 이상 다락방에서 자지 않아도 된다고 했고, 엄마와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하지만 브레이크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의 삶이 마냥 편할 줄 알았는데 엄마가 왜 우셨는지 알 수 없었다.
나라면 어땠을까? 우리 친할아버지도 때로는 나를 짜증나게 하신다. 우리 집에 오셨을 때 주무시고 가라고 말씀드려도 엄마가 힘들다며 매번 일찍 가신다. 우리 할아버지는 평소 술을 좋아하셔서 인지 할아버지 곁에 가면 술 냄새가 난다. 나는 그런 것들이 싫었다. 근데 요즘 대상포진이라는 병에 걸리셔서 많이 아파하시고 평소 좋아하시던 술도 안 드신다. 엄마랑 아빠가 걱정을 하시니 내 마음이 안 좋다.
나는 가족이 행복한 것이 좋다. 주인공 브레이크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니 할아버지의 자리가 텅 빈 것을 느끼고 슬픔과 할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느꼈다. 나는 그러고 싶지 않다. 우리 할아버지는 내 곁에 계신다. 그러니 돌아가시기 전에 할아버지께 더 잘해드려야 겠다. 나는 무지무지 운이 좋다. 친할아버지, 친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모두 살아계시니 말이다. 근데 걱정이다. 어떻게 해드려야 잘 해드리는 건지 잘 모르겠다. 그 점은 곰곰이 생각해 봐야겠다. 근데 많이 웃으시게 해 드리는 것이 가장 잘 해드리는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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