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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니티의 지층들

현대사회론 강의

이진경, 이수영 | 그린비 | 2007년 03월 10일 리뷰 총점7.6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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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년 03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455쪽 | 666g | 153*224*30mm
ISBN13 9788976829757
ISBN10 8976829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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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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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2명)

저 : 이진경 (이진경,본명 : 박태호)
지식공동체 수유너머104 연구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인문사회교양학부 교수. 『철학과 굴뚝청소부』를 시작으로, 자본주의와 근대성에 대한 이중의 혁명을 꿈꾸며 쓴 책들이 『맑스주의와 근대성』『근대적 시·공간의 탄생』『수학의 몽상』『철학의 모험』『근대적 주거공간의 탄생』『필로시네마, 혹은 탈주의 철학에 대한 10편의 영화』 등이다. 사회주의 붕괴 이후 새로운 혁명의 꿈속에서 니체, 마르크스, 푸코, 들뢰즈·가타리 등과... 지식공동체 수유너머104 연구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인문사회교양학부 교수. 『철학과 굴뚝청소부』를 시작으로, 자본주의와 근대성에 대한 이중의 혁명을 꿈꾸며 쓴 책들이 『맑스주의와 근대성』『근대적 시·공간의 탄생』『수학의 몽상』『철학의 모험』『근대적 주거공간의 탄생』『필로시네마, 혹은 탈주의 철학에 대한 10편의 영화』 등이다. 사회주의 붕괴 이후 새로운 혁명의 꿈속에서 니체, 마르크스, 푸코, 들뢰즈·가타리 등과 함께 사유하며 『노마디즘』『자본을 넘어선 자본』『미-래의 맑스주의』『외부, 사유의 정치학』『역사의 공간』『우리는 왜 끊임없이 곁눈질을 하는가』『사랑할 만한 삶이란 어떤 삶인가』 등을 썼다. 『코뮨주의』『불온한 것들의 존재론』『삶을 위한 철학수업』『파격의 고전』 등을 쓰면서 지금 여기에서의 삶을 바닥없는 심연 속으로 끌고 들어가고 있다.
철학연구자 겸 번역가. 제도 바깥에서 자유로운 공부를 하고 싶어 연구자들의 공동체 <수유너머>에 있었고, 현장에서의 활동을 위해 <수유너머 길>을 꾸렸으며, 철학에 집중하기 위해 잠시 혼자서 프리랜서의 삶을 살았으나 혼자 살기의 어려움을 깊이 깨닫고, 현재는 <감이당>과 <남산강학원>의 도움에 의지해 함께 공부하고 운동하고 강의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섹슈얼리티와 광기』, 『미래를 창조하는 나』, 『권력이란 ... 철학연구자 겸 번역가. 제도 바깥에서 자유로운 공부를 하고 싶어 연구자들의 공동체 <수유너머>에 있었고, 현장에서의 활동을 위해 <수유너머 길>을 꾸렸으며, 철학에 집중하기 위해 잠시 혼자서 프리랜서의 삶을 살았으나 혼자 살기의 어려움을 깊이 깨닫고, 현재는 <감이당>과 <남산강학원>의 도움에 의지해 함께 공부하고 운동하고 강의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섹슈얼리티와 광기』, 『미래를 창조하는 나』, 『권력이란 무엇인가』, 『에티카, 자유와 긍정의 철학』, 『순수이성비판 강의』, 『실천이성비판 강의』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요하네스버그의 천사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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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전체 4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 『모더니티의 지층들』은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현대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모더니티(근대성)로 다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주장으로 시작한다. 현대사회를 일컫는 ‘탈근대’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흔히 현대사회와 근대사회 사이에 어떤 근본적인 단절과 불연속성을 상정하지만, 그것이 사실일지라 하더라도 지금의 현대사회를 이해하려면 ‘근대’라고 불리는 세계의 특징이 ‘현대’라고 불리는 우리 시대에 어떻게 지속되고 있는지, 또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이진경, 「근대사회와 모더니티」, 19쪽).

1) 합리성-계산가능성-통제가능성의 폭력
『모더니티의 지층들』의 편저자인 이진경의 설명에 따르면, “모더니티, 혹은 근대성이란 근대적 형태의 합리성을 뜻하고, 그것은 계산가능성을, 그리고 계산에 따른 통제가능성을 그 원리로 한다”(같은 글, 38쪽). 즉, 근대성의 대표적인 특징으로서의 합리성, 그 원리로서의 계산가능성과 통제가능성이 근대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세 축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세 가지의 축을 구체화한 것은 뉴턴에 이르러 절정에 오른 과학혁명, 그리고 그 과학혁명을 가능케 했으며 그 성공에 도취되어 자연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수학화하고자 했던 ‘보편수학’(mathesis universalis)이었다.
사실 계산가능성과 통제가능성 자체는 어떤 일을 매우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환영받을 만한 것이다. 가령 “내가 지금 2억 원 하는 저 아파트를 산다면, 그걸 갚기 위해 한 달에 100만 원씩 20년을 모아야 원금을 갚을 수 있을 것이고 이자까지 포함하면 얼마를 더 갚아야 할 것이다. 이런 계산이 서면 그게 내 수입으로 가능한 일인지, 혹은 그렇게 반평생을 빚을 갚으며 살 것인지 등을 예측해서 ‘합리적으로’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계산하는 것은 그저 계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계산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할 것을 요구하는 명령문을 함축”하고 있으며, 좀더 근본적으로는 “계산될 수 없는 것들을 우리의 사고나 삶에서 배제하고 제거하거나, 아니면 계산가능한 것으로 단순화된 방식으로만 살아남게 만든다”(같은 글, 39~43쪽). 손해가 날 듯한 일은 하려 하지 않으며 거꾸로 이익이 날 듯한 일이라면 무리해서라도 하는 경우가 전자의 예라면, 계산할 수 없는 갯벌의 생명체나 숲 속 나무들의 가치를 경제적 이득과 비교해 계산하려 들거나 아예 파괴하고 부수는 경우는 후자의 예에 속한다.

2) 자본주의:자본의 욕망=자본가의 욕망=대중의 욕망
『모더니티의 지층들』의 글쓴이들은 이런 공동의 문제의식 아래에서 합리성-계산가능성-통제가능성으로 이어지는 모더니티의 폭력이 이른바 봉건사회를 어떻게 근대사회로 변모시켰는지(제2부), 그리고 근대인의 모습과 습속을 어떻게 뒤바꿔 놓았는지(제3부) 차례대로 살펴본다.
우선 합리성-계산가능성-통제가능성은 인간이 먹고사는 방식을 뒤바꿔놓았다. 즉, 자본이 지배하는 사회, 혹은 자본가들이 지배하는 사회라는 뜻의 ‘자본주의’를 탄생시켰다(이진경, 「자본주의, 혹은 자본의 공리계」). 그런데 자본주의는 끝없이 자기가치를 증식하려는 자본의 욕망이 곧 자본가의 욕망이 되며, 그런 자본가의 욕망이 대중의 욕망이 되는 사회이기도 하다(“이윤을 추구하는 억누를 수 없는 정열, 금에 대한 거룩한 갈망”!).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해졌을까?
이진경은 들뢰즈와 가타리의 초코드화(overcoding)라는 개념을 빌려 이를 설명한다. 원래 봉건제에서는 사회를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들, 즉 노동, 재산(부), 활동의 흐름에 일련의 규칙을 부과하는, 서로 통분불가능한 일련의 상이한 코드‘들’이 있었다. 가령 영주와 농민은 ‘인간’이라는 하나의 범주 아래 묶일 수 없었으며, 그에 따라 해야 할 활동도, 활동하는 방식도 서로 달랐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이 일련의 상이한 코드들을 하나의 단일한 코드 아래 포섭한다. 이것이 바로 초코드화이다. 가령 어른이나 아이나, 내국인이나 외국인이나, 농촌이나 도시나, 취업자나 실업자나 동일하게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는 노동의 규칙 아래 종속되는 것이 바로 자본주의인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런 초코드화가 바로 합리성-계산가능성-통제가능성의 결과이다. 더 많은 이윤을 거둘수록 좋은 것이라는 합리적인(rational) 이유(reason)를 위해, 어떻게 해야 이윤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는지를 계산(calculate)하고, 그에 저해되는 요소들을 포섭하거나 파괴하는 식으로 통제(control)해서 나온 결과가 바로 자본주의이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이 평화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으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코드들을 분쇄해야 했기 때문이다.

3) 근대사회로의 변모와 근대인의 등장
예컨대 봉건제에 존재했던 노동의 코드를 분쇄하기 위해 자본주의는 모든 인간들을 신분적 제약 조건에서 해방시켜 자유롭게 이동하며 자신의 노동력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인간으로 만들었으며(이진경, 「자본주의와 이동의 문제」), 저 옛날에는 노동과 구분됐던 활동조차 이윤창출을 위한 노동으로 변모시켰다(이수영, 「자본주의와 노동의 체제」). 또한 서로 등가화할 수 없는 ‘선물’의 증여라는 기존 공동체의 원리를 서로 등가화할 수 있는 ‘상품’의 교환이라는 원리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모든 재화를 화폐라는 단일한 척도로 계산하도록 만들었다(디디, 「화폐의 권력, 반화폐의 정치학」).
이뿐만이 아니다. 자본주의는 도시를 생산·유통·서비스의 중심지로 변모시키고자 기존의 도시공간을 교통로 위주로 재편하면서 기능적으로 분할했다(장보혜, 「근대도시의 형성과 그 원천들」). 이런 도시의 급속한 산업화로 인해 인구가 도시로 집중되어 건강과 위생이라는 문제가 발생하게 됐을 때에는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라는 미명 아래 인구를 관리하고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창안했으며(최진호, 「폴리스의 정치학」), 노동자가 저축을 통해 주거문제를 직접 해결하게 만들고 집을 소유케 함으로써 그를 ‘가장’으로 만드는 가족주의 전략을 고안해냈다(이진경, 「근대적 주거공간의 계보학」). 또한 자본주의는 노동력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장래의 직업, 혹은 경력에 적합한 학업’이라는 관념을 만들어내 아이들을 거리에서 쫓아내 학교나 집으로 밀어넣었고, “아이들을 찾아서 학교의 교실을 향해, 아이의 방을 향해, 사회 도처의 시선이 감시와 통제를 멈추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냈다(오선민, 「역사 속의 어린이, 어린이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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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이진경, [모더니티의 지층들]
평점8점 | s******e | 2011-01-12 | 신고


 

 

1.

책을 읽기 전 표지에서 [모더니티의 지층들]이라는 제목과 그 아래의 ‘현대사회론 강의’라는 부제목 사이에서 잠깐 의문이 들었다. 일반적으로 ‘modern’은 ‘현대의’라는 의미로 번역되고 있으니 문자 자체의 의미로만 본다면 제목과 부제목 사이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이지만, 그런 ‘modern'한 사고방식과 생활체계를 의미하는 모더니즘(modernism)이라는 단어는 ’현대주의‘ 보다는 바로 앞 시기를 가리키는 ’근대주의‘라는 용어로 더욱 익숙하기 때문이다.

보통 역사를 고대-중세-근대-현대와 같이 구분할 때에는 각 시대별로 상이한 지성사와 생활사를 상정해 두기 마련이다. 그래서 근대적 진리관과 근대적 사고방식을 뛰어넘고자 했던 노력에 ‘Post-modernism’이라는 용어를 붙이지 않았던가. 우리는 1990년대 초중반기에 과연 근대가 종식된 것인지, 그렇다면 새로운 시대의 주체와 그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한 소위 ‘포스트 모더니즘 논쟁’이 일어난 것을 지켜봤다. 따라서 모더니즘 이후를 포스트 모더니즘이라고 할 때, ‘모더니티’라는 단어에서는 ‘근대’라는 느낌을 훨씬 강하게 받는다. 이 때문에 ‘현대사회’와 나란히 붙은 ‘모더니티’에서 다소 이질감을 느꼈던 것 같다.

 

하지만 14가지 강의로 구성된 [모더니티의 지층들]을 읽어가면서 앞서 느낀 이질감은 대부분 해소되었다. 여러 저자들의 논의가 한 점에 모인다는 인상을 받았고, 왜 표지에 ‘근대성’과 ‘현대’를 동일하게 다루었는지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납득할 수 있었던 것인데, 이건 근대성의 특징들을 구성하는 다양한 지층들이 현대사회에서도 단절된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두 시대의 연속성 내지는 확대재생산되는 과정에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다양한 지층들 가운데 근대사회와 현대사회 사이의 연속성이 존재하게끔 만들어주는 가장 결정적인 거멀못이 존재한다. 그것이 바로 ‘자본주의’이다. 근대적 속성인 자본주의가 현대에도 확대재생산되고 있다는 저자들의 논의는 자본주의 체제 속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무척이나 의미있는 생각거리를 제시하고 있다.

 

2.

근대를 흔히 이성과 합리성의 시대라고 말한다. 합리성이란 어떤 현상에는 반드시 그 현상을 설명할 원인이 존재하며, 그 원인을 설명해 낼 수 있다면 결과까지도 예측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원인이나 이유를 규명하는 것이 근대사회에서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특별히 근대사회의 합리성이 중요한 이유는 ‘탈신비성’, ‘과학성’을 속성으로 가지기 때문이다. 인류를 자연 현상에서 인간의 행동까지 모든 것을 신의 섭리로 설명하던 신비주의와 미신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데에 가장 크게 공헌한 것은 ‘과학’이었다. 이 과학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 계산가능성(calculability)이다. 자연현상을 수학적으로 예측하고자 했던 것이 근대과학이라면, 그런 과학을 통해 신이나 신비적인 것을 계산가능한 것으로 바꾸고자 했던 것이 근대적 이성이었고, 이러한 계산가능성을 삶의 전체 과정 속에 관철시킨 것이 ‘근대적 생활방식’이었던 것이다.

계산가능성을 속성으로 하는 과학의 지배는 인간의 경제적 활동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리고 경제적 계산가능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화폐이다. 화폐를 통해 지금까지 비교할 수 없었던 가치들의 순위가 정해지고, 종국적으로는 그 가치들이 ‘상품화’되어 평가받는다. 근대는 화폐가 본격화, 정착화, 지배구조화된 시대였던 것이다. 간단한 예를 들어 보자. 피카소의 작품과 고흐의 작품 중에 어떤 것의 가치가 높을까? 상식적으로 두 작품의 가치는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작품에 가격을 매기는 경매장, 그러니까 화폐가 개입하는 순간 피카소와 고흐의 작품이 가지는 질적 가치는 비교가능한 양적인 화폐가치로 변화한다.

 

질적 차이를 양적으로 계산하거나 비교할 수 있게 만드는 화폐경제는 자본주의 경제모형의 근간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자본이 축적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노동’의 가치를 화폐로 환산하고, 그것을 자본을 통해 ‘구매’함으로써 자본주의 생산과정의 흐름 속으로 배치시키는 단계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배치 가운데 투입된 가치 이상의 가치가 발생하는 바, 이것이 바로 ‘잉여가치’인 셈이다.

맑스는 자본가들이 최대의 잉여가치를 산출하기 위해서 노동자들을 봉건제도나 농노제도라는 신분적 제약에서 해방한 후, 자신들의 노동력을 팔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도록 생산수단과 생계수단을 빼앗았다고 분석하였다(이중의 해방). 그리고 협업과 분업이라는 노동과정의 변화와, 그 변화를 가능하게 했던 산업혁명기의 기계들을 통해 노동의 흐름을 근본적으로 관장하게 됨으로써(노동의 실질적 포섭) 마침내 노동이 생산하는 잉여가치를 착취하는 기본틀을 이루었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 자본주의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소련을 비롯하여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국가들이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현실적 힘으로 등장하였을 뿐만 아니라, 공황과 외부효과, 노동자계급의 저항 등 자본주의 내부에서도 자본주의를 전복시킬 수 있는 위기요인들이 발견되기 시작한 것이다.

 

3.

위의 과정이 근대까지 자본주의 체제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사회주의권의 몰락, 복지제도의 확충 등을 거치면서 현대의 자본주의는 새로운 활로(!)를 찾아낸다. 그 활로란 ‘가치’라는 것, ‘돈’이란 것은 자본가 뿐만 아니라 전 사회구성원이 욕망하는 것으로 ‘탈계급화’시켜버리는 것이었다. 바꾸어 말하자면 현대에도 자본주의를 생존하게 하는 힘이자 자본의 권력을 더욱 강화하는 힘은 전통적인 자본가 뿐만 아니라 프롤레타리아트와 중산층에 이르기까지 전체 대중을 ‘돈’이라는 욕망의 노예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앞서 근대사회의 가장 큰 특징은 가치의 계산가능성에 있다고 언급하였고, 그 특징이 자본주의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생활 전반에 영향력을 관철시켰다고 하였다. 이것은 누구든지 자신이 보유한 가치를 다른 사람의 그것과 비교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나 이 가치의 보유 정도가 사회적 신분과 지위, 권한과 권력의 보유 정도까지 결정해 버리는 체제 속에서 모든 구성원은 ‘돈을 벌기 위한’ 단일한 욕망에 매몰된다. 현대사회는 모든 사람, 전통적으로 자본의 착취를 당하는 노동자들까지도 자본의 충실한 대행자가 된다는 소름끼치는 이야기이다.

 

M-C-M'은 자본의 운동을 표시하는 공식이지만, 화폐가 자본으로 바뀌는 배치 속에서 자라나는 우리의 욕망을 표시하는 공식이기도 하다. 오직 화폐만이 교환의 유일한 가능성일 때 다양하고 구체적인 욕망들은 화폐를 향한 단일한 욕망으로 환원되고, 돈은 아무리 많아도 모자라는 어떤 것이 되기 때문이다. 화폐를 향한 욕망은 결코 채워지지 않는다. 더 많은 돈에 대한 갈망 속에서 우리는 자본의 충실한 대행자가 된다. (p.129)

 

아마 이런 질문을 던져본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어째서 자본주의가 유지되고 재생산되는가? 자본주의에서는 착취하는 자본가보다 착취당하는 노동자가 훨씬 많은데 어째서 이 착취체제는 무너지지 않고 지속될 수 있는가?’ 대답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중산층도, 노동자들조차도 자본가와 같은 욕망, 즉 좀 더 많은 돈을 벌고, 좀 더 많은 가치를 보유하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기 때문이다. 자본가들과 동일한 욕망을 가지고, 그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움직이는 한 중산층도 노동자도 본질적으로는 자본가와 동일한 존재다. 돈이 없어도 돈을 욕망하는 한, 돈에 대한 욕망을 통해 작동하는 자본주의 지속에 기여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가치에 대한 욕망은 자본주의에 대한 가장 전통적인 분석틀마저 붕괴시켜 버린다. 주지하다시피 전통적인 시각에서 자본주의 체제의 계급은 두 개이며, 이 두 계급은 서로 적대하는 계급이다. 그러나 모든 계급에서 욕망의 동질화가 일어난 후에 계급은 하나가 된다. 물론 사용자와 노동자는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욕망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두 계급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그 결과는? 맑스식대로 말하자면 자본주의가 발달할수록 자본가와 노동자는 결코 화해할 수 없는 집단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노동자 계급이 더욱 자본가에서 멀어지면서도(양극화), 노동자 계급 안에서 ‘가치의 보유 정도’를 매개로 한 분열과 보수화를 불러왔다. 같은 사업장의 동일 노동을 하는 비정규직 노동조합에 대한 정규직 노동조합의 차별과 갈등의 본질이 가치(돈)를 둘러싼 양 노조 사이의 분열이라면,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한국노총이 한나라당 후보와 정책연합을 선택한 것은 가치(돈)를 통해 지위를 얻으려는 노동자들의 보수화의 예라고 할 것이다.

 

더 무서운 얘기가 하나 남아 있다. 현대의 자본주의는 이와 같은 ‘욕망’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며, 인간으로서 당연히 추구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사람들의 머리 속에 세뇌시키기 위하여 다양한 기제들을 총동원한다는 점이다. 나는 앞에서 근대사회와 현대사회 사이의 연속성이 존재하게끔 만들어주는 가장 결정적인 거멀못이 바로 ‘자본주의’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모더니티의 지층들]에 실린 어린이, 주거, 도시화, 이동, 경찰 등 다양한 지층들의 계보를 읽어가다 보면 가치(돈)에 대한 욕망을 사회 전반에 관철시키려는 자본의 노력이 얼마나 무섭고 집요한 것이었던가를 한층 실감하게 된다.

일례로 자본의 욕망과 가장 거리가 멀 것 같은 ‘가족’을 생각해 보자. 산업혁명기에만 해도 가족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바, ‘따뜻하고 정감있으며, 모든 것을 희생하여도 지켜야 할’ 가치의 중심이 아니었다. 이 당시 최악의 주거환경 속에서 노동자들은 술집으로, 아이들은 거리로 돌아다녔고, 주부들 역시 고된 노동으로 인해 가정을 돌볼 여력이 없었다. 인간의 노동이 가치창출의 거의 전부이던 시기에 이런 노동자계급의 분산과 태만은 이윤창출에 하등의 도움이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불온한(!!!)’ 사상을 전파시키는 역할을 하였다(프랑스대혁명을 생각해 보라).

그래서 자본주의는 우선 위생수준을 높인다는 명분하에 임대주택을 짓고 노동자들에게 주택구입자금을 빌려주어 매달 월급에서 갚아나가는 체제를 도입한다. 개인 단위로 소규모 자본축적(저축)을 허용함으로써 스스로 빈곤을 극복할 수 있다는 관념이 발생한 셈이다. 그리고 술집의 노동자들과 거리의 아이들에게는 양육과 교육의 명분 하에 가정과 학교라는 ‘훈육’의 체제에 편입시킨다. 이제 거리를 활보하는 노동자나 아이들(청소년)은 ‘게으르고 태만한 낙오자’라는 도덕적 낙인으로, 그리고 부랑자를 수감, 처벌하는 각종 현실적이고 폭력적인 시설을 통해 통제된다.

 

세 가지 문제(노동자의 빈곤, 위생, 통제)의 해결 방법은 ‘가족주의’로 집약된다. 즉, 위생과 빈곤의 문제, 아이들의 보호라는 문제를 통해서 노동자의 생활을 가족으로 영토화하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노동자로 하여금 일이 끝나면 돌아가서 쉴 수 있는 가족의 공간, 가족만의 공간으로서 집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된다. 즉 노동자가 선술집으로 향하려는 발길을 되돌리게 하며, 아이들을 거리로부터 끌어들일 수 있는 포근한 가족, 위생적이고 안락한 가족적 공간을 통해, 그리고 이 집을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소유하게 함으로써 세 가지 문제는 동시에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p.221)

 

4.

[모더니티의 지층들]은 현대사회의 특징을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보게 하는 아주 괜찮은 책이었다. 전통적인 시각과 약간 다른 시각에서 현대사회를 바라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좋은 공부가 될 책으로 추천할 수 있다.

그렇지만 역시나 이런 책은 읽고 나서 한숨과 답답함을 느끼게 하기 때문에 정신건강 측면에서는 그다지 좋지 못하다. 모든 것을 ‘돈’이라는 가치로 계산하도록 한다는 현대 자본주의의 정체 폭로와 우리 스스로가 돈을 찾는 욕망의 노예, 자본주의의 존속기계가 되어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저자의 문제제기는 통렬하면서 따끔하지만, 이 욕망을 어떻게 벗어날 것인지(저자의 표현대로 ‘탈주’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딱히 그럴듯한 답을 내놓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본주의는 계속하여 진화하고 있다. 간단한 예를 들자면, 불과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돈을 찾거나 공과금을 납부하기 위해서는 은행을 방문하여 은행 직원에게 부탁해야 했지만 지금은 ATM을 이용해서 직접 그 일을 해낸다. 자본주의라는 차원에서 보면 과거에는 노동자(은행원)를 매개로 하여 가치를 창출했다면, 지금은 소비자에게 직접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는 무료로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이용한다고 생각하면서 클릭하지만, 사실은 소비자의 ‘접속’이라는 행위가 발생시키는 가치는 포털 업체들에게 광고수주라는 형식의 직접적 가치로 전환된다. 자본은 접속행위 자체를 소유하는 셈이다.

임금을 지불해야 하는 노동자가 아니라 소비자의 자연스러운 ‘일상’ 행위를 네트워크화 시켜서 거대한 부를 창출하도록 만들고 있는 자본주의의 틀을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모더니티의 지층들]의 저자들이 은연중에 대안으로 보여주고 있는 ‘코뮨주의’가 과연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내 집’, ‘내 가족’에 목매달도록 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높은 장벽을 어떻게 뛰어넘을 수 있을지.. 그들의 노력에 기대를 걸고 응원하면서도 또 한 편으로는 나부터도 걱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의 벽에 답답함이 컸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가족과 친구까지도 자본의 틀 속에 편입시켰던 자본주의는 이제 생명복제란 무기를 들고 생명까지도, 녹색성장이라는 명분을 가지고 자연까지도 노리고 있다. 자본주의의 끝은 어디까지일지, 그리고 끝이 있다면 그 모습은 어떠할지 궁금해지면서 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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