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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07년 06월 1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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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71쪽 | 320g | 134*195*20mm |
ISBN13 | 9788983922106 |
ISBN10 | 8983922109 |
2024년 09월 09일 ~ 2024년 10월 10일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뉴욕타임즈 21세기 최고의 책 100대 도서 『파친코』, 『채식주의자』 선정
2024년 07월 15일 ~ 2024년 10월 01일
소진시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17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한때 무라카미류라고 적힌 책들이 모두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채를 따라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혼자 엉뚱한 상상을 했던 적이 있다. 혼자서 그럴싸하게 '류'라는 글자가 분류를 나타낸다고 단정지어버렸으니...그리고는 무라카미류의 소설을 읽으면서 내내 이상하다 혼잣말을 했던것이다. 여러명의 작가들(무라카미 하루키를 닮아가려는 사람들)의 단편을 모아놓은것이어야하는데, 한명이 줄곧 쓴 느낌이니 거기서 나의 상상력이 지쳐 쓰러져버리면 좋으련만, <아~하 그럴싸하게 여러명이 이어쓰기를 해서 한편을 완성했군.> 하는 생각에까지 이르고 말았다. 아뿔사~이제 생각하니 나의 상상력을 관장하는 부분이 크게 고장나버린 것이리라.
나는 개인적으로 주변을 세심하게 관찰하는, 그야말로 관찰자의 눈으로 생각의 여지를 남겨두는 작가와 이야기를 좋아한다. 이를테면 주인공의 외모와 감정에만 포커스를 맞춘 '집중적'인 글보다는 주인공의 시선을 따라 얼핏 하찮아 보이는 물건에까지 온기가 닿는 느낌의 '분산적'인 글이 더 인간적으로 보이는것이다.
사실 하루하루를 살면서 '나'에게만 관심을 가지는 '나'와 대면하는 일은 이제 너무도 지루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따라서 책 속에서 만나는 그 제한적인 서술들이 현기증을 일으킬만큼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무척 신선하다. 각 챕터는 각기 다른 서술자와 주변인들,장소와 시간들로 알차게 들어차있다. 중간에 크리스마스라는 챕터만이 유일하게 장소가 아닌 시간이고, 나머지는 모두 특정 장소에서 관찰된 내용이다.
서술자는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거나 눈길을 주지않는 노숙자로부터 집요하게 시선을 떼지 못하고, 공항에서는 여행을 즐기고 돌아오는 노부부에게, 피로연장에서는 초대받은 사람들과 주인공 커플에게, 노래방에서는 방탕한 길을 걷고 있는 10대 소녀들에게 관찰의 시선을 줄기차게 주고있다. 이는 어쩌면 갖가지 사연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들이 각각의 시간과 공간에서 주변인들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고 살아있음을 인식하는 과정일런지도 모른다.
내가 살아있다는것을 증명하는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내가 주변인들과 같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한다는 것만큼 확실한 증거가 또 있을까?
우리 인간은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사는게 아니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고 해서 인생이 쉽게 풀리는 것도 아니야. 중요한 건 무엇을 먹느냐가 아니라 누구와 먹느냐 하는 거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보다 누구와 알고 지내는지가 더 중요해.
-'크리스마스'p.117
작가후기를 보면 그가 이 소설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궁극적으로 '희망'이라고 한다. 얼핏 각 챕터의 주인공들은 평범한 모습이지만, 그들 내면에 감추어진 불완전성이 그들로 하여금 자기 존재감을 인식하도록 끊임없이 종용하고 있다는것을 알수 있다.
진수성찬을 먹고 있는 '사람'을 뛰어넘어 소박하지만 행복한 만찬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야말로 불완전한 톱니바퀴를 맞붙여 완전성에 가까워지려는 인간의 본성을 반영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결국 존재나 희망이나 모두 불완전한 개인에게는 제한적인 그 무엇인가보다.
오늘 나는 불완전함이라는 인간의 본질을 극복하려는 '우리'를 발견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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