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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발행일 | 2007년 07월 2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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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88쪽 | 372g | 132*194*20mm |
ISBN13 | 9788992060240 |
ISBN10 | 8992060246 |
2024년 09월 09일 ~ 2024년 10월 10일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뉴욕타임즈 21세기 최고의 책 100대 도서 『파친코』, 『채식주의자』 선정
2024년 07월 15일 ~ 2024년 10월 01일
소진시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18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플라스틱 피플]의 역자 후기가 아니더라도, 이 책은 영화 '트루먼쇼'를 떠올리게 한다. 주인공의 입장들에서 차이가 나고, 영화 '트루먼 쇼'가 지극히 진취적인 (할리우드적인?) 결말로 마무리 되는 것에 비해, [플라스틱 피플]의 결말은 해피엔딩과는 거리가 멀며, 그로 인해 자연히 이야기하는 바도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 두 이야기 속의 인간관계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 계약관계에 의한 외양적인 것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자신이 겪어보지 못한, 따라서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가 (트루먼 쇼), 아니면 가상과 현실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며 현실을 잃어버리는가(플라스틱 피플)도 물론 중요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 두 이야기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오히려 이야기적 장치, 즉 계약에 의한 인간관계에 있다.
[플라스틱 피플]에서 보여주는 부모, 친구, 연인은 오히려 계약관계에서 자연스럽다. 자신의 일을 인정해주고, 또 반대로 스스로의 일을 털어놓으며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친구, 아름다우며 호의적이고 지적인 연인. 극히 자연스러운 이런 일들을 주인공은 스스로 만들어 내지 못한다. (독자들 역시도 자신있게 장담하긴 어려울 것이다) 주인공이 자신의 친구, 자신의 연인과 맺는 인간관계는 금전적인 보상을 댓가로 애정을 거래하는 아주 부자연스러운 인간관계이지만, 이들이 겉으로 보여주는 인간관계는 더 이상 자연스러울 수가 없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계약을 구매한 사람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이다. 주인공의 가족들은 계약연인에 행복해 하고, 주인공의 친구는 주인공이 산 거짓 극단 관계자 때문에 친구의 성공을 축하해준다. 주인공 스스로는 변한 것이 없는데 이런 거짓 계약 몇 가지로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는 완연히 다른 것이 되어버렸다.
이런 묘사들은 두려움을 자아낸다. 현실에서 이런 완벽한 관계는 오히려 비현실적이라고 할 만하니, 이렇게 계약을 통하지 않고서는 진실된 인간관계는 겉흉내조차 내기 힘들게 되어 버렸나 하는 생각과 주인공의 계약을 통해 산 사람들이 주인공과 주변 사람들의 관계를 개선시키는 것을 보면서 꼭 주인공처럼 인간관계를 계약하진 않더라도, 우리 역시도 스스로를 그대로 드러내어 인정받기 보다는 가장과 꾸밈을 통해 좀 더 그럴사하게 보이게끔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우리의 경험과 맞물려 설득력 있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또 어쩌면 이런 겉모습이 중요한 인간관계 자체에 실망할 수도 있겠다.
이 책의 소개글에는 외로움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책에서 외로움은 그렇게 조명되는 대상은 아니다. 주인공은 처음에는 가벼운 거짓에 새로운 장난감을 발견한 아이라도 되는 듯 만족하다가, 장난감을 계속 가질 수 없어 괴로워하고, 끝내는 아예 계약을 사실로 받아들이며 현실도피를 한다. 짐작컨대 소개글은 주인공의 여러 행동들 이면에 숨은 동기로 외로움을 짚어낸 듯 하다. 이상적인 인간관계, 이런 관계를 믿지만 스스로는 그로부터 소외되어 있고 어떻게 해야하는 지도 모른다면, 외로움은 당연한 감정일 것이다. 주인공의 행동을 이해하는 키워드라면 이 외로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친구와 이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결혼식에 하객을 사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신랑과 신부 한 측에 하객이 많은데 그에 비교되게 적을 때, 사람을 사서 하객을 연기시킨다는 것이다. 또 그러고 보니 몇 년 전부터 가짜 연인 아르바이트라는 주제로 몇 건의 뉴스를 심심치 않게 접했던 기억도 난다. 대부분은 외양에 치중한다며 그들의 허영을 탓하곤 했다. 남의 일이니 가볍게,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라며 말하곤 했다. [플라스틱 피플]의 주인공을 읽으면서, 이 책의 소재로 직접 연결된 이들을 생각해보니, 이들 역시도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외로워했던 것이 아닌가, 또 가장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두려움이 그들을 움직이게 했던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해보게 되었다.
책의 구성으로 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전환이 두 번 있다. 첫번째 것은 독자의 '혹시..?' 하는 의혹을 확인하게 되는데, 아주 놀랍진 않더라도 독자로 하여금 혹시?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그 순간에 아찔함을 준다. 확인하는 순간 '역시.'라며 스스로 만족하게 하기도 하고... 두번째 전환은 말미에 일어나는데, 흔히 반전이라고 할 만한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의 반전은 상투적인 것으로 그렇게 큰 의미를 갖는 것 같지는 않다.
*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소설은 아니다. 흔히 말하는 생각하게 하는 소설인 셈인데, 1984년을 보면서 빅브라더를 걱정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 아닐까.. 시사하는 점이 있는, 소설적 재미도 있는 책이라 하겠다. 개인적으로는 소재가 그렇게 낯설진 않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재밌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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