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지르자, 노이즈를 만들자!"

과격하고 따뜻한, 젊고 건강한 성장의 노래

[Make Some Noise](2008), Krystal Meyers



"우리 세대는 곧 죽거나 사라질 거라 비관해버리는 사고방식이 팽배하다. 희망도 없고 갈 곳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우리는 사실 더 많은 것들을 흡수할 수 있고, 자라왔고 속해있는 환경을 돌볼 줄 아는 존재들이다. 이런 믿음은 내가 음악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힘의 원천이다. 내가 내 음악 안에서 나를 발견하고 싶어 했던 것처럼, 다른 이들도 다른 음악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길 기대한다. 그것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소통이 아닐까. 그러기 위해선 나도, 당신도 움직여야 하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구석에 앉아서 현실을 탓하는 것만으론 안 돼. 소리를 내야지. 그리고 노이즈도 만들어야지."



1988년 7월생, 이제 스무 살 생일을 앞두고 있는 싱싱한 크리스탈 마이어스는 '노이즈 만들기'에 두려움 없는 건강한 젊은 재원이다. 자신의 견해와 주장을 드러내는 데에 망설임이 없고, 한때 자신을 괴롭혔던 과거의 내면적 격동과 충돌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한다. 지난 몇 년간 그녀에게 노래가 일러준 것은 아름다운 성장이었고 자연스러운 감정표현이었는지 모른다.



수정처럼 맑은 그녀가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곧 세 번째 앨범 [Make Some Noise]에 대한 설명이자, 앨범 세 장을 발표하는 것으로 특별한 십대 시절을 보냈던 가까운 과거에 대한 회고다. 전하는 말처럼 음악은 투명하고 긍정적이며, 때때로 제목처럼 '시끄럽다.' 하지만 그건 소통불능의 막무가내식 소음이라 말할 수 없다. 힘과 자신감과 믿음을 증명하기 위해 그녀는 오늘도 목소리를 높인다.



때에 따라 서정적인 노래 앞에서 숨을 고르고 낭만적인 감수성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대체로 힘을 응축해 노래하는 편이다. 힘의 성향을 강조하는 그녀는 앨범을 "여러 가지 에너지를 수록한 작품"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팔레트처럼 다양한 게 음악의 세계이며, 하나하나 탐사하면서 자유의 기분을 만끽하게 된다"는 그녀는, [Make Some Noise]의 수록곡 'SOS'와 'My Freedom'에 더 강한 기타 연주를 실었고, 'Shine'은 1980년대의 스타일로부터 영향받은 댄스과 팝과 록의 결합이라고 설명한다. 그녀의 3집 앨범은 결국 이십대의 문턱에서, 경험을 통해 그리고 여러 가지 깨우침과 감정의 격변을 통해 쌓은 음악적 층위를 아낌없이 발산하는 성장의 기록이다.



크리스탈 마이어스는 2005년 '에센셜 레코드사(Essential Records)'를 통해 셀프 타이틀 앨범을 발표하는 것으로 데뷔했다. 따돌림 문제나 이른 성경험 같은, 지극히 또래다운 문제들을 고민하며 가사에 녹여냈던 그녀는 고교 졸업 전에 썼던 노래 'Anticonformity'로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한편 'Anticonformity'는 여름방학을 맞아 참여했던 '크리스찬 캠프' 시절에 쓴 노래이기도 하다. 컴퓨터로 성경을 공부하는 프로그램, '이-스워드(e-Sword)'의 개발자를 아버지로 둔 크리스탈 마이어스는 환경이 말해주듯 독실한 크리스찬이다.



2006년 발표한 두 번째 앨범 [Dying For A Heart]를 통해 크리스탈 마이어스는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계의 스타로 급부상했다. 팝과 록을 기반으로, 풍부한 성량과 능숙한 고음처리를 바탕으로 후련한 노래를 들려주는 이 젊은 재원에게 혹자는 '크리스찬 라빈'이라는 별칭을 달아주었고, 그녀에게 미국과 일본 시장이 동시에 반응했다. 현지의 잡지 [Nylon Magazine]은 그녀를 커버스토리로 싣기도 했을 만큼 일본의 반응은 남달랐다. 일례로 우리가 지금 만나는 세 번째 앨범 [Make Some Noise]는 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에 먼저 소개된다. 미국에선 싱글 'Make Some Noise'만 6월 공개되었을 뿐 공식 앨범 발표는 9월 16일로 예정되어 있다.



일찍 데뷔해 남다른 이력을 쌓아왔지만 그녀는 십대. 변화하고 나아가는 모든 것들에 두려움이 동반되는 나이다. "2004년부터 준비했던 첫 번째 앨범 이후 지금까지 4년은 언제나 변화의 연속이었다. 그동안 자라왔던 환경과 판이하게 달랐고, 그 특별했던 기간이 가끔은 공포로 느껴지기도 했다. 무대에서 투어를 거듭하는 게 지치기도 했고, 이게 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스튜디오에서, 공연장에서 보내왔던 특별한 순간들은 믿음과 신앙을 단단하게 굳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세 번째 앨범을 통해 더 성숙해진 하나님과의 관계를 보여주고 싶었다."



[Make Some Noise]는 결국 믿음과 순수함과 솔직함, 그리고 건강함과 후련함이 동시에 살아있다. 볼륨이 높은 음악을 기대하는 이들과 신앙을 지지하는 이들이라는, 양립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리스너들을 고루 만족시키는 앨범이다. 이제 막 스무 살을 기다리고 있는 아름다운 나이에, 크리스탈 마이어스는 변화하고 완성된 자신을 진솔하게 담아 기대했던 모든 것을 이루는 단계에 서 있다. 때때로 어떤 소음은 아름답다. 그건 인위적인 노이즈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감정표현이기 때문이다.


2008. 6. 이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