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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유령일 뿐

유디트 헤르만 | 민음사 | 2008년 07월 08일 | 원제 : Nichts als Gespenster 리뷰 총점8.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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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유령일 뿐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7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294쪽 | 402g | 153*224*20mm
ISBN13 9788937481888
ISBN10 893748188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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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저자 소개 (1명)

1970년 서베를린에서 태어났다. 베를린 자유 대학교에서 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극단 ‘폴크스뷔네’에서 연극을 하고 베를린 팝 밴드에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1998년에 첫 작품집 『여름 별장, 그 후』를 발표하면서 '독일 문학이 고대했던 문학적 신동'이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이 작품으로 휴고 발 상과 브레머 문학상, 클라이스트 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또한 이 책은 25만 부의 판매고를 올리고 17개 국어로 ... 1970년 서베를린에서 태어났다. 베를린 자유 대학교에서 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극단 ‘폴크스뷔네’에서 연극을 하고 베를린 팝 밴드에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1998년에 첫 작품집 『여름 별장, 그 후』를 발표하면서 '독일 문학이 고대했던 문학적 신동'이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이 작품으로 휴고 발 상과 브레머 문학상, 클라이스트 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또한 이 책은 25만 부의 판매고를 올리고 17개 국어로 번역되는 극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극히 사실적이면서도 여운을 남기는 문체로 소통이 단절된 인물들의 모습과 어긋난 사랑의 양상을 포착해 낸 이 작품은 유디트 헤르만이 직접 각색 작업에 참여하여 1999년 연극으로 올리기도 했다.

그 후 4년 만에 두 번째 작품집 『단지 유령일 뿐』을 발표했는데, 여행을 주제로 한 이야기 일곱 편을 묶은 이 작품집은 오늘날 젊은 세대가 처한 파편화된 세계와 그들의 복잡한 내면을 잘 그려 냈다는 평을 받았다. 2007년 독일에서 영화화되었고 2009년에 국내에서도 개봉했다. 2009년 출간한 『알리스』는 주인공 알리스가 소중했던 이들을 떠나보내며 느끼는 아픔과 고독을 담담하고도 아름다운 문체로 써 내려간 작품으로, 이전보다 더욱 성숙해진 통찰력이 어김없이 빛을 발한다. 특히 죽음이라는 우울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삶과 희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어두웠던 이전 작품들과 차별점을 보인다. 《슈피겔》에서 베스트셀러로 선정되었고, 프리드리히 횔덜린 상을 수상했다. 현재 베를린에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역자 : 박양규
1982년 계명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졸업했다. 10여 년간 교직 생활을 한 뒤 쾰른 대학교에서 연극영화학과 독일문학을 전공했다. 《동서문학》 신인상(번역 부문)을 수상했으며, 옮긴 책으로는 『여름 별장, 그 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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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루스」
‘나’는 열정적이고 아름다운 연극배우인 루스와 오랜 친구 사이다. 극단 때문에 베를린을 떠나 독일의 작은 도시로 간 루스를 보기 위해 ‘나’는 길을 나선다. 루스가 머무르는 작은 도시에서 ‘나’는 루스가 사랑하는 남자 라울을 만난다. 루스와 나흘을 보낸 ‘나’는 파리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다가 두려움이 엄습하자 베를린으로 돌아간다. 루스는 베를린의 ‘나’의 집으로 전화를 걸어 라울과의 이별 소식을 전하고, 얼마 후 ‘나’는 라울로부터 편지를 받는다. 라울을 만나기 위해 그가 있는 곳으로 가면서 ‘나’는 ‘나’와 루스와의 관계, ‘나’와 라울과의 관계에 대한 생각에 잠긴다. 낯선 도시들을 배경으로 주인공의 불안정한 심리가 담담히 묘사된다.

「차갑고도 푸른」
빈에서 문예학을 공부하고 돌아온 요니나는 딸 수나, 남자친구 마그누스와 함께 아이슬란드에 살면서 관광 안내원으로 일한다. 그녀는 일 년 전, 마그누스의 베를린 유학 시절 친구인 이레네와 그녀의 친구 요나스가 아이슬란드를 방문했을 때를 마치 어제 일처럼 회상한다. 관광객들처럼 아이슬란드를 보며 감동할 수 없었던 요니나는 이레네와 요나스의 방문으로 인해 난생 처음 이방인의 눈으로 아이슬란드를 바라보게 된다. 광활한 설원을 배경으로 네 남녀의 미묘한 감정의 교류가 섬세하게 포착된다.

「아쿠아 알타」
서른 살 생일을 홀로 조용히 보내고 싶었던 ‘나’는 코르시카로 여행을 떠난다. 마침 같은 기간 여행 중인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 ‘나’는 이탈리아 베니스로 향한다. 낯선 도시에서 이루어지는 부모님과의 만남에 ‘나’는 안심이 되면서도 왠지 불안하고 어색하다. 물의 도시 베니스를 배경으로 여행과 부모,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젊은이의 복잡한 심경을 그린다.

「뚜쟁이」
‘나’는 요하네스를 만나기 위해 체코의 휴양도시 카를로비 바리로 떠난다. ‘나’와 요하네스는 오랜 만남 끝에 연인도 친구도 아닌 이상한 관계에 놓인 사이다. 요하네스가 사는 곳은 죽은 중국 여자가 살던 집이다. 이국적인 가구들로 채워진 그 집에서 ‘나’는 중국 여자의 환영을 본다. 그리고 요하네스와 얽힌 기억들을 떠올린다. 요하네스를 떠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나’는 짙은 안개를 만난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두려움 가운데서도 ‘나’는 안개가 걷힌 후에 달라질 상황을 생각하며 행복을 느낀다.

「단지 유령일 뿐」
엘렌은 연인 펠릭스와 함께 미국을 횡단 중이다. 그들이 횡단하는 사막만큼이나 무료하고 새로울 것 없는 관계에 이른 엘렌과 펠릭스. 여행이 진행될수록 그들의 대화는 점점 단절되어 간다. 네바다 오스틴을 지나던 중 그들은 우연히 ‘호텔 인터내셔널’ 앞에 정차한다. 이곳에서 엘렌과 펠릭스는 하룻밤을 보내면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호텔 인터내셔널의 깡마른 주인 애니, 플라스틱 카메라와 낡은 녹음기에 유령들의 흔적을 담으려고 애쓰는 유령 쫓는 여자, 어린애 같은 얼굴 표정에 빈틈없는 모습이 건장해 보이는 버디. 그날 밤 그들은 함께 당구를 치고 얘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고 악수를 하고 그리고 헤어진다. 엘렌은 해가 바뀐 뒤에도 가끔 하던 일을 멈추고 네바다 오스틴의 버디를 생각한다. 그리고 그녀와 펠릭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언젠가 버디에 대해, 그리고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은 항상 의식할 수 없을 때 찾아온다는 것에 대해 말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어디로 가는 길인가」
사랑이 영원하다고 믿는 야콥은 ‘나’와 모든 것을 공유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나’는 작년에 체코 프라하에서 보낸 이야기를 시작한다. ‘나’는 페터, 사라, 미하, 미로슬라브와 함께 몰다우를 내려다보고 불꽃놀이를 하고 새해를 맞던 순간들을 떠올린다. 황금의 도시 프라하와 베를린을 배경으로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타인과의 소통을 갈망하는 무기력한 젊은이들의 방황을 그린다.

「아리 오스카르손에게 향한 사랑」
‘나’와 오언은 음악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노르웨이의 북단 도시 트롬쇠로 간다. 페스티벌은 취소되었으나 ‘나’와 오언은 구나르의 여관에 묵기로 하고, 그곳에서 그들은 카롤리네와 마틴을 만난다. 내면의 세계에 침잠하기도 하고 도시를 탐험하기도 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밤을 보내던 그들은 어느 밤에 열린 작은 파티에서 아리 오스카르손과 그의 아내 시카를 만난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과 충동의 밤은 지나가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순간이 되었지만 ‘나’는 오언과 함께 오로라를 보며 행복해한다.

출판사 리뷰

추천평

유디트 헤르만을 읽고 난 후,
나는 어딜 가나 그 이야기를 하고 다녔다.
너무나 소중하여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나러 갈 때처럼 가슴이 두근거린다. 낯선 곳에서 벌어지는 낯선 순간들과 만남은 그녀의 차가운 듯 섬세한 문체, 간결하고 절제된 묘사로 빛을 발한다.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들, 거창하지도 특별할 것도 없는 사랑과 이별, 그리고 추억의 순간들은 그녀 특유의 시선 속에서 눈물처럼 투명하고 뜨겁게 새로 태어난다. 어디 먼 데로 떠날 때마다 나는 유디트 헤르만의 책을 갖고 간다. 낯선 길모퉁이나 카페 같은 곳에서 루스, 엘렌, 요하네스 같은 소설 속의 인물들을 금방이라도 만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러면 나도 나의 사랑과 이별, 추억의 순간과 아직 말해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 고백할 수 있게 되리라.
조경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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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9점 | p****i | 2008-08-09 | 신고

 

유디트 헤르만의 <단지 유령일 뿐>을 여행 가방에 넣은 건 몇 가지 사소한 계기의 우연적 연쇄 때문이었다. 아는 사람의 추천을 받았고, 추천을 받아 책을 샀고, 책 표지, 그러니까, 길 위의 자동차에 탄 한 쌍의 남녀 그림은 묘하게 길을 떠나고 싶게 만들었다. 그리고 뒤표지에는 소설가 조경란의 "어디 먼 데로 떠날 때마다 나는 유디트 헤르만의 책을 갖고 간다"라는 추천사도 쓰여 있었다. 게다가 책 속 일곱 개 단편의 공간적 배경이 모두 여행지라고 하니, 여행길 친구로 더할 나위 없이 좋게 느껴진 건 어쩌면 당연했다. 하지만 나는 대만 지우펀의 조용한 숙소에서 첫 단편 '루스(여자 친구들)'을 읽으며 내 선택이 무척이나 큰 실수였음을 깨달았다.


줄거리를 요약할 필요도, 이야기에 어떤 구구절절한 설명을 덧붙일 필요도 없는 '루스'지만 대충 요약하면 이 정도 되겠다.


'아주 오랜 친구 루스의 남자 친구 라울을 사랑하게 된 주인공이 먼 길을 떠나 그를 만나 하룻밤을 보내지만, 사실, 그것은 그다지 별 볼일 없는 일임을 깨닫는다. 주인공은 오히려 사소한 일상의 순간들이 주는 행복, 그러니까, 그네에 앉아 귤을 까며 아이들이 등교하는 모습을 보는 그런 작은 순간들이, 친구를 배신하고 몇 시간 기차를 타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그와 하룻밤을 보내는 것 보다 행복한 일임을 느낀다. 그리고 그녀는 루스와 함께하는 익숙하고 사소한 시간으로 돌아간다.'


조용하고 쓸쓸한 여행지에서 일상의 사소한 행복을 묘사하는 책을 보는 건 분명 고역이었다. 게다가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욕망이 막 비집고 나올 때는 더더욱. '루스'의 주인공은 "... 난 너와 반대로 나를 잃어버리길 원하고 나 자신으로부터 멀리 떨어지길 원해. 그리고 그건 내가 여행할 때만 가능해. 또 가끔은 사랑을 받을 때도.(p. 33)"라 말하지만, 결국 그녀가 여행과 사랑을 통해 발견한 건, 자신을 잃어버릴 수도, 자신으로부터 멀리 떨어질 수도 없다는 당연한 사실이었다. 어쩌면, 나는 이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기 위해 매번 여행길에 오르는 지도 모를 일이지만, 여행지에서  새삼스럽지 않은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진 건 거의 '필연'이었다. 그래서 나는 조용히 책을 덮어 여행 가방 가장 깊숙한 곳에 넣었고 두 번 다시 여행 중에 이 책을 펴지 않았다.


<단지 유령일 뿐>을 다시 읽기 시작한 건, 여행에서 돌아와 일상에 너무 빠르고 완벽하게 적응하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낯선 공간이 아닌 익숙한 공간에서 새롭게 읽기 시작한 책은, 분명 다른 느낌이었다. 나는 더 이상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감상에 시달릴 필요도 없었고, 사소한 내 일상을 그리워할 필요도 없었으니까. 책을 마음 편히 읽을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 셈이다.


새롭게 읽기 시작한 <단지 유령일 뿐>은 뭔가 묘한 구석이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의 이야기는 일상적인 것을 넘어 지나치게 사소하다 느껴질 정도다. 도대체, 이게 소설이 되긴 해, 이런 느낌이랄까. 클라이맥스도 없고, 갈등도 없으며, 심지어 문체에서는 어떤 유의 감정의 진폭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나에게는 10년 동안 알고 지낸 애매한 관계의 여자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미국으로 떠났고, 그 친구의 떠나는 뒷모습을 보니 뭔가 아련한 느낌이 들더라.' 딱 이 정도 내용으로 유디트 헤르만은 일곱 편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극적인 긴장감도 그럴듯한 플롯도 없는 소설이 재미있게 읽히는 건 분명 희한한 일이다. 심지어 어느 순간 아무것도 아닌 문장에 슬며시 웃거나 슬퍼하는 자신을 보거나, 위로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면, 그 희한함은 절정에 이른다. 이건 분명, 이야기 자체 보다는 작가가 공들여 만들어 놓은 감정의 흐름에 대한 무의식적 동조 때문이다. <단지 유령일 뿐>은 그런 소설이다. 나른하고 건조하고 심심한 이야기가 어느 순간, 사소한 감정의 진폭을 만들어내고 그것에 동조하게 만들며 다채롭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되어 버린다. 그것은 느리고 조심스러운 변화다. 나긋나긋하고 느릿한 소설 속 문체처럼 말이다.


그런 느낌의 변화는 유디트 헤르만이 아주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감정을 만들어내는 순간을 묘사하는데 탁월한 재능이 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거의 대부분의 일상은 무척이나 하찮기 마련이지만, 그 하찮은 순간에 불현듯 개입하는 아무것도 아닌 감정이 때론 거대한 사건보다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다. 예를 들어, 10년 친구가 미국으로 떠나든 말든 내 일상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고 나 역시 그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 친구가 떠나는 뒷모습을 볼 때 느끼는 '순간'의 아련함이 내 일상에서 가장 이질적이면서도 가장 강렬한 감정이 되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유디트 헤르만은 그런 순간을 포착하고 근사하게 묘사해 깊은 잔영을 남긴다. '단지 유령일 뿐'의 엘렌이 버디의 손을 꼭 잡는 장면이나, '아쿠아 알타'의 주인공이 잠시 열어둔 기차 창문 사이로 밀려오는 따뜻한 공기를 느끼는 장면처럼. 그리고 어떤 감정에 대한 애매하지만 탁월한 표현들...


... 3월에 그들은 집수리를 시작하고, 4월에 요니나는 요나스를 생각하는 걸 그만둔다. 그것은 간단하지만, 그녀는 그만두고 싶지 않다. 그런데도 그만둔다. 그것 대신 다른 것이 시작될 거라는 것 없이 뭔가 끝나 가는데도, 그건 요니나에겐 새삼스럽고 전에는 전혀 경험한 적 없는 상황이다. 요나스를 생각하지 않고 잠드는 건 힘이 든다. 하지만 그를 더 이상 생각할 수 없다. 그의 털모자와 녹색 눈, 자제심 부족과 변덕스러움, 행복, 대체 그게 무슨 의미란 말인가? 뭔가 다른 생각이 떠오르기 전에 잠이 먼저 찾아온다.  - '차갑고도 푸른', p. 109


... "모든 이야기는 끝이 있어." 하고 나는 말하고 싶다. 우리들 이야기도 끝이 있고 그 끝을 알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그걸 듣고 싶은지 그에게 묻고 싶다. 그걸 얘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 "미래를 상상하는 것을 멈출 수가 없어, 야콥. 언젠가 아니면 지금 바로 다른 사람에게 다음 번 이야기를, 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거라는 생각을 그만둘 수가 없어." 하고 말할지 모른다. ... 그가 갔으면 한다. 그는 갈 것이다. 다만, 아직은 아니다.  - '어디로 가는 길인가', p. 243


그녀는 불친절하고 모호하고 흐릿한 표현을 주로 사용하지만, 그 애매한 표현은 깊은 행간을 만들어낸다. 책을 읽다 문득(그것이 우연이라도) 그 행간의 의미를 찾게 되는 순간(혹은 스스로 만들어 내는 순간), 그녀가 천천히 묘사했던 모든 표현들이 유기적으로 얽히며 감정의 진폭을(크든 작든) 만들어 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단지 유령일 뿐>은 뭔가 낯설고 비밀스러운 구석이 많지만, 또 그 비밀스러운 구석에서 스스로 무언가를 찾아냈을 때 훨씬 더 큰 매력을 느끼게 되는 소설이다. 그러니 이 책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순간의 느낌이, 일상의 모든 사소한 일들 속에서 자신만의 특별한 감상을 찾아냈을 때의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그런 느낌이라고 해도 큰 과장은 아닐 테다.  

 

* '루스(여자 친구들)', '차갑고도 푸른', '아쿠아 알타', '단지 유령일 뿐'의 네 편과 유디트 헤르만의 데뷔 소설집 <여름 별장, 그 후>에 수록된 단편 '허리케인'을 묶어 영화화 한 <단지 유령일 뿐>이 올해 국내 개봉 대기 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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