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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발행일 | 2008년 07월 1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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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55쪽 | 416g | 152*210*30mm |
ISBN13 | 9788984312746 |
ISBN10 | 8984312746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1월 30일
2024년 11월 01일 ~ 2024년 11월 30일
상시
제 친구들은 이렇게 삽니다.
세계의 정치인 분들께 말합니다. 제 친구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아십니까? 어떤 것을 바라는지 아십니까? 어떤 세상을 보며 살아가는지 아십니까? 그것을 모르신다면, 지금부터 제 이야기에 귀를 잘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대한민국에 사는 아이들의 꿈은 다양합니다. 의사, 변호사, 크리에이터 등등. 밝고 희망찬 꿈들이죠. 그렇다면 다른 친구들의 꿈은 어떤 것인지 아십니까? 그 친구들의 꿈은 배불리 먹는 것, 하루빨리 이 지긋지긋한 전쟁이 끝나는 것입니다.
제 친구들의 손에 무엇이 쥐어져 있는지 아십니까? 어떤 친구들의 손에는 샤프 한 자루와 지우개 하나가 쥐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의 손에는 무엇이 쥐어져 있을까요?
원래 제 몫이었지만 동생 먹으라고 남겨둔 흙 묻은 빵 한 조각과 그 조그만한 손에 쥐고 있는 총과 칼. 그리고 가족들이 무사하기를 기원하는 바람. 어떤 것이 제 친구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제 친구들이 어떠한 내용의 글을 읽고 있는지 아십니까? 어떤 친구들은 자유롭게 원하는 글을 고릅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글을 쓸 수 있겠지요. 다른 친구들이 읽고 있는 글은 어떨까요? 그들은 아예 책이 없거나 심지어 글을 못 읽기도 합니다. 글을 읽을 수 있는 아이들은 자신들의 세력이 마냥 옳다고 주장하는 글을 읽고, 그 글을 철석같이 믿으며 전쟁에 참여합니다. 이 아이들이 잘못한 것이 뭔가요? 이 아이들이 도대체 어떤 잘못을 저질렸기에 이런 삶을 살 수밖에 없는 건가요?
저는 여러 아이들에 대한 기사를 보았습니다. 폭격으로 갈기갈기 찢어진 동료의 시체를 안으며 눈물을 흘리는 아이의 모습과 현대 의술로 가뿐히 치료할 수 있는 질병에 걸려 죽으려 하는 동생을 붙잡고 우는 아이의 모습을요. 아직 짧은 인생을 살아온 저도 이런 기사들을 간접적으로도, 직접적으로도 접해 보았습니다. 저도 알 수 있는 것을 엘리트라 불리는 당신들이 모를 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혹시 알면서도 모른 척 하시는 겁니까?
제 친구들에게 '죽음'이라는 커다랗고 어두운 괴물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직 열 두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 아이들에게요. 이 괴물이 행여 자신들을 집어삼킬까 덜덜 떨고 있는 아이들에게요. 저는 이 괴물을 멋지게 물리치고 싶지만, 당신들이 있는 돈, 명예, 지위가 없어 이 아이들에게 마땅한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그게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국가의 문제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포장된 '전쟁'을 안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인류는 계속 살아갈 테고, 종교적 신념 떄문에, 정치나 외교 문제 때문에 싸울 것이니까요. 처음부터 전쟁이라는 것이 안 일어나면 좋겠지만, 이미 일어난 전쟁을 멈추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성능 좋은 총이나 새로 나온 탱크가 아닙니다. 훨씬 간단하지만 어려운 것들이죠. 이 끔찍하고 잔인한 전쟁을 멈추는데 필요한 것은 당신들의 말 한마디와 악수할 손, 이 두 가지 뿐이지요. 친구들은 당신의 입이 떨어지기를, 당신의 손이 앞으로 나오기를 필사적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는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한 어린아이입니다. 하지만 이런 저도 분명히 아는 것이 있습니다. 이 끔찍한 전쟁을, 제 친구들을 괴롭히는 전쟁을 어서 멈추어야 한다는 것을요.
나리의 엄마는 “밝은 마음 출판사”의 사장이다. 나리는 아빠가 안계시고 엄마의 직업을 평소에 못 마땅해 한다. 이런 나리에게는 자매 같은 친구, 엄마가 안 계시는 은실이가 있다. 은실이의 아버지는 막노동 일을 하며 일이 힘들어 매일 술을 마신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술을 마시고 늦게 집으로 돌아오신 아빠 때문에 은실이는 나리의 집에서 자게 된다. 그 때 나리의 엄마가 우연히 은실이의 일기장을 보고는 은실이에게 일기장을 책으로 만들자는 제의를 한다. 은실이는 나리의 엄마에게 지금까지 쓴 일기를 모두 준다. 그러나 책의 내용을 고친다는 나리의 엄마는 일기내용을 180도 바꾸어 은실이를 아버지에게 학대받는 불쌍하고 힘든 아이로 바꾸어 버린다. 은실이는 경악하며 상처를 받는다. 나리와도 서먹해지고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 나리는 옛날로 돌아가고 싶어 초대장을 엄마와 은실이, 은실이 아빠에게 보낸다. 은실이 아빠는 일이 바빠 참석하지 못하지만 대신 용돈을 주시고 나리와 나리엄마, 그리고 은실이는 영화도 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예전 사이좋았던 그 때로 돌아간다. 나는 은실와 나리의 사이가 예전으로 돌아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또 엄마나 아빠, 부모님이 안계셔도 밝게 살아가는 것을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며 지금까지 나는 너무 행복하고 풍족하게 살아 온 것 같다고 느꼈다. 지금부터라도 엄마한테 옷 사달라 맛있는거 사달라 막무가내로 조르지 않고 친구들과도 서로 도우면서 사이좋게 지내도록 노력해야 겠다. 또 나보다 가난하다고 놀리지도 않고 나리처럼 그 친구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고 감싸주는 친구가 되어줘야겠다. 평소에 난 나보다 못한 아이를 보면 않좋게 보며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점을 고쳐야겠다. 나리의 엄마가 자신의 일기를 완전히 바꾸어 버렸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 아무리 친구엄마라지만 너무하고 괜히 나리가 밉게 느껴졌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재미를 위해서지만 아이들을 상대로 가식으로 책을 쓰는 것을 잘못 됬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책을 보았을 때 어떤 느낌이 들까? “은실이는 참 불쌍하구나..... 은실이 아버지는 어떻게 딸한테 그럴 수가 있지? 저러고도 아빠라고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간혹 내 친구들 사이에서도 말을 부풀려 말하는 아이가 있다. 조그마한 벌레를 보고도 엄청 나게 컸다고 과장해서 말한다. 관심을 받고 싶어서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아이들을 상대로 가식적으로 이야기를 부풀려 짓는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사과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나리의 엄마가 잘못을 인정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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