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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발행일 | 2008년 08월 0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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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08쪽 | 448g | 153*224*30mm |
ISBN13 | 9788992036641 |
ISBN10 | 8992036647 |
2024년 09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뉴욕타임즈 21세기 최고의 책 100대 도서 『파친코』, 『채식주의자』 선정
2024년 07월 15일 ~ 2024년 11월 08일
문학 PD가 보내는 백 번째 편지 : 100호 기념 기획전
2024년 09월 20일 ~ 2024년 11월 30일
소진시
10월의 굿즈 : POINT OF VIEW 북커버/스탬프/유리 티포트/페이퍼 아크릴 문진/북 백/저널 노트
2024년 09월 30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꿈이든 현실이든 그건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내 재능의 보물 상자는 이미 바닥을 드러냈지만, 아직 나에게는 재능 하나가 남아 있다. 망상과 현실을 뒤죽박죽으로 섞어버리는 재능!"이라고 작품을 빌려 자랑하기도. <펭귄 하이웨이>를 제외한 그의 소설 전편이 교토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교토 작가'라 불린다. 강한 개성으로 자기만의 창작 세계를 활기차게 전개하는 사차원 작가라서 별점 5개! 일본에서 흥행가도를 달리다 최근 국내에 진출했다. 그 첫번째 책이 이 책. (두번째 책이 앞서 말한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작가정신 펴냄)
모리미 도미히코는 고문헌에 나오는 의고체를 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런 식.
대학 3학년 봄까지 2년간을 돌이켜보건대, 실익 있는 일은 하나도 하지 않았노라고 단언해두련다.
이성과의 건전한 교제, 학업 정진, 육체 단련 등 사회에 유익한 인재가 되기 위한 포석을 죄다 빼 버리고, 이성으로부터의 고립, 학업 방기, 육체의 쇠약화 등 깔지 않아도 되는 포석만 족족 골라 깔아댄 것은 어인 까닭인가. 책임자를 추궁할 필요가 있다. 책임자는 어디 있나.
그들의 죄과를 새삼 들추어내는 것은 고결한 나의 주의에 반하는 행위며, 나도 할 수만 있다면 그들을 책하지 않고 넘어가고 싶다. 허나 고결한 까닭에 이 용서할 수 없는 행위를 간과하지 못하겠다. 이렇게 고결한 내가 굳이 책임전가하고 있으니, 그들의 책임이 얼마나 중한지는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이제는 꼼짝없이 고착되어 버린 나의 아이덴티티 형성에 관여했다고 비난받아 마땅한 자는 영화 동호회의 코딱지만 한 카리스마 조가사키 선배, 선배를 숭배하고 따르는 유상무상, 그리고 무엇보다도 타기(唾棄)할 벗 오즈다. --- 본문 중에서
타기할 벗 오즈와 주인공, 한심한 2인조는 동에 사랑에 빠진 아가씨가 있으면 "그런 변태는 그만둬라" 하고, 서에 망상하는 사내가 있으면 "헛된 짓은 그만둬라" 하고, 남에서 사랑의 불꽃이 튈 듯하면 즉각 물을 끼얹고, 북에서는 항시 연애 무용론(無用論)을 설파하며 남의 사랑을 방해하기 위한 온갖 악행과 바보짓을 저지르고 다닌다. 자신들이 꿈꾸던 장미빛 캠퍼스 라이프가 1학기도 채 끝나기 전에 물거품이 된 앙갚음이다.
둘은 영화동화리 "계"의 회원으로 동아리 내에서 막강한 카리스마를 발하는 조카사키 선배 타도를 외치며 오늘도 연예무용론을 펼친다. 조카사키 선배는 어린 후배들의 존경과 한숨을 한 몸에 받으며 계를 이끌고 있는 몸통. 그러나 알고 보면 러브돌(인체 인형)을 사모하는 사뭇 신비한 취향의 소유자다. 그런 줄은 까맣게 모르는 여자 후배들만이 선배의 일거수일투족에 이리 휘청 저리 휘청한다는. 그 바람에 목이 메는 두 사람은 어떻게 하면 조카사키 선배의 정체를 폭로하고 러브러브 캠퍼스 라이프를 구가할 것인가(!) 매일밤 계략을 꾸미느라 바쁘다.
그런 와중에 하숙방 윗층에 사는 '신'을 자처하는 히구치 씨는, '계'에서 가장 냉철하며 조숙한 아카시와 주인공을 빨간 실로 이어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목하 고민중이다(일본의 만신은 붉은 실로 두 남녀의 새끼손가락을 이어 인연을 결정짓는다). 매번 사랑의 훼방꾼을 자처하며 자학적 대리대리 전쟁을 치르던 주인공이 빈 하숙방에서 외로움에 몸을 떨며 카스테라 빵 모서리를 뜯으며 고통스러워하는 장면은, 정말 눈 뜨고 못 봐주는 NG 장면. 지독히도 자랑할 구석없는 지난 세월이었건만, 연애를 코 앞에 두고 저리도 쑥스러워 하는 모습은 캐릭터에 영 맞지 않는다. (너무 가식적이라고)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면은 찾을 수 없는 한심한 청춘들이지만, 그 덕에 제법 매력적인 청춘예찬이 되었다. 빛나는 대학시절이 생각나 빙글빙글 웃게 되더라는. 두 대학생이 어처구니 없지만, 지금은 딴소리하며 점잖은 체 하는 이조차 그런 한 때를 보냈으므로 더는 할 말 없다. 어처구니까지도 곱게 봐줄 수 있는 타이밍은, 바로 그 때, 청춘의 한복판을 마구 달릴 때가 아닐까? 나이 서른 넘어서도 그러면 결국 좋은 소리는 못 듣는다. (아하하... 폭삭 식어버린 로맨틱 엔진은 어떻게 한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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