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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정판매
발행일 | 2008년 12월 3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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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51쪽 | 501g | 148*210*30mm |
ISBN13 | 9788960172715 |
ISBN10 | 89601727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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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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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참, 묘한 분위기를 지닌 소설이다. 그러니까 뭐랄까, 내용이나 문장이나 묘사나 그런 것과는 하등 관계없이 소설 전반에 음산한 기운을 지닌 그런 소설이다. 아니, 그런 것들 때문에 그런 분위기를 지니게 되는 건가? 아무튼. 굳이 예를 들자면 [폭풍의 언덕]처럼 일단, 분위기로 먹고 들어간다고나 할까? 디스토피아적인 소재면에서 그렇지 않겠냐고 반문한다면 그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음산한 배경을 지녔다고 해서 소설 자체의 분위기가 그렇게 이끌려 가는 것은 아니라는 걸, 비슷한 주제의 [인간종말 리포트]라는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뭘까? 그런 분위기를 연출해낼 수 있는 요소가. 생각 좀 해봐야겠다.
이 소설은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원작 소설이다. 영화의 제목이 매우 귀에 익었다. 내가 이 영화를 봤나 안 봤나 가물가물해서 잠시 검색을 해봤더니 해리슨 포드가 나오는 영화이고 1993년에 개봉한 영화였다. 당근 안봤다. 1993년이면 음음, 내가 영화를 보고 다니지 않을 시기였다. 쩝. 그러니까 어찌보자면 다행스러운 일일 수도. (어쩌면 봐놓고 까먹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언제부터인가 나의 기억력을 믿는 자체가 미친 짓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으니까.)
소설의 배경은 세계대전으로 폐허가 된 미래의 지구다. 인간은 화성에 식민지를 개척해놓고 대부분 이주를 한 상태이다. 지구에 남겨진 인간은 특수한 상황에 처해서 남겨진 경우를 제외하고는 없다. 물론 다른 생명체도 매우 희박하다. 여전히 지구엔 낙진이 내리는 중이고.
사람들은 기계로 만든 동물을 키운다. 실제 생명체를 키우는 경우가 그들이 가진 소박한 꿈 중에 하나인데 그것은 아마도 소설의 설정상, 인간들 사이에서의 어떤 신분을 의미하는 것으로 판단되어진다. 그러니까 전기 동물을 키우는 사람보다 실제 동물의 키우는 사람이 더 대접받는 뭐 그런 거?
이야기는 화성에서 탈출한 인공지능 안드로이드를 사냥하는 것으로 이뤄져있다. 당연히 현상금 추적자가 나온다. 주인공은 현상금 추적자다. 카우보이 비밥이야?
작가는 1928년생이고 1982년에 가셨다. 연도를 써놓고 보니 묘하네. 이 작품의 정확한 발표 연도는 모르겠지만 1982년 이전에 쓰여진 것만은 틀림없다. 가신 다음에 쓸 수는 없잖은가? 그렇게 보자면 참, 대단한 소설이다. 작가의 상상력이 최근 등장하는 모든 sf창작물의 기반이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장치들이 등장한다. 물론 지금에서야 충분히 개연성이 있다고 여겨질만한 장치구성이지만 1982년 이전에 그런 장치를 상상했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얘기는 2021년 1월 3일 하루 동안 벌어진 내용을 다뤘는데 사실 지금 시점에서 2021이란 그다지 미래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내년이면 2010년이지 않는가. 그러나 책이 집필됐을 당시를 기준으로 보자면 상당한 미래였을 것이다.
책의 음산한 분위기는 우리가 그간 접했던 미래 영화의 폐허 도시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분위기다. 그런 매체를 통해 이미 내 머릿속에 선입견이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당근 소설에서 표현하는 배경들이 눈에 그려지듯 선하게 떠오른다. 그러다보니 당근 가독성이 좋고, 또 당근 몰입도 잘 되며, 당근당근 재미있다.
그러나 액션 블록버스터스러운 소설은 아니다. 뭔가 묵직한 메시지들이 숨어있다. 곱씹어보면 여러 형태의 숨은 의미가 다양한 기분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그 기분 역시 묘하다. 제목부터 묘하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꼭 집어 단정적으로 이 소설이 애기하고자 하는 건 이것이야, 라고 말할 수가 없다. 이것일 수도 있고 저것일 수도 있고 이것저것일수도 있는 상황이다. 즉, 독자가 느끼는 대로 생각하면 될 거라는 생각이다. 분명한 건 숨은 메시지가 명랑쾌활하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키에누리브스가 미친듯이 등장하는 어줍잖은 정치적인 환경주의자같은 내용을 품고 있지는 않다. 뭐랄까, 상당히 은유적이라면 그렇다고도 말할 수 있는, 뭐랄까, 뭐랄까.
분위기와 내용은 전혀 다르지만 주제 사라마구가 표현하는 식의 은유가 이 소설의 전반에 흐른다고 보면 대충 옳을 것 같다. 카프카식이라고 해도 좋다. 우리나라 문단 사람들 카프카, 이런 거 무지 좋아하니까.
[로맨틱한 초상]이라고 고인이 된 이갑재 작가가 쓴 소설에서 암사마귀가 숫사마귀를 잡아먹는 장면이 등장하는 데 그 묘사가 가히 소름이 끼쳤었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도 안드로이드가 가위로 거미의 다리를 자르는 장면이 등장하는 데, 아우.
환상문학이라는 장르에 제대로 적합한 소설이다. 어제는 소설을 읽다가 잤는데 사이보그랑 싸우는 꿈까지 꿨으니까 지대로 몽환적인 소설이다.
참고로 이 작가가 쓴 작품이 영화화 된 것이 꽤 많은가 본데 그중에 [토탈리콜], [마이너리티 리포트] 들이 있단다. 오오,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왠지 그랬을 거 같아, 라는 생각도 든다.
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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