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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발행일 | 2016년 11월 0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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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80쪽 | 444g | 152*225*20mm |
ISBN13 | 9788950963514 |
ISBN10 | 8950963515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08월 29일 ~ 2024년 10월 31일
10월의 굿즈 : POINT OF VIEW 북커버/스탬프/유리 티포트/페이퍼 아크릴 문진/북 백/저널 노트
2024년 09월 30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21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온갖 찬사와 함께 오프라 윈프리가 추천한 책이라고 홍보하고 있는데, 나는 오프라 윈프리의 추천을 신뢰하지 않는다. 그이는 「시크릿」 같은 책도 추천하지 않았던가! 문화계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큰 손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는 바로 머릿말에 등장하는 저자의 불안을 야기하는 생각의 고리 때문이었다. '나는 너무 불안해서, 직장에서 집중하지 못할거야. 그러다 해고되면 집세를 벌기 위해 뒷골목에서 몸을 팔아야겠지. 그러면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죽게될거야.' 이런 생각이 매일, 수분마다 자신을 덮친다는 것이다.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이 책은 자신이 느끼는 불안의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그 불안증이 일상을 집어삼키고 삶까지 지배하려 하는 역사, 여전히 싸우고 있는 그 역사에 대해 털어놓은 회고록이다. 대니얼 스미스의 문제는 일어나지 않은 현실에 대한 공포가 극심하다는데 있다. 그는 자신의 불안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곰곰이 짚어본다. 고통스러운 기억의 연속이지만, 문장에는 작가 특유의 유머가 담겨 있다.
"스물세 살인 내 몰골은 대통령직에서 사망하는 닉슨 같았다."
저자의 불안은 유전적으로 계승된 것일까? 아버지는 공황 발작으로 사망하였고, 어머니도 불안에 사로잡혀 형도 건강염려증이 심해서 실신해 주기적으로 응급실에 실려갈 정도다. 집안의 가장이 된 어머니가 심리치료사가 된 것은 아이러니한 일로, 당시에 접한 자극범람법이 어머니에게는 효과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더 큰 공포에 노출시키는 극단적인 치료법 말이다. 대니얼 스미스의 경우, 그는 정신적인 문제, 생각 때문에 불안해진다. 불안과 강박의 청소년기를 어떻게 잘 보내는가 했는데, 한 여자를 만나면서 그 정점에 이른다. 서점에서 아르바이트 중에 만난 에스터. 대마초를 피운 상태에서 함께 한 잠자리는 대니얼을 바꿔버린다. 왜 나는 그런 짓을 했을까? 정신을 차린 그를 휩쓴 것은 어마어마한 공포였다. 처음을 그런 식으로 경험했다는 것, 또래 여성과 차분하게 감정을 교류하며 추억이 될 수도 있었을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것. 그 자리를 채운 것은 에이즈에 대한 공포와 자기혐오였다. 이일로 대니얼은 여성과 제대로 된 관계를 맺지 못한다.
어머니는 저자의 불안이 자기 때문이라며 어릴 적 호수에 빠져 죽을 뻔한 이야기를 꺼낸다. 이 일로 인해 어린 시절 그는 변기물도 내리지 못하고, 알약과 함께 넘겨야 할 물을 삼키지도 못한다. 심리치료사였던 어머니는 놀랍게도, 아이에게 자낙스를 준다! 에이즈에 대한 공포가 가시자 정신적인 휴전상태가 이어진다. 문제는 대학에 가서였다. 스미스는 어머니의 추천(익숙한 문화 속에 젖으면 좀 낫겠지...)으로 학생의 2/3이 유대인으로 구성된 브랜다이스 대학에 간다. 혼자 있을 공간이 없기에 불안은 발작으로 이어지고, 결국 도서관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다. 그 곳에서 발견한 필립 로스의-고통받는 유대인 주인공들이 등장하는-소설에서 스미스는 자신을 발견한다. 분명히 다른 삶이지만, 「유령 작가」의 주인공 주커먼의 고통에 동류의식을 느낀 것이다. 어쩌면 불안은 민족적인 것이 아닐까? 디아스포라 이후로 내려온 생득권 같은, 치료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 끝에 그는 로스의 작품에 등장하는 불안의 이미지를 좋아하게 된다.
대학을 졸업한 그는 애틀랜틱의 편집직원이 된다. 기사의 오류를 점검하는 일을 맡는데 이 시기 밝고 아름다운 조앤과 사랑에 빠졌다. 그녀와 있을 때면 불안을 느끼지 않는다. 작가의 말을 빌리면, "살아있고 말을 하는 파란 눈의 자낙스 알약"이다. 그는 이제 공포와 흥분의 차이를 구분하게 된다. 인생 최초이자 마지막일 사랑을 놓치게 된 것도 불안 때문이었다. 신입 기자였던 대니얼은 기사를 하나 쓰는데, 그 글에 대한 비판에 시달린다. 잡지사와 함께 고소를 당할 정도다. 조앤과의 관계는 최악을 달린다. 왜 이 아름다운 존재는 나를 사랑할까?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헌신적인 조앤. 결국 그는 바닥을 친다. 그 때, 심리치료사였던 브라이언의 말이 귀에 들어온다. 여지껏 듣지못했지만 반복된 조언이었다. 당신은 불안을 느낄 때 무슨 생각을 하나요? 당신을 그토록 불안하게 만드는 생각은 뭔가요? 어떤 일이든지 일어날 수 있지만 그 재앙 시나리오의 개연성만큼은 정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그는 중산층의 교육받은 유대인이 뒷골목에서 시체로 발견될 가능성을 떠올린다.
불안이 악화되었다가 회복하고, 악화되었다가 회복하기를 한참이었다. 우연히 식당에서 만난 남자에게서 어리석음으로 놓친 사랑을 되찾은 이야기를 듣는다. 조언은 별 거 없다. 그녀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다면 존중하고 친구로서 옆에 있어라. 그러려면 당신이 바르게 행동할 수 있고 안정적이며 애정어린 사람이란 것을 보여줘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심으로, 진짜로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신에게는 실수를 만회할 가능성과 기회가 있을 뿐이다. 이후 다시 만나게 된 조앤은 그에게 묻는다. 다시 불안이 당신을 삼키지 않을까? 대니얼은 이야기한다. 솔직히 아직도 불안하다고. 하지만 우리 관계에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할게... 그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발버둥친다. 그리고 브라이언의 조언에 따라 재앙이 떠오를 때 눈을 치켜뜨고 양손을 번쩍 들고 덤벼! 재주껏 해봐! 하고 소리쳐 본다. 두려움이 덮쳐 오는 순간엔 저도 모르게 웃었다. 이런 발칙함에도 불구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든 두려움이 헛일이었다. 나를 몰락시킨 장본인은 바로 나였다.
몽키 마인드는 불교 교리에 등장하는 심원의마, 원숭이처럼 날뛰는 번뇌의 마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누구나 마음 속에 미친 원숭이 쯤은 하나씩 있지 않을까. 정신병자는 존재하지 않은 위험을 두려워하지만 불안해하는 사람은 실제로 있는 위험을 두려워한다. 세상에 불안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했지만 구체적이고 본격적인 불안이 가져오는 폐해를 보니 내 생각이 얼마나 안일했나 깨달았다. 대니얼 스미스는 불안을 다스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정복하지 못한 불안을 다스리는 방법 중 가장 효과가 있는 것은, 이런 불안을 앓는 사람이 나만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다. 불안증을 앓는 친구 케이트에게 전화를 건다.
-나 불안해, 어떡하지. 글이 안 써져. 근데 말이야, 나 중풍 걸린게 아닐까? (정말 뜬금없이 중풍 얘기를 한다. 아마 머릿속에서 불안이 증폭된 모양이다.)
-귀는 잘 들려? 그럼 중풍 아니래.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주는 케이트)
-그런가. 근데 요전 날 말이야, 이가 아팠는데... (이후 케이트도 대니얼과 비슷하게 계속 불안에 대해 털어놓는다)
10년의 상담, 여러 심리치료사를 거치며 저자가 터득한 것은 불안을 뿌리뽑는 방법이 아니었다. 불안을 마주하고 적당한 거리를 두어 내 삶을 지키는 것이었다. 아마 우울을 비롯한 다른 정신 질환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다. 인정과 타협. 어차피 떨쳐낼 수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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