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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02년 07월 0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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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55쪽 | 679g | 182*232*20mm |
ISBN13 | 9788943305017 |
ISBN10 | 894330501X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정민 선생님의 한시 이야기
즐거움의 정의가 무엇일까? 어떤 행위 또는 행동으로 쾌감을 얻고 즐기며 좋아하는 것을 말할 것 같다. 우리는 그런 즐거움이나 위안을 얻는 활동을 일컬어 ‘ 여가 활동’이라고 한다. 옛날 우리나라 사람들도 그런 여가 활동을 했었는데 윷놀이, 제기차기, 씨름 등 민속놀이가 있다. 그뿐 아니라 한자를 아는 양반들은 시를 짓는 것을 여가로 삼기도 했다고 한다. 나는 ‘한자로 쓴 시’ 즉 ‘한시’ 가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정민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를 읽으면서 한시의 위엄, 가치, 재미 등을 알게 되었다.
책읽기나 글쓰기를 싫어하는 친구들은 ‘그냥 글도 아니고 한자로 쓴 시라고?’ 라며 되물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한시를 읽어보면 한자 하나하나의 뜻으로 시인이 하고 싶은 표현을 맞추어 가는 특별한 재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먼저 금강산이라는 시를 소개한다.
산과 구름 모두 하얗고 보니
산인지 구름인지 알 수가 없다
구름이 돌아가자 산만 홀로 섰구나
일만 이천 봉우리 금강산이다.
구름이라는 배경에서 나타나는 크디 큰 금강산의 마치 내 눈에 들어오는 것 같았다.구름이 걷히고 햇빛이 금강산에 비치는 모습도 보이는 것 같다. 송시열이라는 사람이 지었는데 이 시의 의도는 거짓과 진실이 섞인 구름 속에 구름이 걷혀 진실이 보인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금강산을 진실이라고 표현하니까 매우 멋있는 비유적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도 이처럼 옳고 그름을 잘 구별해야만 하는 것이 이 시에 들어있는 숨은 교훈이다. 이런 한시는 숨겨진 뜻을 깨닫게 하는 재미가 있어서 페이지를 선뜻 넘기지 못하게 한다. 한시에는 자세히 생각해 보게 하는 중독성이 있는 것 같다.
봄비
봄비가 가늘어서 방울도 짓지 못하더니
한밤중에 가느다란 소리가 들려온다
눈 녹아 남쪽 시내에 물이 불어나니
새싹들이 많이도 돋아났겠다.
봄이 된다는 신호를 알리는 싹들과 세차게 흐르는 시냇물, 깃털처럼 떨어지는 빗방울들이 이 시를 꾸며주는 말들로서 봄을 실감나게 표현해 주는 길잡이가 되준다. 짧은 글로도 아름다움과 멋을 한번에 알려주는 매력포인트가 있어 한시는 정말 특별한 것 같다. 예전에는 한시를 보지도 못했지만 내가 한시를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나 상상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우리 조상들이 한시를 즐기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이야기 책은 한시뿐만 아니라 시에 대해서도 새로운 생각을 가질 수 있게 해 준다. 그 중 기억에 남는 내용은 ‘진짜 시와 가짜 시’였다. 진짜 시는 시인의 마음이 담겨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는 겉꾸밈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시인은 늘 사물을 새롭게 태어나게 해주는 사람이고 익숙한 것을 새롭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말에 내 주변에 있는 사물들에 대해 관심이 생기기도 했다. 한시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왠지 글쓰기가 멋진 일처럼 느껴진다.
한시?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한시가 뭔지 전혀 몰랐다. 창피한 말이지만 심지어는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홍시의 한 종류인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잘 살펴보니 책 제목이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이야기’여서 좀 아리송했다. 그런 상태로 책을 읽기 시작하고 보니, ‘한시’ 가 ‘한자로 된 시’ 였던 것이다. 이번엔 한자? 한자라고 하면 그 어렵고도 지루한 한자말인가? 딱 봐도 재미없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의 목차를 보니 생각이 약간 달라졌다. ‘시에는 이상한 힘이 있다’ ‘말하지 않고 말하는 방법’ ‘진짜시와 가짜 시’라는 소제목이 뭔가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책에서 소개 된 한시 들 중 내 마음을 끄는 시가 발견되었고 그때부터 책이 재미있어진 것 같다.
‘소는 윗니가 없고 범은 뿔이 없으니,
하늘이치 공평하여, 저마다 알맞구나,.
이것으로 벼슬길에 오르고 내림을 살펴보니,
승진했다 기뻐할 것 없고 쫓겨났다고 슬퍼할 것 도 없다‘
물론 한자로 쓰여 있고 그 한자를 내가 다 알지는 못하지만 한글로 풀어 쓴 시에서 뭔가 깊은 맛이 느껴졌다. 이 시를 읽고 생각해보니, 정말 세상은 공평한 것 같다. 사슴은 약하지만 뿔이 있고, 하마는 몸이 둔하지만 이빨이 강한 것처럼 자연은 이치에 맞게 생겨난 것 같다.
그리고 이 책 속에는 시 뿐 아니라 시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도 담겨 있었다. 어떤 사람이 시를 하나 지었는데
‘텅 빈 산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비는 부슬부슬 내리는데’
라고 지었더니 그의 스승은 꾸중을 하시면서 시를 고쳐 주었다.
‘빈 산 잎 지고, 비는 부슬부슬’
이렇게 시를 고쳐 쓰니 더 짧은데도 느낌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처음 시도 잘 썼다고 느껴졌지만 스승이 고쳐 준 시를 보니 스승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알 것 같아서 신기했다. 나는 이렇게 점점 이 책 속의 시에 조금씩 빠져 들어갔다.
또 한편의 인상적인 시가 있었는데 제목은 아침문안이다.
‘한밤 중에 일어나 머리를 빗고,
새벽에는 시부모님께 아침인사를 올리죠
친정집에 돌아가기만 하면,
밥 안 먹고 대낮까지 잠만 잘래요‘
이 시에는 그 시대의 피곤하고 지친 며느리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런데 격식을 차리지 않은 솔직한 마음이 느껴져서 옛날 사람들과 우리는 생각이 다를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주어 좋았다.
한시에 관한 책을 읽은 김에 나도 용기를 내서 한시를 한편 만들어 보았다.
제목은 靑天心(청천심), ‘하늘같이 푸른 마음’이다.
靑天
一鳥雲無
自心靑好
푸른 저 하늘
새 한 마리가 날고 구름 한 점 없네
내 마음도 저리 푸르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에 나오는 한자를 가지고 만들어 보아서 말이 잘 안 되는 것도 같고, 다른 시인들보다 서툴지만 내가 최선을 다해 지어 본 한시다.
이 책 덕분에 내가 관심 없던 한자와 시에 대하여 알게 되었고 나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인 한시도 지어보게 되었다. 정말 뿌듯하다. 이제 어떤 책이든 숨겨진 재미가 있다는 걸 꼭 기억해야 겠다.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이라는 책은 여러 종류의 한시들을 소개하면서 쉽게 풀이해서 한시가 골치아프지 않고,우리들에게 좀더 친하게 다가갈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책이다 이 책은 짧은 이야기를 보여주면서 한시를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한시를 보여주고 뜻 풀이를 함으로써 한시만 읽었을때 이해가 되지 않던 부분을 해결해주어서 딱딱하게 보다는 재미있게 읽고 깊은 생각을 가질수 있었다.또,한시의 풀이로만 끝나지 않고 책 뒷부분에 책에서 나왔던 모든한시를 한시 원문,책속의 인물들에 대한 설명,한시와 인물 찾아보기,한시와 그림목록이 나와 있어서,한시를 한번 더 머리속에 새길 수 있었다.
책 내용의 한 이야기인 '옛날 중국의 송나라에 휘종황제가 정한 제목인'꽃을 밝고 돌아가니 말발굽에서 향기가 난다'를 가지고 젊은 화가가 말 한마리가 달려가는데 그 꽁무늬를 나비떼가 뒤 쫒아 가는 그림을 제출하였는데,말발굽에 묻은 꽃향기를 나비떼가 대신 말해주고 있었다.'라는 이야기의 부분이 재미잇고 창의적이였다.또, 상상력을 기를 수 있었다.
시에는 가짜시와 진짜시가 있다고 한다.조선시대에 천하에 명화로 알려진 유명한 그림이 잇었다.소나무 아래서 선비 한 사람이 뒷짐을 지고 위를 올려다보는 그림이었다.소나무도 잘 그렸지만 뒷짐 진 선비의 표정이 너무너무 생생했다.모두들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몽유도원도>를 그린 유명한 화가 안견이 이 그림에 대한 소문을 듣고 그림을 보러 왔다.안견은 실망스럽다는 표정으로 "사람이 높은곳을 올려다 보자면 목 뒤에 반드시 주름이 잡히기 마련이오.그런데 고개를 젖혀 바라보는 선비의 뒷덜미에 주름이 하나도 없질 않소?"라는 위의 이야기에서 그림에도 하나,하나의 섬세함을 담아야 겠다라는 생각이 들고,또, 안견의 눈을 통한 관찰력이 뛰어나서 신기하기도 하면서 공감도 들었다.나는 한시를 지을대 그냥 자기가 나타내려는 뜻만 담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시에 시인의 투영한 정신이 담겨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시는 엣날 중국 송나라대 유학자인 주돈이 지은 <연꽃을 사랑하는 이유>라는 한시이다.뜻 깊은 말이 많고, 처음보는 시이지만, 왠지 낯이 익은듯한 느낌이 들어서이다.또 나는 귄필이 지은 <매화>를 보고 신기한 형태인 한 글자에서 시작하여 아홉글자로 한 글자씩 늘려간 독특한 형태의 시여서 신기하고,한시가 탑 모양이여서 재미있었다.
이렇게 나는 이 책을 읽게 되어서 한시에 대하여 친근하게 접할 수 있었던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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