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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7년 01월 0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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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PDF(DRM) | 4.47MB 파일/용량 안내 |
페이지 수 | 약 194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ISBN13 | 9791157232918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4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고등학교 졸업때를 생각하면 어른도 아이도 아니었다. 인생에 있어서 큰 결정을 해야하지만 내가 할수 있는 건 없었다. 어른들의 뜻대로 움직여야 하는데, 생각이라는데 커져서 힘든상태가. 딱 고등학교 졸업때쯤 이었다. 어른도 아이도 아닌 중간인 상태, 나 자신도, 주위에서도 그렇게 보는 상태.
60명이 넘는 교실에서 『 다른아이들이 하지 않는 말과 행동을 해서 무리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표적이 되고 싶지 않은 (p100)』 우리는 대학의 등급에 따라서 등급이 정해졌다. 이름 앞에 붙은 무슨대학인지는 좋은 대학일수록 성공이 보장된 것처럼 생각했다. 대학의 이름이 우리는 권력과 편견을 가지게 되었다. 지금의 난 그 친구들이 무슨대학을 갔고, 무엇을 하는지도 모른다. 그때 역시 사람들에게 큰 관심이 없었던지라, 친구(친구라 불러도 될지 모르지만)들이 무슨대학을 갔는지 별 관심이 없었다.
다만 내가 그 대학이라는 성공의 문을 넘지 못했다는 것이 중요할 뿐이었다. 난 나의 선택이 아닌 엄마의 선택으로 나의꽃다운 스무살을 칙칙하기 그지 않는 제수학원. 입시지옥에서 보냈다.
그 입시지옥을 빠져나올 방법은 대학의 입학밖에 없었다. 난 대학을 선택할 용기, 즉 엄마와 맞서서 싸워 이길 용기가 없었다. 그래서 나에게 선택지는 한개였다.
만약 내가 대학이 아닌 인생을 선택할 용기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졸업을 앞둔 열아홉 소녀, 나는 두 통의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하나는 대학 합격 통지서, 그리고 또 하나는 출산 가능 통지서. 내 난자의 등급이 A0라고 했다.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몸이니 선택을 하라는 통지서였다. 가까운 미래, 세상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오염되었고 사람들은 더는 생선을 먹을 수 없었다. 어른들은 어릴 때 물고기도 먹고 버섯이랑 돼지랑 닭도 먹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를 사는 우리는 그것이 어떤 맛인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우리에게 미래를 책임지라며, 우리에게 아이를 낳으라고 한다. 물론 아이를 낳는다면 혜택은 어마어마하다. 내 대학등록금은 물론 엄마와 내가 일하지 않아도 먹고살 만한 생활비,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돈과 베이비시터까지. 그야말로 로또가 따로 없는 셈이다.
하지만 내가 아이를 낳기로 결정한다면,
그것은 정말 온전히 나의 선택일까? 그리고 나는 과연 행복할까?
난 이질문을 19살이었던 나에게 해보았다.
물론 아이를 낳기로 한 결정이 아닌 대학이라는 결정을 두고 말이다.
1)그것은 정말 온전히 나의 선택일까?
->어떤 대학, 무슨 과는 내가 선택했지만, 대학을 간다는 게 전제였다. 그 전제는 엄마의 선택이었다.
그래서 난 대학이 나의 온전한 선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2)나는 과연 행복할까?
->행복은, 어느 선택을 하든 생각에 따른거니깐, 난 행복했을 것이다.
엄마와 아버지, 아버지와 엄마. 엄마의 아버지와 엄마. 아버지의 엄마와 아버지.
조금 지겹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의 부모가 되고 자식이 된다는 건 얼마나 무겁고 엄청난 것을 떠안는 일인가.
"그 선생님은 사람이 물고기랑 버섯이랑 돼지랑 닭을 먹을수 있는 세상을 살았잖아. 글쎄, 이렇게 말하면 좀 웃기지만,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혜택이 아닐까?"
"까 놓고 말해서 그 선생님은 난자 검사 같은 거 받아 본 적도 없고 받을 필요도 없었잖아. 인류의 미래를 생각한다는 아름다운 말로 치장하면서 우리 같은 애들을 짝짓기시키고, 그렇게 태어난 애들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하고, 솔직히 겁나 편리한 사고방식 아니냐?"
난 지금의 이 나이에도 부모가 된다는 게 무섭다. 그런데 19살의 나이에 아이를 낳기로 하는 결정이 과연 무엇일까. 무엇을 말하는 건지 알고 어른들은 그런 결정을 내린걸까? 미래의 보장을 전제로 한 거래? 가족을 위한 희생? 스무살 꽃다운 나이에 경험해야 하는 많은 것들을 어른들은 누렸다. 그래놓고 아이들에게는 그들이 누르게 될지 모를 경제적인 이득과 대체하라고 말한다. 그게 행복한 것이라고 한다. 그들은 모른다. 그들은 경험하지 않았다. 모르기에 함부로 이런 정책을 만든 것이다. 많은 것들을 누린 어른들은 편리한 사고방식으로 아이들에게 세상을 책임지라고 하고 있다.
어른들은 철이 없으며, 철이 들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엄마는 네 딸이 아니야. 네가 딸이고, 내가 엄마야. 나이가 들어도, 힘들어도, 일을 잘 못 해서 돈을 별로 못 벌어도, 내가 네 엄마야. 엄마가 선택한 인생을 네가 대신 짊어지고 걸어가느라 살아가는 법을 잊어버리면 안 돼. 늘 너에게 말해 주고 싶었는데, 엄마가 너무 부족해서 그러지 못했어. 미안해. 이제부터는 아무리 한심해도 네 엄마가 될 거야. 네 엄마로 살 거야. 그럴 수 있게 내가 좀 도와줘.
처음엔 철없는 엄마가 철이 든 딸에게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구절을 계속 반복해서 읽었다. 난 나도 당황스러울 정도로 울었다. 지금의 나도 철없는 어른이 되어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고 있을지 모르지만. 나 역시 철 없는 어른들의 피해자였다. 나도 누군가에게 사과를 받고 싶었다. 정말 위로 받고 싶었다. 문장을 계속 읽고 울면서 난 많이 위로가 되었다. 나한테 해준 말 같았다.
난 아름다운 산과 강, 바다와 하늘을 보았고 깨끗한 공기를 마셔보았고, 지구가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안다. 미세먼지 때문에 우리는 서울에서 깨끗한 하늘을 볼 기회를 잃어가고 있다. 다음세대에게는 하늘뿐 아니라, 공기도 줄수 없다. 그건 거의 확정적이다. '졸업'의 이야기가 상상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가 된다는 말이 될 수 있다. 경험했다.
난 고민해고 싶어졌다. 다음 세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위로를 적게 할 방법이 무엇일지, 그들이 우리를 위해 자신들을 몰아넣는 선택을 하지 않게 되기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싶어졌다.
조금 더 철이 든 어른이 되기 위해!! 누군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제대로 하기 위해 준비해야겠다.
이젠 나도 좀 철이 들어서 누군가에게 이런 위로를 해 줄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 겠다.
곧 닥칠 미래를 위해서, 그 미래에 아이들이 희생되지 않기 위해서,
난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 좀 철이 든 어른으로서 고민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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