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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7년 01월 1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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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27.35MB 파일/용량 안내 |
글자 수/페이지 수 | 약 17.2만자, 약 5.3만 단어, A4 약 108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ISBN13 | 9788971997987 |
2024년 11월 01일 ~ 2024년 11월 01일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10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손잡고 더불어 - 신영복 지음 / 돌베개
부제 : 신영복과의 대화
꼭 읽어야 하는 책이 있는가 하면, 꼭 읽고 싶은 책이 있다.
물론 거기다 책을 보고 난 뒤 꼭 강좌도 듣고 싶은 저자도 있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만나는 곳에 있는 책과 저자들 중에 단연 으뜸은 바로 신영복 선생인데...
지난해에 세상을 등지셔서 유고집으로만 만날 수밖에 없는 데 그 유고집 두 권 중 한 권이 『손잡고 더불어』 이다.
그렇게 그분의 그림자라도 따라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뒤를 따르다 선생은 갑작스럽게 찾아온 암으로 인해 세상과 등지셨고 벌써 일 년이 훌쩍 지나갔다.
나도 세상도 진정하고 참된 사표를 잃었다.
선생의 소식을 듣던 당시 강원도에 일정이 있어서 외지를 향하던 우리 일행은 각자 개인적으로 선생을 조금씩은 알고 평소에 존경하는 마음을 공통으로 가진 사람들이었는데, 신영복 선생의 부음을 듣자마자 곧장 차를 돌려서 각자 집을 향했고, 나 또한 집에 연락을 해서 배우자와 함께 성공회대에 마련된 빈소를 향했었다.
이미 그전부터 암으로 투병 중이시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고, 병세가 호전되시길 많은 사람들이 두 손 모아 기원했지만, 그렇게 빠르게 진행될 줄은 아무도 몰랐었다....ㅠ.ㅠ
시대의 지성이자 당대의 진정한 사표인 신영복 선생을 생전에 만나 뵙고 개인적으로는 딱 두 마디 대화를 했었다.
서울에서의 직장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낙향해서 인문학 강좌를 하는 집안 형님께서 고향에 한 번 모셔서 강의를 꼭 한 번 열고 싶은데 일정이 바쁘셔서 힘든 모양이라고 하면서, 다음에 만나면 꼭 인사를 드리고 특히나 선생께서 아주 가까이 지내시던 한 분이 우리 집안 어른이시고 나는 그분의 조카뻘 된다고 꼭 인사를 드리라고 해서 안부 인사를 겸해서 말씀 드렸었고....
역시나 선생의 기억은 정확하고 대답 또한 냉철했다.
선생께서 아는 그분의 조카들은 내가 대부분 기억하는데 그 중에 내 이름은 처음 들어본다고 하셨고, 나 또한 당연히 잘 모르실 거라고 말씀드리면서 나도 먼 친척 된다고 인사를 드렸었다.
두 번째 마디는 내가 다른일로 자주 뵙는분과 다른 일로 만나 말씀을 나누다가 선생의 이야기가 자연스레 나와서 평소 자주 연락하지 못하고 있으니 강의를 청강하러 간 김에 그분의 이름으로 안부를 꼭 전해달라고 해서 여쭈었던 기억이 어제일처럼 생생한데....
그나저나 안타까운 심정으로 성공회대 빈소를 뒤로하고 나온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훌쩍 지나고 유고집인 『손잡고 더불어』와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두 권이 나왔다.
1988년 출소 이후 2015년까지 나눈 대담들을 모아서 책으로 냈다.
선생께서 평소에 말씀하시던 '찬 이성'과 '더운 가슴'을 나를 옆에 앉혀놓고 옆에서 말씀 하시는 것 처럼 글이 살갑게 다가온다.
웬만한 선생의 글은 다 읽었지만.
선생의 글은.....
다시 읽을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며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다.
*****
_ 바깥에 아직도 나이 어린 자녀를 남겨 두고 위암으로 옥사하신 분이 계셨습니다. 그분의 마지막 말씀이 그 자녀에게 남기는 유언이었는데, "꽃과 나비는 부모가 돌보지 않아도 저렇게 아름답지 않으냐"라는 것이었어요.
_ 아프리카나 인도, 네팔, 남아메리카, 그리고 유럽의 경우도 시골 사람들은 세계화와는 아무 인연도 없이 자기들의 문화를 벼로 불편해하지 않고, 세계화에 대한 절실한 필요도 느끼지 않으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세계화란 그런 문화적 전통, 공동체적 공간을 창끝으로 찌르고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_ 민족 통일은 지상과제이지만, 공존 또는 공존을 존중하는 평화 체제만 수립되면 통일에 이르는 과정 중 90% 이상이 달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지금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짊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 분단 비용들을 다 벗을 수 있습니다.
_ 우리는 이제 나는 언제 행복한가, 또 다른 사람의 경우에는 언제 행복할 것인가라는 시각을 가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추구할 가치에 대한 새로운 반성 같은 게 있어야 되지 않을까요.
_ 한 국가가 다른 국가를 위해서 희생할 수 있다는 환상은 버려야 됩니다. 국가는 그런 점에서 냉정한 이성국가(理性國家)일 뿐이지요, 특히 지금까지의 미국의 역사로 봤을 때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선택은 최소한의 유보와 배려도 기대할 수 없다고 봐야지요.
_ 북한은 1970년대 초반부터 지속적으로 미국과의 평화협정을 주장했어요. 그런데 미국이 늘 기피해 왔죠, 그래서 사실은 핵 카드의 의미가 체제 보장이라고 지금 흔히 알려져 있듯이, 휴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전환하고 북한이 자기들의 경제 문제에 전력투구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려고 하는, 이런 평화 체제를 위한 협상용이라는 것이 저는 북한 핵의 성격이라고 봅니다.
_ 20세기 최대의 비극이란 바로 유일한 문명, 유일한 체제를 강요하는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바로 근대화와 자본주의 체제의 신념 체계였다고 보는 것이지요. 유일한 모델을 제시하고 그것을 강요하는 구조가 바로 청산해야 할 구조라고 생각해야 됩니다. 그게 바로 제국주의의 논리인 것이지요.
_ 북한의 경우에는 주체성을 강화하면서 오히려 고립과 정체를 면치 못했다면, 남한의 경우는 개방을 통해서 문화적, 물질적으로 성장한 반면에 민족의 주체성을 잃고 종속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_ 미국의 영향력이 완성단계라고 보는 이유는 사회 엘리트 재생산 구조가 거의 미국 의존형이기 때문입니다. 어려서 미국 가서 학습하고 다시 돌아와 사회의 영향력 있는 자리에 오르는 코스를 거칩니다. 요즘은 조기 유학은 물론 아예 거기 가서 아기를 낳기도 하죠, 우리 사회가 미국적 사고에 너무 깊이 포섭돼 있어요.
_ 홍대 앞의 변화 그 자체를 이해하기 힘들다고 해서 거부하는 태도는 잘못됐다고 생각하죠.
_ 정보는 얻거나 쌓아 둔다고 하잖아요. 대화에서 담아야 하는 진정한 의미는 지식, 지혜는 얻는 게 아니에요, 지혜는 자기가 깨닫는 거예요, 얻는 것, 쌓아 두는 것은 쓰레기가 될 가능성이 있죠. 정보, 지식, 지혜로 구분한다면 지금의 대화는 정보 수준의 대화예요. 지혜나 지식은 인간관계 속에서 얻든지, 스스로 깨닫는 것이어야 해요.
_ 언어는 사물을 단순하게 바라보는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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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때인지라 여러가지 글귀가 날 붙드는데...
가슴에 확 다가와서 나의 마음을 딱 붙들어 세우는 책 후반부의 마지막 글귀.....
한 사람의 일생을 평가하는 데 여러 가지 기준이 있을거예요,
그 사람이 세속적 가치를 얼마나 뭘 이뤄냈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의 인생에 시대가 얼마나 들어와 있는가도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의 인생에 시대가 얼마나 들어왔는지....
내 인생에는 지금의 시대가 얼마나 들어왔나... 돌아본다.
양심을 지키려면 행동해야 한다....
손잡고 더불어 - 신영복 지음 / 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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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스승이자 사표였던 신영복 선생의 1주기를 추모하며 1989년부터 2015년까지 선생께서 여러 매체들과 인터뷰한 글을 모은 책으로, 그는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냉철하게 바라보는 시각과 힘을 기르라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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